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가(黃鳥歌)

 

翩翩黃鳥(편편황조)    훨훨 나는 저 꾀고리

雌雄相依(자웅상의)    암수 서로 정다운데

念我之獨(염아지독)    외로울사 이내 몸은

誰其與歸(수기여귀)    뉘와 함께 돌아갈꼬.

 

 

* 핵심 정리

갈래 - 고대 가요

성격 - 서정적, 애상적

제재 - 꾀꼬리

주제 - 사랑하는 임을 잃은 슬픔과 외로움

시상방식 - 선경후정

 

⓵ 배경 설화

 

 유리왕 3년(기원전 19) 겨울 10월에 왕비 송씨(松氏)가 죽었다. 왕은 다시 두 여인에게 장가들어 계실(繼室-두 번째로 얻은 부인)로 삼았다. 한 여자는 화희(禾姬)라 하는데 골천 사람의 딸이고, 또 한 여자는 치희(雉姬)라 하는데 한인(漢人)의 딸이었다. 두 여자가 총애를 다투어 서로 화목하지 못하자 왕은 양곡(涼谷)의 동쪽과 서쪽에 두 궁궐을 지어 각각 따로 머물게 하였다. 그 뒤 왕이 기산(箕山)에 사냥 가서 7일 동안 돌아오지 않자 두 여자가 싸우게 되었다. 화희가 치희를 꾸짖기를 “너는 한인 집안의 종년 주제에 어찌하여 그토록 무례하냐”라고 하니, 치희가 부끄럽고도 한스러워 달아나 돌아가버렸다. 왕이 이를 듣고 말을 달려 뒤쫓았으나 치희는 노여워하며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어느 날 나무 아래에서 쉬다가 꾀꼬리가 날아 모이는 것을 보고 곧 느끼는 바가 있어 노래하기를, “날아드는 저 꾀꼬리도 암수가 서로 의지하거늘, 나의 외로움 생각하니 그 누구와 더불어 돌아갈까”라고 하였다.

* 참고 문헌
김부식, 이강래 옮김, 『삼국사기』, 한길사, 2018.

 

⓶ 이면
- 두 정치세력의 팽팽한 권력 다툼, 곧 한인(漢人)으로 대표되는 수렵민 중심의 외래세력과 골천인으로 대표되는 농경민 중심의 토착세력 간의 정치적 알력으로 해석
- 황조가(黃鳥歌)는 이들 정치 세력의 견제와 조정을 통해 아직 채 다져지지 못한 왕권을 굳혀 나가려다가 벽에 부딪힌, 유리왕의 강한 정치적 좌절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서정적 사랑의 노래

 

⓷ 기원 전후 1세기 – 우리 역사상 실질적 의미의 자생적 민족국가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는 새로운 국면. 한사군의 설치와 철기 문화의 보급으로 출현하기 시작. 이민족의 외압은 토착문화 집단들의 자기 동일성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 소국 단계의 민족국가 형성을 주동한 철기 문화 집단의 유이민 현상을 촉진케 하는 계기.

 

⓸ 서정적 성격 – 특수한 국면
황조가(黃鳥歌)는 단순한 사랑의 노래가 아니므로 개인적 서정시의 전형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정치권력의 암투와 이의 틈바구니에서 안정된 국가기반을 다져야 하는 초기 국왕으로서의 정치적 고뇌가 깔려 있다. 따라서 노래 속에 토로되고 있는 유리왕의 외로움은 개인적이라기보다 정치적이라 할 수 있고, 사적인 것 못지않게 사회적 성격이 짙다.

 

⓹ 의의
개인과 사회의 갈등 토로
비애의 정서 주조
세계와의 화합이 불가능함을 인식하는 동일성 상실의 슬픔 노래
현실적으로 회복할 길 없는 동일성의 꿈을 개인의 주관적 내면 속에서 찾으려는 서정적 내면화의 길을 예비
전형적인 개인적 서정의 길로 나아가는 터전 마련

 

 

 

* 참고문헌

성기옥 외, 「한국문학개론」, 새문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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