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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엄마 엄마 울 엄마요
나를 낳아 키울 적에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골라 키워 놓고
㉠북망산천 가시더니 오늘에도 소식 없네
어떤 사람 팔자 좋아
고대광실 높은 집에 부귀영화로 지내건마는
이내 나는 어찌하여 팔공산 짊어지고 낮자리 품 팔아먹고
산천초목으로 후려잡고 지게로 살러를 가노
산천은 보니 청산이요 이내 머리는 백발이 되니
불쌍하고 원통하네
㉡가는 허리 바늘 같은 내 몸에 황소 같은 병이 드니
㉢부르는 건 울 엄마요
찾는 거는 냉수로구나
- 작자 미상, 「어사용」
(나) ㉣기심 매러 갈 적에는 갈뽕을 따 가지고
기심 매고 올 적에는 올뽕을 따 가지고
삼간방에 누에 놓고 청실홍실 뽑아내서
강릉 가서 날아다가﹡ 서울 가서 매어다가
하늘에다 베틀 놓고 구름 속에 이매﹡ 걸어
함경나무 바디집﹡에 오리나무 북﹡에다가
㉤짜궁짜궁 짜아 내어 가지잎과 뭅거워라
배꽃같이 바래워서 참외같이 올 짓고
외씨같이 버선 지어 오빠넘께 드리고
겹옷 짓고 솜옷 지어 우리 부모 드리겠네
- 작자 미상, 「베틀 노래」
﹡ 날아다가 : (베나 돗자리 등을 짜려고) 틀에 날을 간격이 고르게 벌여 쳐서.
﹡ 이매 : 잉아. 베틀의 날실을 한 칸씩 걸러서 끌어 올리도록 맨 굵은 실
﹡ 바디집 : 바디를 끼우는 테. ‘바디’는 베의 날을 고르며 북의 통로를 만들고 씨실을 쳐서 베를 짜는 구실을 함.
﹡ 북 : 베틀에서, 날실의 틈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씨실을 푸는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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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대상에 관한 과거의 일을 언급하여 대상의 부재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② ㉡ : 대비되는 어휘를 사용하여 자신이 처한 부정적 상황을 비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③ ㉢ : 대구적 표현을 활용하여 현실에서 화자가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대상들을 밝히고 있다.
④ ㉣ : 동일한 음절을 가진 어휘를 제시하며 화자의 움직임을 순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⑤ ㉤ : 음성 상징어를 사용하여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가 변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2. (가)와 (나)의 시어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의 ‘진자리 마른자리’는 화자를 위해 마련된, (나)의 ‘삼간방’은 화자가 마련한 장소이다.
② (가)의 ‘키워 놓고’는 화자를 향한 애정을, (나)의 ‘뽑아내서’는 화자를 향한 관심을 드러낸다.
③ (가)의 ‘팔공산’은 화자가 벗어나고 싶은, (나)의 ‘구름’은 화자가 도달하고 싶은 공간이다.
④ (가)의 ‘후려잡고’는 화자의 과거의 삶과, (나)의 ‘드리고’는 화자의 미래의 삶과 관련된 행위이다.
⑤ (가)의 ‘지게’는 산에서 품을 팔기 위해, (나)의 ‘베틀’은 옷을 짓기 위해 화자에게 필요한 대상이다.
3. <보기>를 참고하여 (가),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나무를 하거나 베를 짜는 일은 모두 단조로운 작업을 지속해야 하는 힘겨운 노동으로, 혼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혼자서 노동할 때에는 여럿이 함께 일할 때는 말할 수 없었던 자신의 처지를 노래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드러내는 것이 가능했다. 또한 혼자서 부르는 노동요에는 자신의 고달픈 삶을 어찌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현실 인식을 보여 주거나 다른 대상에 빗대어 자신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노동을 통해 얻게 될 긍정적 결과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노랫말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혼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노동의 고통을 이겨 내고 슬픈 마음을 달래는 자기 치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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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의 화자는 ‘어떤 사람’과 자신의 처지가 다른 것이 ‘팔자’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노래를 통해 자신의 고달픈 삶을 어찌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현실 인식을 보여 주는 것에 해당하겠군.
② (가)의 화자는 ‘불쌍하고 원통하’다며 자신의 신세에 대한 한탄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는데, 이는 나무를 하는 것이 혼자서 하는 노동이기에 가능했겠군.
③ (나)의 화자는 베를 짜는 데 필요한 ‘청실홍실’을 마련하는 과정을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베를 짜는 노동의 힘겨움과 단조로움을 이겨 내는 자기 치유의 과정에 해당하겠군.
④ (나)의 화자는 베를 짜기 위해 ‘하늘에다 베틀’을 놓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지상과 천상의 공간을 넘나드는 존재에 빗대어 자신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⑤ (나)의 화자는 ‘버선’과 ‘겹옷’, ‘솜옷’을 지어 가족에게 주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의 결과물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드러낸 것에 해당하겠군.
정답 1.⑤ 2. ⑤ 3.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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