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박물관학이라는 용어가 알려지게 된 것은 피터 버고의 신박물관학이라는 저서에 의해서이다. 이 책에서 버고는 박물관학이 박물관 전문가들에게 특화된 영역이라는 인식을 넘어, 박물관학의 대상이 사람들의 관심사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버고는 박물관의 행정, 관리, 운영과 관련된 방법론에 집중하고 연구하는 학문을 ()박물관학이라고 일컫고, 구박물관학에서는 박물관의 목적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박물관의 목적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학문으로서 신박물관학을 주창한다. 박물관에 있는 전시품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다.

                                                                                                                     1문단 : 구박물관학과 구별되는 신박물관학

 

 버고로 대표되는 신박물관학의 주창자들은 박물관 르네상스, 즉 박물관 건설 붐을 통해 박물관이 전시품 보존의 목적을 수행하는 특수 시설이라는 제한된 의미에 머물지 않고 사회 변동에 따라 변화하는 취향과 가치를 담아내는 문화 기관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1980년대의 영국의 박물관은 대형 쇼핑몰이나 놀이공원과 경쟁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전시를 개최하고 박물관 안에 상점을 들이는 등 변화를 도모하였다. 구박물관학자들은 박물관이 쇼핑몰이나 놀이공원처럼 여겨진다는 것은 박물관이 표방하는 고급문화의 가치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극렬하게 비판했지만, 신박물관학자들은 박물관의 관람객을 소비자로 간주하는 상업화 경향은 사회 변동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서, 박물관을 배타적인 고급 문화의 공간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신박물관학자들에게 박물관이 사회적 은유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근거로 여겨진다.

                                                                                       2문단 : 박물관을 사회적 은유라고 여기는 신박물관학자들의 입장

 

 신박물관학자들은 더 이상 박물관에는 구박물관학자들이 기대하고 상상하는 표준화되고 전형적인 관람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박물관을 지탱해 온 가치 체계의 해체를 주장하였다. 박물관을 기득권의 의례와 가치를 교육하는 기능을 하는 기관, 몇몇 연구자들과 컬렉터들을 위한 보관 창고로 인식하면서 전시품의 보존이나 관리 등 박물관의 방법론에 대해 집중하는 구박물관학을 변화해야 할 대상으로서 규정한 것이다. 나아가 신박물관학자들은 구박물관학자들의 박물관에 대한 고정 관념을 극복하고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연구하는 근본적인 박물관학을 마련할 것을 강조하였다. 박물관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박물관이 사회 변동을 담아내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박물관에서 가시화되거나 전시되는 부분만이 아니라 박물관에 관련된 역학 관계, 즉 박물관의 운영 주체나 박물관의 관람객 등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제고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3문단 :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강조하는 신박물관학자들의 입장

 

 이를 위해 신박물관학자들은 우선 누가 박물관을 통제하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박물관을 운영하는지 관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특권 계층의 사적 컬렉션이 공공 박물관으로 전환되어 기득권의 의례와 가치를 답습하게 하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박물관이 소수 사람의 전유물이 아닌, 변화하는 사회의 특성과 가치를 능동적으로 반영하는 사회·문화적 기관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박물관의 전시품은 스스로 말해야 한다.’라는 말은 특정한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배제하고 사회·문화를 객관적으로 비추어 주는 거울이라는 박물관의 역할을 강조하는 신박물관학자들의 시각을 잘 보여 준다. 한편 신박물관학자들은 박물관과 관람객 사이에 개방적이고 상호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서 큐레이터의 역할 변화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즉 큐레이터가 특권 계층이나 기득권을 위한 전시 기획 전문가에서 벗어나 박물관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 기관으로 만드는 ᄉᆞᆷ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박물관 외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박물관 내에서 사회·문화를 보여 주는 저자로서 발언할 수 있도록 하여, 박물관을 소수의 기득권이 아닌 다수의 대중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박물관을 사회 구성원 모두의 대화 공간으로 변모시켜 다원적이고 차별화된 발언들이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게 하자는 말로 평가된다.

                                         4문단 : 박물관을 사회 구성원 모두의 대화 공간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신박물관학자들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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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박물관학자의 관점에 부합하는 내용이 아닌 것은?

박물관과 관람객 사이의 상호적인 관계 형성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박물관을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다수를 위한 문화적 기관으로 인식한다.

특정한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사 전반으로 연구 대상을 확장한다.

박물관의 운영 주체가 가지고 있는 이념이 박물관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분석한다.

박물관을 대중적 공간으로 만드는 것보다 박물관을 고급문화를 위한 특수 공간으로 만드는 데 집중한다.

 

 

2. 의 의미를 설명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박물관이 사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순수 예술 기관이 되었다는 뜻이다.

박물관이 관람객의 교양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여 관람객을 표준화시켰다는 뜻이다.

박물관이 사회 변동에 따라 변화하는 취향과 가치를 보여 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는 뜻이다.

박물관이 박물관의 관리나 운영에 대한 학문을 연구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는 뜻이다.

박물관이 시장 주도의 경제에 대한 반동으로 생겨난 새로운 문화 제도로 공인되었다는 뜻이다.

 

 

2. <보기>의 관점에서 에 대해 할 수 있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픽처레스크(Pictureesque)’그림과 같은’, ‘그림이 될 만한이라는 뜻으로, 실제 자연 풍경보다 더 자연인 것처럼 보이는 풍경화의 효과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풍경화가 어원적으로 틀(frame)을 의미하며 풍경화 속에는 이미 자연을 구획 짓는 인공성이 내재해 있고 풍경화 속의 자연은 인간의 시각에 의해 재단된 것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픽처레스크는 재현된 자연이 실제 자연을 바라보는 틀(frame)과 준거(reference)로서 작용하는 것을 가리키게 되었다. 박물관에 대해 연구하는 몇몇 학자들은 박물관 안에 놓여 있는 전시물이란 누군가에 의해 선택된 것으로서, 풍경화 속의 풍경과 같이 픽처레스크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박물관은 여전히 헤게모니적 의례가 집행되는 극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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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전시가 대중들을 계몽하는 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다.

박물관의 전시가 난해하거나 현학적인 내용을 주제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박물관의 전시에 대한 평가는 관람객이 아닌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박물관의 전시물은 특정한 가치를 담고 있을 수밖에 없어 객관적이기 어렵다.

박물관의 전시물은 가치와 이념이 배제되어 있는 가시적 정보로서만 의미가 있다.

 

 

4.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프랑스는 인류 발전을 위한 문명화의 임무를 담당하는 국가로 성장하고자 하였는데, 루브르 박물관은 이러한 프랑스의 목표를 실현하는 기관으로서 기능하였다. 본래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 왕실은 소장품을 전시하는 공간이었는데, 제국주의적 이념하에 인류의 중심이 되겠다는 국가적 포부를 실현하고 막강한 국가 권력을 홍보하는 기관으로 발전하였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는 여러 국가를 침략하여 그곳의 문화재를 약탈하기도 하였다. 이런 프랑스를 견제하기 위해 영국은 그리스에서 고대 문물을 약탈해 대영박물관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20세기에 일어난 제국주의의 쇠퇴와 탈식민화는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루브르 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은 놀이공원처럼 수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관광지로 명성을 날리게 되었는데, 일부 정치·경제학자들은 이를 치부(致富)의 경제라고 일컬으며 이제 루브르 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은 역사적 치부를 경제적 이득으로 환원하는 기관일 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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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박물관학자들은 루브르 박물관과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재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겠군.

구박물관학자들은 루브르 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이 수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놀이공원처럼 여겨지게 된 것에 대해 박물관이 지닌 고급문화로서의 가치를 퇴색시킨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으로 평가하겠군.

신박물관학자들은 프랑스가 다른 나라의 문화재를 약탈하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한 것에 대해 특정한 가치나 이념을 홍보하는 기관으로 박물관을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겠군.

신박물관학자들은 프랑스 왕실의 소장품을 전시하던 루브르 박물관이 제국주의적 이념을 드러내는 박물관으로 변모한 것에 대해 박물관이 전시품 보존이라는 고정적 목적만을 위해 존재하는 특수 시설이 아님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하겠군.

신박물관학자들은 루브르 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이 치부를 경제적 이득으로 환원하는 기관으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박물관을 다원적 공가으로 변모시키더라도 막강한 국가 권력을 상징하는 기관으로 박물관의 가치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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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2. 3. 4.

 

 

1. 해제

 이 글은 버고로 대표되는 신박물관학의 주창자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버고는 박물관의 행정, 관리, 운영과 관련된 방법론에 집중하고 연구하는 학문을 ()박물관학이라고 일컫고 박물관의 목적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학문으로서 신박물관학을 주창하였다. 신박물관학의 주창자들은 이제 박물관은 전시품 보존을 위한 특수 시설이 아니라, 사회 변동에 따라 변화하는 취향과 가치를 담아내는 문화 기관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이들은 박물관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박물관과 관람객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제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박물관이 기득권의 의례와 가치를 답습할 것이 아니라, 박물관을 사회 구성원 모두의 대화 공간으로 변모시켜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2. 주제 박물관의 역할에 대한 신박물관학자들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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