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국어 표기법

1. 종성의 표기 - 중세국어에서는 원칙적으로 8자만 허용

 

(1) 8종성 표기

 

(종성은) ‘ㄱ, ㆁ, ㄷ, ㄴ, ㅂ, ㅁ, ㅅ, ㄹ’의 8자로써 넉넉히 쓸 수 있다. (그것은 보기를 들면) ‘곶’(梨花), ‘의 갗’(狐皮)은 ㅅ자로 통용할 수 있으므로 다만 ㅅ자를 씀과 같다.

[然 ㄱㆁㄷㄴㅂㅁㅅㄹ 八字可足用也 如 곶爲梨花 의 갗 爲狐皮 而ㅅ字可以通用 故只用ㅅ字](종성해)

 

⓵ 종성에서 ‘ㅈ,ㅊ,ㅿ’대신 ‘ㅅ’을 쓸 수 있다는 이 규정은 훈민정음언해, 석보상절, 월인석보를 비롯한 대부분의 중세어 한글 문헌에서 지켜지고 있다. 종성을 8자에 국한시킨다는 것은 한 형태소에가 환경에 따라 모습을 바꿀 때 바뀐 대로 적는다는 뜻이다.(음소적 표기법 또는 표음적 표기법)

 

⓶중세 국어 시기에 8개 자음을 종성으로 표기한 것은 실제로 종성에서 8개 자음만 발음되었기 때문이다. 8개 종성에 속하지 않는 자음이 종성에 놓이면 음운 현상이 적용되는데 이러한 음운 현상이 표기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예) 빗과(빛+과), 깁고(깊-+-고), 비왇디(비왙- +디), 닛다가(닛-+-다가)

 

⓷종성에서 구분되어 쓰이던 ‘ㅅ’과 ‘ㄷ’이 발음상 구별되지 않으면서 표기상으로는 점차 ‘ㅅ’으로 바뀌어 간다.

예) 밧ᄌᆞ왓더니(받-+ -ᄌᆞ왓더니), 듯보다(듣-+보다), 것(겉)

 

(2) 형태음소적 표기법 = 표의적 표기법

중세국어의 자료 가운데는 표음적 표기법과 상반되는 표의적 표기법을 보여 주는 문헌이 있다.

⓵ 가. 곶 됴코 ; 좇거늘, 빛나시니다; 깊고, 새 닢(용비어천가)

나. 다ᄉᆞᆺ 곶, 맞나며; 딮동ᄋᆞᆯ, 깊거다(월인천강지곡)

 

⓶ ㅿ이 종성으로 쓰이거나 겹받침도 쓰이는 경우

가.  업스시니, 나치, 노다 (‘ㅿ’이 종성으로 쓰인 것인데 ‘ᄀᆞᆺ, 낫, 웃’으로 적히기도 함)

나. 구들, 가히, 도다, 옮거늘,  (겹받침 ‘ㄹㄱ,ㄹㅁ, ㄹㅂ’의 표기 예인데, 현대맞춤법과 같이, 휴지나 자음으로 된 어미 앞에서는 항상 겹받침이 유지됨)

다. 고, 앉거늘, 놋다 (‘ㄴㅈ’은 자음어미 앞에서 ‘ㄴㅅ’으로 바뀌어 표기)

라. 디(겹받침 ‘ㅁㅊ’이 자음 어미 앞에서 ‘ㅁㅅ’으로 바뀌어 표기)

마.  드리워, 값 기드리ᄂᆞ니(‘ㅅ’으로 끝나는 체언의 겹받침인데 ‘없-’과 같은 어간이 자음어미 앞에서 ‘업’으로 실현되는 것과는 달리 항상 겹받침으로 나타난다.)

 

2. 이어적기

 

(1) 이어적기 – 받침 있는 체언이나 용언의 어간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가 붙을 때 대부분의 중세국어 문헌은 이어적기를 하고 있다.

 

⓵ 가. 남ᄀᆞᆫ, ᄇᆞᄅᆞ매, 서미, 므른, ᄀᆞᄆᆞ래, 내히, 바ᄅᆞ래

나. 기픈, 그츨ᄊᆞㅣ, 이러

 

⓶ 중세국어 문헌에서의 ‘끊어적기’

가. 눈에, 손ᄋᆞ로, 일ᄋᆞᆯ, 믈이, 을, 몸이, 죵ᄋᆞᆯ, 딮동ᄋᆞᆯ, 을 ( ‘ㄴ,ㄹ,ㅁ,ㆁ,ㅿ’과 같은 불청불탁의 자음으로 끝나 있으면 끊어적기가 됨)

나, 안아, 안ᄋᆞ시니다, 담아, 감아ᄂᆞᆯ (용언의 어간이, ‘ㄴ,ㅁ’으로 끝나 있으면 또한 끈어적기로 나타남)

 

3. 사잇소리의 표기

 

⓵ 가. 곶, 즘겟가재

나. 아바 뒤, ᄀᆞ ᄀᆞ, ᄆᆞ ᄀᆞ장(유성 자음 아래에서 ‘ㅅ’이 사용)

다. 魯ㅅ 사ᄅᆞᆷ, 東海ㅅ ᄀᆞ, 狄人ㅅ 서리(선행명사가 한자로 적혀 있어 ‘ㅅ’을 가운데 둔 것)

라. 엄쏘리, 혀쏘리, 입시울쏘리, ᄆᆞ장, 부텨(후행명사에 ‘ㅅ’ 씀)

마, 두 鐵圍山 ᄊᆞ(‘ㅅ’이 후행명사에 각각 옮겨 적힌 것)

 

⓶ ‘ㅅ’ 이외의 명사결합 부호

 

㉠ ‘ㄱ’은 아음 계열의 ‘ㆁ’아래

예) 洪 () ㄱ 字, 平生 ㄱ 

 

㉡ ‘ㄷ’은 같은 설음계열의 ‘ㄴ’ 아래

예) 君(군)ㄷ 字, 몃 間ㄷ 지븨

 

㉢ ‘ㅂ’는 같은 순음계열의 ‘ㅁ’ 아래

예) 侵(침)ㅂ 字, 사(ᄅᆞᆷㅂ) 디

 

㉣ ‘ㅸ’은 같은 순경음계열의 ‘ㅱ’아래

예) 漂() ㅸ 字

 

㉤ ‘ㆆ’은 모음과 ‘ㄹ’아래

예) 快(쾡) ㆆ 字, 하(ᄂᆞᆯㆆ) 들

 

㉥ ‘ㅿ’은 ‘ㅅ’의 표기와 상보적으로 쓰인 것인데 유성음 위에서 나타난다.

예) 나(나라ㅿ) 일홈, 後ㅿ 날, 바(ᄅᆞᆯ ㅿ), 님(금ㅿ) 말

 

4. 붙여쓰기

중세국어의 문헌은 일반적으로 붙여쓰기의 원칙을 지킴

 

⓵ 녯阿僧祇劫時節에ᄒᆞᆫ菩薩이王ᄃᆞ외야겨샤나라ᄒᆞᆯ아맛디시고道理호라나가샤

(월인석보 권1의 석보상절의 첫머리)

 

⓶ 불휘기픈남ᄀᆞᆫ∘ᄇᆞᄅᆞ매아니뮐。곶됴코∘여름하ᄂᆞ니(‘용비어천가’ 제2장)

▶ ‘-ㄹ’에 기대어 두 문장이 종속적으로 이어졌는데, 후행절인 주절과 선행절인 종속절 사이에는 우권점[。]을 사용하였고, 앞 뒤의 마디는 다시 중권점[∘]으로 분리되어 있다.

 

5. 한자어의 음표기

 

⓵ 가. 世솅宗종이날ᄃᆞ려니ᄅᆞ샤追薦젼이轉經경ᄀᆞᆮᄒᆞ니없스니(어제얼인석보서- 한자를 크게 쓰고 그 아래 해당 한자음을 작은 글자로 배치하는 한자 주음 방식은 중세국어 문헌에 보편적으로 채택)

나. 마摩왕王이노怒ᄒᆞᆫᄃᆞᆯ道리理거츨(월인천강지곡(상) 기71, 이 한자 주음 방식은 월인천강지곡(상)에만 보임)

 

② 가. 海東六龍이ᄂᆞᄅᆞ샤일마다天福이시니古聖이同符ᄒᆞ시니(용비어천가 제1장, 한자에 음이 붙어 있지 않음)

나. 胡羯이ᄌᆞᄆᆞ難호미하니(두시언해 권7의 ‘村夜’(6장))

 

⓷ 중세국어의 한자어 발음 표기(용비어천가와 두시언해 제외)

㉠ 한자어가 노출되면 동국정운식 교정음으로 표기

예) 爲, 迷몡惑, 爲頭, 公공事ᄊᆞᆼ

 

㉡ 한자가 노출되지 않을 때는 당시의 현실음으로 표기

예) 위, 미혹, 위두, 공ᄉᆞ

 

 

 

참고 문헌

 

고영근, 표준 중세 국어문법론, 집문당,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