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A]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 사 년(滿二十四年)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B]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윤동주, 「참회록」
(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C]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永遠)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D]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아모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E]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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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시적 대상을 의인하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의문의 형식을 사용하여 주제 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③ 동일한 시구를 반복하여 대상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④ 계절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⑤ 함께 행동하기를 요청하는 어조로 구체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있다.
2. [A] ~ [E]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A]를 통해 화자가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② [B]를 통해 화자가 미래의 자신의 참회록에 적힐 내용을 예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③ [C]를 통해 화자가 현실을 그릇되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④ [D]를 통해 화자가 적극적인 자기 변화를 통해 부정적 현실을 극복하리라 결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⑤ [E]를 통해 화자가 진정한 현실을 깨달은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의 ‘사람’과 ㉡의 ‘사람들’을 비교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의 ‘사람’은 ㉡의 ‘사람들’과 달리 반성과 성찰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존재이다.
② ㉡의 ‘사람들’은 ㉠의 ‘사람’과 달리 집단적 행동을 거부하려 했던 개인적 존재이다.
③ ㉠의 ‘사람’과 ㉡의 ‘사람들’은 모두 변화하는 세태에 대해 회의할 수 있는 존재이다.
④ ㉠의 ‘사람’과 ㉡의 ‘사람들’은 모두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려 했던 사회적 존재이다.
⑤ ㉠의 ‘사람’과 ㉡의 ‘사람들’은 모두 타자의 생각이나 가치를 회면하려 했더 존재이다.
4. <보기>를 참고하여 (가),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인간은 부정적인 현실에 대해 다양하게 반응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자기 내부로 침잠하여 현실과 관련한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고 자기 변화를 도모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현실의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부정적인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편을 찾아내려고 한다. (가)는 주권을 빼앗긴 일제 강점기의 현실 속에서 무기력한 자신을 성찰하며 자신의 변화를 소망하는 목소리를, (나)는 자유와 민주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며 억압적 현실의 변화를 소망하는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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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에서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라고 ‘참회의 글’을 쓴다고 한 것은 일제 강점기 현실 속에서 무기력한 삶을 살았다고 여기는 화자의 자기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겠군.
② (가)에서 ‘그 어느 즐거운 날에’ ‘참회록을 써야 한다’라고 한 것은 주권을 되찾기 전까지는 진정한 자기반성이 불가능하다는 화자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겠군.
③ (가)에서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닦아 보자’라고 한 것은 부정적인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성찰하며 변화시키려는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겠군.
④ (나)에서 ‘네가 본’ 것이 ‘먹구름’과 ‘쇠 항아리’라고 한 것은 억압적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겠군.
⑤ (나)에서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고 한 것은 자유와 민주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공론화하여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화자의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겠군.
정답 1. ② 2. ④ 3. ① 4.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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