절명시 - 황현
절명시(絶命詩- 국권 피탈의 상황을 맞이해 지식인으로서 올바른 처신과 도리를 생각하며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시를 씀)– 황현
제1수
亂離溒到白頭年(난리원도백두년) 난리 통에 어느새 머리털 다 세웠는데(난리를 겪은 지 오래됨)
氣合捐生却未然(기합연생각미연) 몇 번 목숨 버려야 했건만 그러질 못했네
今日眞成無可奈(금일진성무가내) 오늘(국권 피탈)은 정녕 어찌할 수 없게 되었으니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창천)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 아득한 하늘 비추는구나
→ 순명(殉名-명예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에 대한 결심
제3수
鳥獸哀鳴海岳嚬(조수해명해악빈) 새와 짐승은 슬피 울고 강산은 찡그리네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세계(우리나라)는 이미 사라지고 말았구나
秋燈掩券懷千古(추등엄권회전고)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역사를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세상에서 글 아는 사람 노릇 하기 어렵구나
→ 망국의 지식인으로서의 고뇌
핵심 정리
1. 갈래 – 한시(칠언 절구)
2. 성격 – 우국적, 고백적, 절망적, 비탄적
3. 제재 – 국권의 피탈
4. 주제 – 나라를 잃은 지식인의 절망과 슬픔
5. 구성
제1수
1행 – 쇠락해 가는 왕조에 대한 걱정
2행 – 죽음에 대한 결의
3행 – 지식인으로서 고뇌
4행 – 나라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한탄
제3수
1행 – 망국의 비애
2행 – 망국의 상황
3행 – 지식인으로서의 소임에 대한 생각
4행 –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
6. 특징
- ‘기-승-전-결’의 4단 구성의 취함
- 대유법, 감정 이입 등을 사용하여 시적 화자의 정서를 드러냄.
- 시적 화자의 비통한 심정을 고백적으로 나타냄으로써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냄.
7. 해제
이 작품은 작가 황현이 1910년 일제에 의해 국권이 피탈되자 이를 안타까워하며 자결하기 전에 지은 한시이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게 된 치욕스런 상황에서 나라를 제대로 지켜 내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지식인으로서의 책임과 한계를 통감하는 선비의 절절한 심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8. 작가
황현(1855~1910)
조선 말기의 시인이자 문장가. 호는 매천(梅泉). 세종 때 명재상으로 덕망이 높은 황희 정승의 후손이다. 시문에 능하여 이름이 높았으나 시국의 혼란함을 개탄하고 향리에 은거하였다. 1910년 일제에 의해 국권이 피탈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비통함을 이기지 못하고 식음을 전폐하다가 <절명시>를 남기고 자결하였다. 저서로는 《매천야록》, 《오하기문》, 《매천집》, 《매천시집》, 《동비기략》 등이 있다.
출처 : 미래엔 문학 교과서 + 미래엔 문학 자습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