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흥(漫興- 흥겨움이 마음속에 가득차다) - 윤선도

 

산수(자연 속, 속세와 떨어진 곳) (山水間) 바회 아래 뛰집(초가집-소박한 생활, 안빈낙도)을 짓노라 ᄒᆞ니

그 모론 ᄂᆞᆷ들은 욷ᄂᆞᆫ다 ᄒᆞᆫ다마ᄂᆞᆫ

어리고 햐암(향암. 시골에서 지내 온갖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사람.)의 뜻의내 분()인가 ᄒᆞ노라

<1> 분수에 맞는 삶

 

[현대어 풀이]

자연 속에서 바위 아래 띠집을 짓고자 하니

그 뜻을 모르는 남들은 비웃기도 한다마는

어리석고 세상에 어두은 사람의 뜻에서는 내 분수인가 하노라.

 

 

 

보리밥 픗ᄂᆞ물(소박한 생활)을 알마초 머근 후()

바횟 긋 믉ᄀᆞ의 슬ᄏᆞ지(실컷) 노니노라

그 나믄 녀나믄 일(속세에서의 부귀영화)이야 부ᄅᆞᆯ 줄이 이시랴 <2> 자연 속에서 즐기며 만족하는 삶

 

[현대어 풀이]

보리밥과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서 실컷 노니노라.

그 나머지 일이야 부러워할 줄이 있으랴.

 

 

누고셔(누군가) 삼공(三公-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도곤 낫다 ᄒᆞ더니 만승(萬乘-만대의 병거(兵車)라는 뜻으로 천자 또는 천자의 자리를 이르는 말.)이 이만ᄒᆞ랴

이제로 헤어든 소부(巢父) 허유(許由)(소부, 허유 고대 중국의 인물들로, 속세에 나서지 않고 자연을 벗삼아 즐기며 삶) 냑돗더라(영리하더라. 약았더라.)

아마도 임천한흥(林泉閑興-자연 속에서 느끼는 한가한 흥취.)을 비길 곳이 업세라

<4> 자연을 줄기는 삶에 대한 자부심

 

 

[현대어 풀이]

 

누군가 (자연이) 삼정승보다 낫다고 하더니 천자라고 한들 이만큼 좋겠는가?

이제 생각해 보니 소부허유가 영리하더라

아마도 자연 속에서 노니는 즐거움은 비할 곳이 없으리라

 

*소부와 허유의 이야기

 

옛날 중국의 요임금이 죽을 때가 되어 자신의 후임을 찾다가 허유라는 사람이 어질다는 이야기를 듣고 허유를 불러 황제의 자리를 물려주려 하였다. 그러나 허유는 자연에서 사는 삶이 더 좋다면서 황제의 자리를 거절한다. 살던 곳으로 돌아온 허유는 더러운 이야기를 들었다며 강물에 귀를 씻고 있는데, 소를 끌고 지나가던 소부가 허유에게 어떤 연유로 강물에 귀를 씻느냐고 물었다. 허유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소부는 더러운 이야기를 듣고 난 귀를 씻은 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다며 강의 상류로 소를 끌고 갔다. 이는 소부와 허유가 자연에서 사는 삶을 황제의 자리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이야기로, 두 사람은 청렴함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곤 했다. <만흥>에서 소부와 허유가 약았더라라는 구절은 본인이 직접 자연에서 노닐어 보니 과연 황제의 자리보다 더 낫다는 것을 느꼈고, 그리하여 돌아보니 소부와 허유가 청렴해서 자연에서 산 게 아니라 가장 좋은 것을 누리고 있었음을 깨달았다는 이야기이다.

 

핵심 정리

 

1. 갈래 연시조

2. 성격 자연 친화적, 탈속적, 자족적

3. 제재 자연을 벗하는 생활

4. 주제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즐거움

5. 특징

- 설의법을 사용해 자연 속 삶에 대한 만족을 강조함.

- 물아일체의 자연 친화 정신이 잘 나타나 있음.

6. 작가

윤선도(1587~1671)

조선 중기의 문신. 호는 고산(孤山). 치열한 당쟁으로 오랜 기간을 벽지의 유배지에게 보내면서 자연을 제재로 한 시조를 많이 남겼다.

 

7. 만흥의 생략된 내용

 

[3]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하노라.

 

[풀이]

술잔을 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고 한들 반가움이 이보다 더하겠는가?

산이 말씀하거나 웃음을 짓지도 않건만 나는 그를 한없이 좋아하노라.

[주제] 자연을 벗삼는 한정(閑情)

 

[5]

내 셩이 게으르더니 하날히 아르실샤.

人間(인간) 萬事(만사)를 한 일도 아니 맛뎌

다만당 다토리 업슨 江山(강산)을 딕히라 하시도다.

 

[풀이]

내 천성이 게으른 것을 하늘이 아셔서,

세상의 많은 일 가운데 하나도 맡기지 않으시고,

다만 다툴 상대가 없는 자연을 지키라고 하셨도다.

 

[주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

 

[6]

江山(강산)이 됴타 한들 내 ()으로 누얻느냐.

님군 恩惠(은혜)를 이제 더욱 아노이다.

아무리 갑고쟈 하야도 해올 일이 업세라.

 

[풀이]

강산이 좋다고 한들 나의 분수로 (이렇게 편안히) 누워 있겠는가.

이 모두가 임금의 은혜인 것을 이제 더욱 알겠도다.

하지만 이 은혜를 아무리 갚으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구나.

 

[주제]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읍(感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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