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물가- 작자 미상

 

서방님 정() 떼고 정 이별하대도 날 버리고 못 가리라.

금일 송군(送君) 임 가는데 백년 소첩(百年小妾) 나도 가오.

날 다려 날 다려 날 다려가오. 한양 낭군님 날 다려가오.

나는 죽네 나는 죽네 임자로 하여 나는 죽네.

네 무엇을 달라고 하느냐. 네 소원을 다 일러라.

제일명당 터를 닦아 고대광실(高大廣室) 높은 집에

내외 분합(分閤) 물림퇴며 고불도리선자(扇子)추녀 헝덩그렇게 지어나 주랴.

네 무엇을 달라고 하느냐. 네 소원을 다 일러라.

연지분 주랴. 면경 석경 주랴. 옥지환(玉指環) 금봉차(金鳳釵) 화관주(花冠珠) 딴머리 칠보(七寶)족두리 하여나 주랴.

네 무엇을 달라고 하느냐. 네 소원을 다 일러라. 세간치레를 하여나 주랴.

용장(龍欌) 봉장(鳳欌)귓도리 책상이며 자개 함롱(函籠) 반닫이 삼층

각계수리 이층 들장미에 원앙금침(鴛鴦衾枕) 잣베개

샛별 같은 쌍요강 발치 발치 던져나 주랴.

네 무엇을 달라고 하느냐. 네 소원을 다 일러라. 의복 치레를 하여나 주랴.

보라 항릉(亢綾) 속저고리 도리볼수 겉저고리 남문대단 잔솔치마

백방수화주 고장바지 물면주 단속곳에 고양 나이 속버선에 몽고삼승 겉버선에

자지 상직 수당혜(繡唐鞋)를 명례궁(明禮宮) 안에 맞추어 주랴.

네 무엇을 달라고 하느냐. 네 소원을 다 일러라. 노리개 치레를 하여나 주랴.

()조로롱 금()조로롱 산호(珊瑚)가지 밀화불수(蜜花佛手)

밀화장도(蜜花粧刀)곁칼이며 삼천주 바둑실을 남산더미만큼 하여나 주랴.

나는 싫소 나는 싫소 아무것도 나는 싫소.

고대광실도 나는 싫고 금의옥식(錦衣玉食)도 나는 싫소.

원앙충층 걷는 말에 마부담(馬負擔)하여 날 다려가오.

-작자 미상, 방물가

 

고불도리 : 둥글게 만든 도리(서까래를 받치기 위하여 기둥 위에 건너지르는 나무).

용장 봉장 : 용의 모양을 새긴 옷장과 봉황의 모양을 새겨 꾸민 옷장.

수당혜 : 수놓은 비단으로 신울을 만든 당혜.

밀화불수 : 밀화로 부처 손같이 만든, 여자의 패물. 대삼작노리개의 하나.

밀화장도 : 밀화로 꾸민, 주머니 속에 넣거나 옷고름에 늘 차고 다니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로 주로 장신구로 사용됨.

 

 

1. 해제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잡가 중 하나로, 판소리 춘향가에서 이별 대목을 차용하고 있다. 이별의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는 여성과 여러 가지 방물로 여성을 회유하려는 남성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동일한 문장이 반복되어 운율을 형성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방물이 나열되어 당대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 당대인들의 흥미와 요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춘향가의 내용을 변형시킨 점이 특징이다.

 

2. 주제 이별 상황에서의 여성과 남성의 갈등

 

3. 구성

1~4이별을 거부하는 여성

5~20여러 가지 방물로 여성을 회유하는 남성

21~23남성의 제안을 거부하는 여성

 

 

출처 2024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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