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선화음가(福善禍淫歌)- 작자 미상

 

아들 형제 진사 급제 가문도 혁혁(매우 크고 아름다워 성()하다.)하다

딸을 길러 출가하니 혼수(혼인할 때 필요한 물건의 품목)범절(규범이나 도리에 맞는 모든 질서나 절차) 치행(길 떠날 채비를 하다)이야 다시 일러 어떠하리

춘하추동 사철 의복 너의 생전 유족하다(넉넉하다)

바느질에 침선(針線)채며 대마구종(大馬驅從) 춘득이요 전갈(傳喝)하님 영매로다

남녀노비 갖았으니 전답인들 아니 주랴

대한불갈(大旱不渴)좋은 전답 삼백 석 받는 추수(秋收)

동도지(東賭地) 오천 냥은 요용소치(要用所致-필요가 있어서 행함) 유여(有餘-모자라지 않고 넉넉하다)하다

나의 신행(新行)올 때가 도리어 생각난다

저 건너 괴똥어미 시집살이 하던 말을

너도 들어 알거니와 대강 일러 경계하마(미리 마음을 가다듬어 조심하다)

제일 처음 시집올 제 가산(家産)이 만금(萬金)이라

마당에 노적(露積-곡식 따위를 한데 수북이 쌓아 둠)이요 너른 광에 금은이라

신행하여 오는 날에 가마문을 나서면서

눈을 들어 사방 살펴 기침을 크게 하니 신부 행실 바이없다(정도가 비할 데 없이 매우 심하다)

다담상(茶啖床-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차와 과자 따위의 음식을 차린 상)의 허다 음식 생률(날것 그대로의 밤) 먹기 괴이하다

무슨 배가 그리 고파 국 마시고 떡을 먹고

좌중부녀(座中婦女) 어이 알아 떡 조각을 집어 들고

이도 주고 저도 주고 새댁 행실 전혀 없다

입구녁에 침이 흘러 연지분도 간데없고

아까울사 대단(大緞-옛날 중국에서 나던 비단으로 만든 치마)치마 얼룽덜룽 흉악하다

신부 행동 그러하니 뉘 아니 외면하리

삼일을 지낸 후에 형용도 기괴하다

백주에 낮잠 자기 혼자 앉아 군소리며

둘이 앉아 흉보기와 문틈으로 손보기며 담에 올라 시비 구경

어른 말씀 토 달기와 금강산 어찌 알고 구경한 이 둘째로다

기역니은 모르거든 어찌 책을 들고 앉노

앉음앉음 용렬하고(변변하지 못하고 좀스럽다) 걸음걸음 망측하다(사리에 맞지 않고 어이가 없어서 차마 보거나 듣기가 어렵다)

달음박질하는 때에 너털웃음 무슨 일고

치마꼬리 해어지고 비녀 빠져 개가 문다

허리띠 얻다 두고 붉은 허리 드러내노

어른 걱정 하올 적에 쪽박 함박 드던지며

성내어 솥 때 닦기 독살 부려 그릇 깨기

등잔 뒤에 넘보기며 가만가만 말뜻 세워

아니 한 말 지어내어 일가 간에 이간질과

좋은 물건 잠깐 보면 도적(盜賊)하기 예사로다

그중에 행실 보소 악한 사람 부동(符同)하여착한 사람 흉보기와

제 처신 그러하니 남편인들 귀할쏘냐

금슬 좋자 살풀이며 무병(無病)하라 푸닥거리

의복 주고 금전 주어 아들 낳고 부귀하기

정성껏 빌어 보소 산에 올라 산제(山祭-산신에게 지내는 제사)하고 절에 가서 공양(供養)한들

제 인심이 그러하니 귀신인들 도울쏘냐

우환이 연접하니 사망인들 없을쏘냐

딸아 딸아 아기 딸아, 복선화음(福善禍淫)하는 법이 이를 보니 분명하다

저 건너 괴똥어미 너도 흠연 안 보았나

허다 세간 포진철물(暴殄天物)남용남식(濫用濫食)하고 나서 그 모양이 되었구나

딸아 딸아 고명딸(아들 많은 집의 외딸)아 괴똥어미 경계하고

너의 어미 살을 받아 세금 결시 이른 말은 부디 각골(刻骨-고마움이나 원한 따위를 뼈에 새기듯이 마음에 깊이 간직하여 잊지 않음) 명심하라

딸아 딸아 울지 말고 부디부디 잘 가거라

효봉구고(孝奉舅姑)순승군자(順承君子)동기우애(同氣友愛) 지친화목(至親和睦)

기쁜 소식 듣기오면 명년 삼월 화류시에 모녀상봉 하느니라

 

대마구종 춘득이요 전갈하님 영매로다 : 큰 말의 고삐를 잡고 가는 하인은 춘득이요, 소식을 전해 주는 계집종은 영매로다. 화자의 딸이 시집갈 때 넉넉한 재산을 가지고 여러 하인들과 함께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임.

대한불갈 :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신행 : 혼인할 때, 신랑이 신부 집으로 가거나 신부가 신랑 집으로 감.

부동하여 : 그른 일에 어울려 한통속이 되어.

복선화음 : 선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는 재앙을 내림.

포진전물 : 물건을 함부로 쓰고도 아까운 줄 모름.

남용남식 : 지나치게 쓰고 먹음.

효봉구고 : 시부모를 효성으로 섬김.

순승군자 : 남편을 순순히 따름.

지친화목 : 가까운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냄.

화류시 : 화전놀이 할 때.

 

 

해제

이 작품은 조선 후기 경북 안동 지방을 중심으로 유행한 규방 가사로 결혼한 여성이 고수해야 할 부덕을 자기 서사의 형식으로 제시한 교훈서에 해당한다. 이러한 성격을 띤 규방 가사를 계녀가라고도 한다. 작품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첫째 부분은 어머니인 화자가 결혼을 하는 딸에게 건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어머니인 화자가 결혼을 한 후 부덕을 지키며 부지런히 살림을 하여 가난한 집안을 경제적으로 일으켜 세우고, 남편과 아들들을 모두 과거에 급제하게 하여 가문을 빛나게 한 과정을 담고 있다. 제목인 복선화음가에서 복선선한 일을 한 사람에게 하늘이 복을 내린다.’라는 뜻인데 바로 작품의 첫째 부분에 제시된 어머니의 삶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둘째 부분은 괴똥어미의 시집살이 이야기이다. 괴똥어미는 성품이 속악하고 사치스러우며 행동거지가 단정하지 못해 집안에 불행을 가져온 인물이다. 어머니인 화자는 결혼하는 딸에게 일종의 반면교사로서 괴똥어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목인 복선화음가에서 화음무절제한 행동을 한 사람에게는 하늘이 화를 내린다.’라는 뜻인데 바로 작품의 둘째 부분에 제시된 괴똥어미의 삶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셋째 부분은 어머니인 화자가 딸에게 자신을 본받고 괴똥어미를 경계하며 여성의 덕목을 잘 지킬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2. 주제 결혼하는 여성이 지켜야 할 덕목과 경계해야 할 일

 

3. 구성

처음 어머니(화자)가 결혼을 앞둔 딸에게 건네는 이야기

중간 괴똥어미의 시집살이

어머니(화자)가 결혼을 앞둔 딸에게 건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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