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임금에게 버림 받아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는 신하의 애절한 심정을 남녀 관곙 의탁하여 읊고 있는 가사입니다. 정확한 창작 연대를 밝혀지지 않았으나 작가가 광해군 때 시화를 입어 3년간 감옥살이를 하면서 지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도사'에서 '자도'는 '스스로 애도한다'라는 뜻으로, 역모 사건에 휘말려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임금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충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사의 특성상 내용이 길지만 낯선 지문일 경우 <보기>를 길잡이 삼아  작품을 빠르게 파악해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화자와 시적 대상을 찾아 그들의 관계를 살펴보고, 화자가 시적 대상에 대해 가지는 정서나 태도를 중심으로 시를 파악해 나간다면 긴 가사라도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 몇 날이며 이내 몸 어이할꼬

주렴(珠簾)을 손수 걷고 ㉠옥계(玉階)에 내려가

오색구름 깊은 곳에 임 계신 데 바라보니

(임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정서를 구체적 행동으로 제시함)

안개문 구름창 천리만리 가렸구나

(장애물 임과의 정서적 거리감)

인연이 없지 않아 하늘이 아셨는가

외로운 청란(靑鸞)으로 광한궁(廣寒宮) 날아올라

             (매개물 )          (임이 있는 공간-적강의식)

듣고서 못 뵙던 임 첫낯에 잠깐 뵈니

내 임이 이뿐이라 반갑기를 가늠할까

(물음의 형식을 통해 임을 만난 화자의 반가움을 드러냄)

이렇게 뵙고 다시 뵐 일 생각하니

삼천 명의 미인들 아침저녁으로 모시고

(임을 모시는 수많은 하급 관리들)

궁궐의 고운 여인 좌우에 벌였는데

(임을 모시는 높은 벼슬아치들)

수줍은 빛바랜 화장을 어디 가 자랑하며

(화자가 여성임을 알 수 있는 표현1)

탐탁지 않은 태도를 누구에게 자랑할까

(화자를 대하는 임의 태도-버림 받은 현실)

난간에서 피눈물을 소매로 훔치며

옥경(玉京)을 떠나서 하계(下界)에 내려오니

임의 공간                   화자의 공간-대조적 이미지

인생 박명(薄命)이 이처럼 생겼던가

운명론적 인생관 설의법-화자의 처지 강조

쓸쓸한 십 년 세월 그림자 벗을 삼고

(실제의 시간이 아닌 정서적 시간-이별이 오래되었음을 강조)

아쉬운 마음에 혼자 하는 말이

임은 내 임이라 날을 어찌 버리시는가

(자신을 버린 임에 대한 화자의 원망이 드러남-설의법-정서 강조)

생각하시면 그 아니 불쌍한가

임과 이별한 슬픔

 

정조를 지키고 귀신께 맹세하여

좋은 때 돌아오면 다시 뵐까 하였더니

과연 내 임이 전혀 아니 버리시어

삼천 리 약수(弱水)*청조사(靑鳥使)* 건너오니

장애물                            매개물

임의 소식을 반가이 듣겠구나

여러 해 헝클어진 머리 틀어서 집어 꽂고

두 눈의 눈물 자국에 분도 아니 발라

(화자가 여성임을 알 수 있는 표현2)

먼 길 멀다 않고 허위허위 들어오니

그리던 얼굴을 본 듯 만 듯 하고 있어

심술궂은 시샘은 어찌하여 한단 말인가

알록달록 무늬 짜서 고운 비단 만들 듯

옥돌 위 쉬파리가 온갖 허물 지어내니

(화자를 모함하는 무리들-비판적 태도-은유법)

내 몸에 쌓인 죄는 끝이 없거니와

하늘에 가 있어 임이 짐작 안 하실까

(화자의 억울함을 밝혀 줄 존재-임금)

그것일랑 던져두고 서러운 뜻 말하려니

백 년 인생에 이내 임 만나 보아

산과 바다에 맹세한 사랑의 첫 말씀 믿었더니

그사이 무슨 일로 이 맹세 버려두고

옥 같은 얼굴을 홀로 두고 그리는가

사랑이 싫증 났던가 박복한 탓이런가

말하면 목이 메고 생각하면 가슴 끔찍

(중략)

풍상(風霜)이 섞어 치고 수많은 꽃 떨어지니

(어지러운 정치 현실1-가을바람 간신의 모함으로 유배를 간 충신들)

여러 떨기 국화는 누구 위해 피었으며

지조와 절개 있는 신하

천지가 얼어붙어 삭풍(朔風)이 몹시 부니

어지러운 정치 현실2 어지러운 정치 현실3-겨울바람

하루를 볕을 쬔열흘 추위 어찌할까

임(임금)의 사랑    어지러운 정치 현실

은침(銀鍼)을 빼내어 오색(五色)실 꿰어 놓고

임의 터진 옷을 깁고자 하건마는

연군지정

㉣천문구중(天門九重)갈 길이 아득하니

임의 공간                     임과의 정서적 거리감

아녀자 깊은 정을 임이 언제 살피실까

화자가 여성임을 알 수 있는 표현3

[A]음력 섣달 다 지나니 봄이면 늦으리

겨울옷을 만들고 있으니 봄이 되면 자신이 정성이 헛됨-안타까움

동짓날 자정이 지난밤에 돌아오니

집집마다 대문을 차례로 연다 하되

자물쇠를 굳게 잠가 ㉤침실을 닫았으니

임에 대한 지조와 절개를 지키기 위한 행동

눈 위의 서리는 얼마나 녹았으며

뜰가의 매화는 몇 봉오리 피었는가

밖에 나가지 않아 겨울이 지나 봄이 왔음을 알기 어려움

► 임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함

 

간장(肝腸)이 다 썩어 넋조차 그쳤으니

천 줄기 눈물은 피 되어 솟아나고

임에 대한그리움과 원망의 심정이 드러남

반벽청등(半壁靑燈)은 빛조차 어두워라

시간의 경과-늦게까지 잠 못들고 님을 기다리는 화자

황금이 많으면 매부(買賦)나 하련마는*

백일이 무정하니 뒤집힌 동이에 비칠쏘냐

자신의 억울함을 씻지 못하는 상황

평생토록 쌓은 죄는 다 나의 탓이로다

언어에 공교(工巧) 없고 눈치 몰라 다닌 일을

풀어서 헤아리고 다시금 생각하니

조물주의 처분을 누구에게 물으리오

자신의 처지를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김

창에 비친 매화 달에 가느다란 한숨 다시 짓고

화자의 외로움을 환기시킴-객관적 상관물-정서환기의 매개체

아쟁을 꺼내어 원망의 노래 슬피 타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화자의 노력

거문고 줄 끊어져 다시 잇기 어려워라

지음(知音)고사 인용-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음을 탄식함

차라리 죽어서 자규(子規)의 넋이 되어

                   화자의 분신-매개물

밤마다 이화(梨花)의 피눈물 울어 내어

오경(五更)에 잔월(殘月)을 섞어 임의 잠을 깨우리라

임에 대한 원망,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려는 화자의 적극적 태도

임에 대한 원망 표출

 

*약수: 신선이 사는 땅에 있다는 강으로, 길이가 삼천 리나 되며 기러기의 깃털도 가라앉을 정도로 물의 부력이 약하여 건널 수 없다고 함.

*청조사: 파랑새.

*황금이 많으면 매부나 하련마는: 중국 한나라 무제 때 황후 진아교가 당시의 문장가인 사마상여에게 황금을 주고 부를 짓게 하여 자신에게 무심했던 무제의 마음을 돌려 총애를 받게 된 일을 가리킴

 

 

 

01. [A]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눈 위의 서리'와 '뜰가의 매화'에서 관찰한 현상을 제시하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화자의 부정적 인식이 변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② '반벽청등'에서 '창에 비친 매화 달'로 시선을 이동하여 계절의 흐름을 강조하고 있다.

③ '황금이 많으면'이라는 가정적 상황과 '뒤집힌 동이'에 해기 비치는 현실의 상황을 대응하여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④ '언어에 공교 없고 눈치 몰라 다닌 일'을 '조물주의 처분'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현실을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화자의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⑤ '아쟁을 꺼내어' 노래를 하는 상황과 '거문고 줄 끊어져' 연주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을 병치하여 화자의 내적 갈등이 전환되는 원인을 부각하고 있다.

 

 

02.㉠ ~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에서 임을 보고 싶어 하는 화자의 바람은 ㉡에서 임을 만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에서 화자는 임과의 재회를 기약하지 못한 채 ㉢으로 내려오는 것을 아쉬워한다.

㉢에서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화자는 ㉣에서 임과 재회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낀다.

④ ㉢에서 화자는 임에게 버림받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에서 임을 그리워한다.

⑤ ㉣에 가기 위해 화자는 자물쇠로 ㉤을 닫고 세상과 단절하며 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03.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조우인은 광해군에 의해 유폐된 인목 대비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시를 통해 표출했는데, 조우인의 반대편에 있던 대북파는 조우인의 시에 광해군에 대한 불경스러운 마음이 드러났다고 모함한다. 이로 인해 조우인은 3년 동안 옥고를 치르게 되는데, '자도사'는 이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우인은 이 작품에서 자신의 처지를 지상으로 적강한 선녀에 비유하고, 임금을 천상계의 옥황에 비유하며 임금에 대한 충정을 드러내면서 자신을 모함한 대북파를 비난하고 있다. 또한 조우인은 자연물을 통해 임금의 소식을 알게 되는 상황을 설정하여 자신의 억울한 심정과 이를 몰라주는 임금에 대한 원망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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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삼천 명의 미인들'과 '궁궐의 고운 여인'들과 달리 화자가 '빛바랜 화장'과 '탐탁지 않은 태도'를 자랑한 것은 작가가 불경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고 모함을 받은 이유에 해당하겠군.

② '청조사'는 임이 계신 곳에서 '삼천 리 약수'를 건너 날아왔다는 점에서, 작가에게 임금의 소식을 전하는 자연물에 해당하겠군.

③ '옥돌 위 쉬파리가 온갖 허물'을 지어낸 후 '사랑의 첫 말씀'을 버려두고 임이 자신을 찾지 않는다는 것을 통해, 작가가 자신을 모함한 자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억울함을 몰라주는 임금도 원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군.

④ '은침을 빼내어 오색실 꿰어 놓고' 임의 옷을 깁고 싶지만 자신의 '깊은 정을 임이 언제 살피'실지 걱정하는 모습은 임금에 대한 마음을 남녀 관계에 빗대어 드러낸 것에 해당하겠군.

⑤ '죽어서 자규의 넋'이 된 후 밤마다 '임의 잠을 깨우'겠다는 말을 통해, 임금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려는 작가의 바람을 알 수 있군. 

 

 

 

핵심 정리

 

갈래 가사

성격 연정적, 애상적, 비유적

주제 임금에 대한 변함없는 충정

4. 구성

서사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

본사1 임과 이별한 슬픔

본사2 임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함

결사 임에 대한 원망의 표출

 

5.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임금에게 버림을 받아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는 신하의 애절한 심정을 남녀 관계에 의탁하여 읊고 있는 가사이다. 정확한 창작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작가가 광해군 때 시화(詩禍)를 입어 3년간 감옥살이를 하면서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도사에서 자도스스로 애도한다라는 뜻으로 역모 사건에 휘말려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임금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충정을 드러내고 있다.

 

 

 

 

 

 

정답

01. ④

02. ⑤

03.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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