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이별 - 한용운

 

당신과 나와 일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 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 가는 두 귀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白雪)이 될까요.

 

머리는 희어 가도 마음은 붉어 갑니다.

피는 식어 가도 눈물은 더워 갑니다.

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

 

이른바 거짓 이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만은 알아요.

그러나 한 손으로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은 또 한 손으로 죽음을 가지고 와요.

 

 

1. 해제

이 작품은 부재하는 당신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임과 재회하고 싶은 바람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자는 임이 부재하는 상황을 거짓 이별로 규정하는데, 이는 객관적인 이별의 상황을 부정함으로써 언젠가 재회할 수 있다는 소망을 나타낸 것이다. 결국 거짓 이별은 한용운의 대표작인 님의 침묵에 나오는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는 시구와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경어체 어조를 활용하여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대비되는 색채 이미지의 시어를 통해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2. 주제 임에 대한 그리움과 재회에 대한 소망

 

3. 구성

1임에 대한 그리움과 이별의 고통

2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3임과 재회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

 

 

출처 :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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