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별산대(楊州別山臺)놀이 – 비상(한) 수록 부분
말뚝이 : 내가 다름이 아니라 우리 댁 샌님, 서방님, 도령님 모시고 과거를 보러 가는 산대굿 구경을 하다가 해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의막(依幕)을 못 정했다우.
쇠뚝이 : 염려 마라, 정해 주마.
(삼현을 청하여 까끼걸음으로 장내를 돌다가 의막을 정하여 놓고서 말뚝이의 얼굴을 탁 친다. 삼현 중지.)
예! 의막을 정해 놓고 왔다. 혹시 그놈들이 담배질을 하더라도 아래윗간은 분명해야 하 지 않겠느냐.
말뚝이 : 영락없지!
쇠뚝이 : 그래서 말뚝을 뺑뺑 돌려서 박고 띠를 두르고 문은 하늘로 냈다.
말뚝이 : 그것 고래당 같은 기와집이로구나.
쇠뚝이 : 영락없지!
<중략>
말뚝이 : 저기들 있으니 들어 모시자.
(타령조. 까끼걸음으로 샌님 일행을 돼지 몰아넣듯 채찍질을 하면서 ‘두두’ 한다. 삼현 중지.)
샌 님 : 말뚝아!
말뚝이 : 네-이!
샌 님 : 이 의막을 누가 정했느냐?
말뚝이 : 아는 친구 쇠뚝이가 정해 주었소. (쇠뚝이 앞에 가서) 얘! 우리 댁 샌님의 의막을 누가 정했느냐 하기에 네가 정했다고 했다. 그러하니 우리 댁 샌님을 한번 뵈어라.
쇠뚝이 : 내가 그러한 양반을 왜 뵈느냐?
말뚝이 : 너 그렇지 않다. 이 다음 우리 댁 샌님이 벼슬이라도 하면 너 괜찮다! 혹시 청편지(請片紙) 한장 쓰더라도 괜찮다.
쇠뚝이 : 그러면 네 말대로 뵙고 오마. 쳐라!
(양반 일행을 뵈러 간다. 까끼걸음으로 샌님 일행의 앞뒤를 보고서 말뚝이 앞에 와서 얼굴을 탁 친다. 삼현 중지.)
말뚝이 : 보고 왔느냐?
쇠뚝이 : 내가 샌님 일행을 뵈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들이냐. 한량의 자식들이지.
말뚝이 : 그렇지 않다. 분명한 양반이시다.
쇠뚝이 : 내가 뵈니 샌님이란 작자는 도포는 입었으나 전대(戰帶) 띠로 매고 두부 보자기로 쓰고 화선(花扇)을 들었으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이냐? 바닥의 아들놈이지.
말뚝이 : 얘! 그렇지 않다. 그 댁이 빈난(貧難)해서 세물전(貰物廛)에서 의복을 세를 내 얻어 입고 와서 구색이 맞지 않아 그러하다!
핵심 정리
1. 갈래 – 민속극, 가면극
2. 성격 – 비판적, 풍자적, 해학적
3. 제재 – 양반의 의막 정하기
4. 주제 – 무능력하고 어리석은 양반에 대한 조롱과 비판
5. 특징
- 익살스럽고 과장된 표현이 사용됨.
- 비속한 일상어와 한자 성어 등이 혼재됨.
출처 : 비상(한) 문학 자습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