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무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장(공허감, 소외감)

우리는 분이 얼룩진(분장이 땀으로 얼룩짐 분한 마음이 얼룩짐.)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답답한 심정이 드러나는 행동)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감정의 직설적 표현 절실한 현실)

                                                                                                                                          1~6: 농무가 끝난 후의 허탈감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쪼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산업화로 젊은이들만 떠난 농촌의 현실)

                                                                                                         7~10: 장거리로 나선 농악 패와 농촌의 초라한 모습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피폐한 농촌 현실에 대한 울분 표현)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농무를 추는 농악패들은 조선 명종 때 활약한 백정 출신의 의적 임꺽정처럼 울기도 하고 권력에 붙어 그를 배신한 서림이처럼 해해대며 즐거워하기도 한다는 것)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농촌 현실에 대한 자조적 한탄)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11~16: 피폐해진 농촌 현실에 대한 울분

쇠전(우시장)을 거쳐 도수장(도살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역설적 표현- 농민들의 비애와 울분이 그만큼 심화되어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줌.)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태평소)를 불꺼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꺼나.

                                                                                                                             17~20: 농무를 통한 분노와 한의 승화

 

 

 

 

 

핵심 정리

 

1. 갈래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사실적, 묘사적, 비판적

3. 제재 농무

4. 특징

- 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현실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드러냄

- 역설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농민들의 심리를 부각함.

 

5. 주제 산업화 시대에 소외된 농민들의 한과 울분

6. 출전 - 창작과 비평(1971)

7. 작가 신경림(1936~ ). 1956문학 예술에서 시 낮달, 갈대등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만해 문학상, 한국 문학 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시골 큰집, 파장(罷場), 폐광(廢鑛)등의 시에서 소외 계층의 민중적 삶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연대감을 보여 주었다.

 

8. 해제

 

 이 시는 가설 무대에서의 농무가 끝나고 농민들이 흩어지는 장면에서 시작하고 있다. 농무에 신명을 느끼는 못하는 구경꾼들이 모두 돌아간 텅 빈 운동장은 농촌의 피폐한 현실과 농민들의 공허한 마음을 잘 표현해 준다. 다음으로 거리 농무의 과정이 재현된다. 이때, ‘우리의 농무는 농촌의 현실에 대한 농민들의 통렬(몹시 매섭고 세차다)한 비판과 울분을 표현하는 도구가 된다. , ‘우리의 농무는 신명나는 춤이 아니라 울분과 한을 분출하는 춤인 것이다.

 

이쯤에서 처음의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는 구절을 되새겨 보면, 그것은 풍요롭고 전원적인 농촌 시대의 막이 내렸다는 것을 예고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점점 신명이 난다고 하였다. 이는 농민들의 허탈감, 허무감, 반항감, 울분 등의 감정을, 빨라지는 장단과 함께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는 마치 어느 농촌의 농무 과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농촌 현실과 농민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는 수작이라고 하겠다.

 

9. ‘농무의 의미

피폐해진 농촌의 현실에 울분을 느끼는 우리는 거리 농무를 추며 도수장에 이르러 점점 신명을 느낀다. 이들의 신명은 울분의 역설적 표현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 시에서의 농무는 단순한 연희가 아니라, 삶의 한을 풀어 내는 집단적인 신명 풀이로서, 현실에 대한 분노와 극복 의지를 상징한다.

 

10. 시적 화자의 처지

1960~1970년대 우리 농촌은 산업과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공간이었다. 지속적인 저가 정책으로 인해 농촌 경제는 황폐해졌고, 농촌 인구는 대도시로 이동하였다. 농촌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농민들의 삶은 몹시 곤궁하고 비참해졌다. 시적 화자도 그런 상황에 놓인 농민 중 한 사람이다. 겉으로는 농무를 추며 흥겨운 듯 보이지만 이면적으로는 농사를 지어 봤자 비룟값도 안 나오는 현실에 깊은 좌절감과 울분을 느끼고 있다.

 

11. 시적 화자 우리의 효과

 

가 개인이라면 우리를 포함한 집단 또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1960~1970년대 근대화 과정에서 소외된 농민들의 고단한 삶은 어느 한 개인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피폐하고 허물어져 가는 농촌은 어느 농민 한 개인만의 아픔이 아니라 농촌 공동체 모두의 아픔이며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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