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한국 문학의 갈래와 흐름

 

(1) 고대 문학

 

주몽 신화(朱蒙神話) - 작자 미상

 

앞부분 줄거리

 부여 왕 해부루(解夫婁-동부여의 시조)는 산천(山川)에 제사하여 곤연(鯤淵-지명)의 돌 아래에서 아들 금와(金蛙)를 얻었다. 부여 왕은 정승 아란불(阿蘭佛)의 꿈에 나타난 천제(天帝)의 말에 따라 도읍을 옮겨 나라 이름을 동부여(東扶餘)’라 하였는데, 예전 도읍에는 신작(神雀-한나라 때의 연호인 신작(神爵)의 오기로 추정됨. 신작 3년은 기원전 59.) 3년에 천제의 아들 해모수(解慕漱)가 내려왔다. 해모수는 하늘과 땅을 오가면서 정사를 돌봤는데, 하백(河伯-물을 다스리는 신)의 세 딸인 유화(柳花), 훤화(萱花), 위화(葦花)를 보고 왕비로 삼으려 했다. 해모수가 궁전을 지어 놓고 세 여자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급히 문을 닫으니, 맏딸인 유화는 미처 달아나지 못하여 해모수에게 붙잡히고 말았다.(천신(天神)과 수신(水神)의 결합)

                                                                                                                   → 해모수와 유화의 만남(주몽의 고귀한 혈통)

 

 

 하백은 크게 노하여 사자를 보내 말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인데 나의 딸을 붙잡아 두었는가?” 하니, (여기에서 왕은 해모수를 가리킴)이 대답하되 나는 천제의 아들인데, 이제 하백에게 구혼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하백이 다시 사자를 보내 말하기를 네가 천제의 아들이고 나에게 구혼하려 한다면 마땅히 중매를 보내야 할 것이다. 이제 갑자기 나의 딸을 붙잡아 두었으니 어찌 예법에 어긋난 것이 아니겠는가?”라 하였다. 왕은 부끄러워하며 장차 하백을 찾아가 만나 보려 하였으나 궁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여자를 놓아 보내고자 하였으나 여자는 이미 왕과 정이 들어서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왕에게 권하기를 만약 용거(龍車-용이 끄는 수레.)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라 했다. 왕이 하늘을 가리키며 고()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오룡거(五龍車)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 해모수가 구혼하기 위해 하백을 찾아감.

 

 왕과 여자가 오룡거에 오르자 갑자기 바람과 구름이 일어나더니 하백의 궁궐에 이르렀다. 하백은 예를 갖추어 맞이하고 자리를 정한 뒤에 말하되 혼인의 예법은 천하에 통용되는 것인데 어찌하여 예를 잃어 나의 가문을 욕되게 하는가? 왕이 천제의 아들이라 하는데, 무슨 신이(神異)한 재주가 있는가?”라고 했다. 왕이 말하되 오직 시험해 보소서.”라 하였다.

이에 하백이 뜰 앞의 물에 들어가 잉어가 되어 물결을 따라 놀자 왕은 수달로 변해서 잉어를 잡았다. 하백이 다시 사슴이 되어 달아나니 왕은 늑대로 변해서 쫓았고, 하백이 꿩이 되니 왕은 매로 변해서 공격했다.

 하백은 이 사람이 진실로 천제의 아들이라 여기고 예법에 따라 혼인을 이루고자 했지만, 그가 자신의 딸을 데려갈 마음이 없을까 두려웠다. 이에 잔치를 베풀고 술을 권하여 크게 취하게 한 뒤에 딸과 함께 작은 혁여(革輿-가죽으로 만든 수레.)에 넣어 용거에 실어 함께 하늘로 올라가게 했다. 그런데 용거가 미처 물에서 나오기도 전에 왕은 술이 깨었다. 그리고 여자의 황금 비녀를 가져다가 혁여를 뚫고 그 구멍으로 빠져나와 홀로 하늘로 올라갔다.

 하백은 크게 노하여 그 딸 유화에게 말하되 너는 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나의 가문을 욕되게 했다.”고 하고, 주위의 신하들에게 명령해서 딸의 입을 잡아 늘여 그 입술의 길이가 삼 척이나 되게 했다. 그리고 노비 두 사람만을 주어 우발수(優渤水- 태백산 남족에 있었다고 전하는 못의 이름.) 가운데로 귀양을 보냈다.

                                                                                           → 해모수가 혼자 하늘로 올라가고 유화는 우발수로 귀양을 감.

 

 어사(漁師-어부를 높여 이르는 말.) 강력부추(强力扶鄒-강한 힘을 가친 부추라는 이름의 어부)가 금와왕에게 고하기를 요즈음 어량(魚梁-물을 막아 물고기를 잡는 장치) 안의 고기를 훔쳐 가는 자가 있는데 어떤 짐승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라 하였다. (여기서 왕은 금와왕을 가리킴.)이 어사를 시켜서 그물로 그 짐승을 끌어내게 하였더니 그물이 찢어졌다. 다시 쇠 그물을 만들어 끌어내니 비로소 한 여자가 돌 위에 앉아서 나왔다. 그 여자는 입술이 길어서 말을 할 수 없었는데, 그 입술을 세 번 자른 뒤에야 말을 했다. 왕이 천제 아들의 비()임을 알고 별궁(別宮)에 두었는데, 그 여자의 품 안에 햇빛이 비치더니 그로 인해 임신했다. 신작(神雀) 4년 계해년(癸亥年) 4월에 주몽(朱蒙)을 낳았는데, 울음소리가 매우 크고 골격과 외모가 영특하고 기이했다.

                                                                                                                                                          → 유화가 주몽을 낳음.

 

 처음 주몽을 낳았을 때 여자는 왼편 겨드랑이로 크기가 닷 되들이쯤 되는 알을 하나 낳았다. 왕이 괴이하게 여겨 말하되 사람이 새알을 낳았으니 상서롭지 못하다.”라 하고, 사람을 시켜서 이 알을 마목(馬牧-말을 기르는 곳.)에 가져다 두었으나 말들이 밟지 않았고, 깊은 산에 버렸으나 온갖 짐승이 모두 보호했다. 또한, 구름이 낀 날에도 그 알 위에는 언제나 햇빛이 있었다. 이에 왕은 알을 그 어미에게 보내 기르도록 했다.

 마침내 알이 갈라지고 사내아이가 나왔는데, 이 아이는 태어난 지 한 달이 못 되어 말을 하였다. 어머니에게 말하되 파리들이 눈을 빨아 잠을 잘 수 없으니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소서.”라 하니, 어머니가 갈대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는 이 활로 물레 위의 파리를 쏘았는데, 화살이 날면 모두 명중했다. 부여에서는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불렀다.

                                                                                                                                               → 주몽의 신이한 출생 과정

 

 주몽은 나이가 들면서 재능도 함께 갖추어졌다. 금와왕에게는 아들 일곱이 있었는데, 항상 주몽과 함께 사냥하였다. 왕자가 사십여 명을 이끌고 겨우 사슴 한 마리를 잡았는데, 주몽은 활을 쏘아 매우 많은 사슴을 잡았다. 왕자가 질투하여 주몽을 붙잡아 나무에 묶어 놓고 사슴을 빼앗아 가 버렸는데, 주몽은 그 나무를 뽑아 버리고 돌아왔다. 태자(太子)인 대소(帶素)가 왕에게 말하되 주몽은 신용(神勇-신과 같은 용맹)이 있는 장사요, 범상치 않은 인물입니다. 만약 일찍 도모(圖謀-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대책과 방법을 세우다)하지 않으면 후환(後患-어떤 일로 말미암아 뒷날 생기는 걱정과 근심.)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주몽에게 말을 기르게 하여 그의 뜻을 시험코자 했다.

 주몽은 속으로 한을 품고 어머니에게 말하되 나는 천제의 손자인데 남을 위해서 말을 기르고 있으니,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합니다. 남쪽 땅으로 가서 나라를 세우고자 하지만, 어머니가 계시니 감히 마음대로 못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 어머니가 말하되 이것은 내가 밤낮으로 고심하던 일이다. 내가 듣건대 먼길을 갈 사람은 모름지기 좋은 말에 의지한다고 했다. 내가 좋은 말을 고를 수 있다.”라고 하고, 드디어 마목으로 가서 긴 말채찍으로 마구 치니 말들이 모두 놀라 달리는데 붉은 말 한 마리가 두 길(길이의 단위. 한 길은 여덟 자 또는 열 자로 약 2.4미터 또는 3미터에 해당함.)이나 되는 난간을 뛰어넘었다. 주몽이 그 말이 잘 달리는 말임을 알아차리고 몰래 혀뿌리에 바늘을 찔러 놓았더니, 그 말은 혀가 아파 물과 풀을 먹지 못하여 매우 야위었다.

                                                                                                       → 주몽은 그를 질투하는 대소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짐.

 

 왕이 마목을 돌아보다가 말들이 모두 건강한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야윈 말을 주몽에게 주니, 주몽은 말을 얻어 그 바늘을 뽑고서 먹을 것을 주었다. 주몽은 오이(烏伊), 마리(摩離), 협보(陜父) 등 세 사람과 함께 남쪽으로 갔는데, 개사수(蓋斯水-압록강 동북쪽에 있다고 전하는 강의 이름.)에 이르니 강을 건널 배는 없고 추격하는 병사들이 곧 이를까 두려웠다. 이에 채찍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탄식하되 나는 천제의 손자요 하백의 외손으로, 지금 난을 피해 여기에 이르렀나이다. 황천후토(皇天后土-하늘의 신과 땅의 신. 천지의 신령.)는 외로운 이 몸을 불쌍히 여기시어 속히 주교(舟橋-배처럼 떠 있는 다리. 또는 배를 늘어놓아 강물을 건너게 만든 다리.)를 보내 주소서.”라 하였다. 말을 마치고 활로 물을 치니 물고기와 자라가 떠올라 다리를 이루어 주몽이 강을 건널 수 있었다. 한참 뒤에 추겨가는 병사들이 강에 이르렀는데, 물고기와 자라가 만든 다리는 곧 사라지고 이미 다리에 올라섰던 자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었다.

 주몽은 어머니와 이별할 때 차마 떠나지 못하였다. 그 어머니가 말하되 너는 어미의 염려는 하지 말라.”라 하고 이에 오곡(五穀-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 , 보리, , , 기장을 말함.)의 씨앗을 싸서 주었는데, 주몽은 생이별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보리 씨앗을 잃고 말았다. 주몽이 큰 나무 아래서 쉬었는데, 비둘기 한 쌍이 날아왔다. 주몽은 말하되 분명히 신모(神母-어머니 신. 지모신(地母神))께서 보리 씨앗을 보내신 것이다.”라 하고, 이에 활을 쏘아 한 화살에 모두 잡았다. 목구멍을 벌려 보리 씨앗을 꺼내고 나서 비둘기에게 물을 뿌리니, 비둘기는 다시 살아나 날아갔다. (여기에서 왕은 주몽을 가리킴.)은 스스로 띠자리(풀을 묶어서 높고 낮은 자리를 표시해 둔 것.) 위에 앉아서 임금과 신하의 위계를 대략 정하였다.

                                                                                                   → 주몽이 위기를 극복하고 고구려를 건국하는 위업을 세움.

 

 

핵심 정리

 

1. 갈래 설화(건국 신화)

2. 성격 신화적, 서사적, 영웅적

3. 제재 주몽의 고구려 건국

4. 주제 고귀한 혈통을 지니고 태어난 주몽의 영웅적 업적

5. 구성

                        [영웅의 일대기 구조]

    *고귀한 혈통 천신과 수신의 만남으로 태어남.

    *기이한 출생 유화의 품 안에 햇빛이 비치더니 임신을 하고 알을 낳음.

    *어렸을 때 버림을 받음 금와왕이 알을 버림.

    *탁월한 능력 한 달이 못 되어 말을 하고, 활 쏘는 능력이 탁월함.

   *시련과 위기 대소를 비롯한 금와왕의 아들로부터 위협을 받음.

   *조력자의 도움 물고기와 자라의 도움으로 시련을 극복함.

    *위대한 업적 고구려를 건국하고 왕이 됨.

 

6. 특징

           - 일대기적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음.

           - 천손 강림, 난생 등의 여러 가지 신화적 요소가 결합되어 있음.

           - 후대 영웅 서사 문학의 구조에 영향을 줌.

7. 해제

이 작품은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건국 신화로, 역사적 사실과 신화적 상상력이 결합되어 있다. <주몽 신화>는 여러 신화에서 발견되는 천손 강림(天孫降臨), 난생(卵生), 동물 양육, 기아(棄兒) 등과 같은 요소들이 나타나 있어 신화의 특징과 전개 과정, 신화 속 인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주몽 신화>가 지닌 특징은 후대의 한국 문학 작품에 여러 가지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한국 문학 전통의 한 줄기를 형성한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출처 : 미래엔 문학 교과서 + 미래엔 문학 자습서

 

 

<참고 사항>

 

삼국사기 권 제13 고구려 본기 제1, 시조 동명성왕

 

삼국사기 권 제13 고구려 본기 제1, 시조 동명성왕

시조 동명성왕(東明聖王)의 성은 고씨이고, 이름은 주몽(朱蒙)[추모(鄒牟)]라고도 하고, 중해(衆解)라고도 한다]이다. 이에 앞서 부여 왕 해부루(解夫婁)가 늙도록 아들이 없자 산천에 제사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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