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학의 본질

(1) 문학의 미적 기능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ㅎ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문학󰡕 3, 1934.4)

 

* 모란[牡丹] :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 활엽 관목.(본음은 목단’)

* 하냥 : 한결같이, 줄곧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미적 대상, 화자의 소망-‘, 보람과 의미가 통함)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것임)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1~2 : 모란이 피기를 기다림

모란이 뚝뚝(음성상징어를 통해 절망감, 상실감을 효과적으로 표현)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모란이 떨어진 데 대한 슬픔, 삶의 보람과 의미를 잃음)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봄의 막바지- 봄의 상실 )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모란이 피었을 때의 보람을 잃고 화자의 소망도 무너짐)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모란이 화자의 전부임(과장법))

삼백예순 날(서러운 정감의 깊이 )하냥(, 항상) 섭섭해 우옵네다

                                                                                                    3~8 : 모란이 진 후의 슬픔과 절망감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숙명적 기다림) 찬란한 슬픔의 봄을(관념의 시각화, 역설법 )

                                                                                                                        11~12 : 모란이 다시 피기를 기다림

 

핵심 정리

 

1. 갈래 :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 낭만적, 유미적, 상징적

3. 어조 : 여성적 어조

4. 표현 :

 역설적 표현

 ()의 소월, ()의 영랑으로 일컬어지듯이 북도의 투박한 사투리로 씌어진 소월의 독특한 가락과는 대조적으로 이 시는 나긋나긋하고 감칠맛 나는 남도 방언이 토대를 이루고 있다. 이렇듯 나긋나긋한 전라도 방언이 시어로 쓰인 것은 영랑에 의해 처음으로 시도되었으며, 이는 영랑 시의 본령을 이루고 있다.

5. 구성 :  모란이 피기를 기다림(1-2)

 모란을 잃은 슬픔(3-10)

 모란이 피기를 기다림(11-12)

 

<대칭 구조>
상승(1,2)  하강(3-10)  상승(11,12)
기다림 설움, 절망 기다림

6. 제재 : 모란의 개화

7. 주제 :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림

8.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어떠한 대상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을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는 화자의 모습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화자에게 모란은 단순히 하나의 꽃이 아니라,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나 내면적 순결성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화자의 삶은 오로지 모란이 피는 순간만을 지향하며, 그것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의 자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자가 맞이한 봄은 지나가야 하는 봄이고, 봄이 지나가면 모란이 피어난 것에 대해 느끼는 환희도 사라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의 봄은 찬란하기만 한 봄이 아니라 슬픔의 봄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제시된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는 모순 형용은 이와 같은 환희와 그 소멸로 인한 슬픔이 한데 섞인 화자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 2023년 수능 특강 문제
 
 
 
[01~0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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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세 차디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골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          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              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나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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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1-0070]

 

01.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떠나간 대상에 대한 화자의 슬픔을 드러내고 있다.
② 공간의 이동에 따른 화자의 심리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③ 과거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화자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④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인한 화자의 체념적 정서를 나타내고 있다. 

⑤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화자의 현실 극복 의지를 부각하고 있다.

 

 

[22001-0071]
02. 이미지의 활용을 중심으로 (가)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푸른 산빛’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깨치고’라는 시어를 통해 부정함으로써 화자가 처한 상 황이 달라졌음을 나타내고 있다.
② ‘옛 맹세’의 ‘굳고 빛나든’ 이미지가 ‘차디찬’이라는 이미지로 전환됨으로써 화자와 ‘님’의 관계가 부정적으로 변화하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③ ‘향기로운’과 ‘꽃다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님’에 대한 화자의 예찬적 태 도를 드러내고 있다.
④ ‘새 희망’이라는 관념을 ‘들어부었습니다’에서 연상되는 역동적 이미지로 연결함으로써 현 실에 대응하는 화자의 태도를 형상화하고 있다.
⑤ ‘사랑의 노래’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님의 침묵’이라는 상반된 이미지와 병치함으로써 화 자가 느끼고 있는 회한의 정서를 형상화하고 있다.

 

 

[22001-0072]
03.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비유적 표현을 통해 화자가 느낀 허망함을 드러내고 있다.
② ㉡: 반어적 표현을 통해 화자가 처한 절망적 상황을 부각하고 있다.

③ ㉢: 접속어를 활용하여 화자의 인식이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④ ㉣: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여 화자가 느끼는 슬픔의 정서를 환기하고 있다.

⑤ ㉤: 의도적으로 어순을 도치시켜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있다.



[22001-0073]
04<보기>를 참고하여, (가)와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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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모두 대립적인 시어와 표현을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가)와 (나)의 화자는 모두 시적 대상으로 인해 촉발된 부정적 상 황에 처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상반된 의미의 시어와 표현을 통해 화자가 경험하고 있는 아픔을 형상화하기도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인식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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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의 화자가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면서도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는 것은 대립적 의미의 표현을 병치하여 상황에 대한 화자의 새로운 인식을 드러낸 것이군.
② (나)의 화자는 ‘모란’이 피는 아름다운 계절이었던 ‘봄’을 ‘모란’이 지는 슬픔의 계절로 인식 함으로써 화자가 경험하고 있는 부정적 상황을 형상화하고 있군.
③ (가)의 화자가 ‘염려’하는 행위와 (나)의 화자가 ‘삼백예순 날’ ‘우’는 행위는 모두 부정적 상황을 극복하려는 화자의 적극적 노력을 형상화한 것이군.
④ (가)의 화자는 ‘슬픔’이 ‘새 희망’으로, (나)의 화자는 ‘내 보람’이 ‘설움’으로 변화하는 경험을 통해 상황에 대한 화자의 인식 전환이 나타나고 있군.
⑤ (가)의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와 (나)의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는 모두 부정적 상황에 대한 화자의 극복 의지가 드러난 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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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제 : 이 소설은 1930년대에 시도되었던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작으로서, 소설 분야에서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형식을 통해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소설가 구보는 아무런 목적과 계획 없이 도시를 배회한다. 그의 손에는 노트 한 권이 들려 있는데, 그에게는 자기가 겪은 우연한 일상들을 노트에 적는 것이 유일한 할 일이다. 자신의 생활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그는 눈앞에 펼쳐지는 도시의 일상적 풍경과 군중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행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고민한다. 이러한 의식의 흐름을 통해 일제 강점하에서 돌파구가 없었던 지식인들의 고독과 도시인의 쓸쓸한 내면 풍경을 엿볼 수 있다.

 

2. 갈래중편 소설, 심리 소설, 모더니즘 소설

3. 성격관찰적, 심리적, 묘사적

4. 배경∶① 시간 - 1930년대의 어느 날 공간 - 서울의 거리

5. 시점전지적 작가 시점

6. 주제1930년대 소설가의 눈에 비친 도시의 일상사

 

7.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지식인 소설적 측면

작품의 중심 인물인 소설가 구보 씨는 작가 박태원의 분신으로도 볼 수 있다. 1930년대 지식인들의 허무주의와 냉소주의에 빠져 살아가는 모습을 작가는 소설가 구보 씨를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930년대의 시대 상황]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앓고 있는 식민지 시대의 도시인의 모습              황금광 시대 ․ 물질 만능주의 만연

                                                                                                        ↓

                                                                             당시의 세태에 대한 비판적 인식

                                                                                                        ↓

                                                                            1930년대 지식인(구보)의 고뇌

 

 

8. 전체 줄거리

 

 일정한 직업이 없이 글을 쓰며 근근이 살아가는 구보는 정오에 집을 나와 서울 거리를 배회하다가 자신의 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불안해 한다. 동대문행 전차 속에서 과거에 선을 본 여자를 발견하고 외면한 것을 후회한다. 고독을 피하기 위해 경성역을 찾아간 구보는 온정을 느낄 수 없는 차가운 사람들만 발견한다. 우연히 중학 시절 열등생이었던 동창이 예쁜 여자와 동행인 것을 보고 물질에 약한 여자의 허영심에 대해 생각한다. 다방에서 사회부 기자인 친구를 만나, 그가 돈 때문에 기사를 써야 한다는 사실에 연민을 느낀다. 친구와 술을 마시며 세상 사람을 정신병자로 규정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새벽 두 시 경, 구보는 종로 네거리에서 이제는 어머니를 위해 결혼도 하고 창작에 전념할 것을 다짐하며 집으로 향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소설의 일반적인 구성 방식을 따르지 않고 외출에서 귀가까지 서술자의 관찰과 심리 위주로 서술하고 있다.

 

9. 인물

 

구보26세의 미혼인 소설가로 작가의 분신으로 볼 수 있는 인물이다. 무능력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갖고 있지만, 지적 우월감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속물로 치부하기도 한다.

어머니무능력한 아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구보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를 갈망한다.

친구구보와 같은 지식인으로 구보의 생각에 동조하는 인물이다.

 

10.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서술상의 특징

이 작품은 소설가 구보가 정오에 집을 나와 새벽 2시경에 귀가하기가지의 하루 동안의 여정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그 경로는 서울 거리전차 안다방경성역 대합실다방서울 거리술집으로 그려지며 작중 화자의 관찰 내용과 심리가 서술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동 경로에 따라 구보의 다양한 사고가 전개되는데 장소와 사고의 필연적 연관성은 발견하기 어렵다. 즉 구보가 떠올리는 생각들은 필연성보다는 인물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기술되고 있는데 이는 모더니즘의 몽타주 기법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눈앞에 벌어진 장면을 노트에 적고 그것을 그대로 소설화하는 작가 특유의 창작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이를 고현학(考現學)’이라고 불렀는데, 이를 통해 소설을 쓰는 과정 자체를 소설의 주요 내용으로 삼게 된다.

 

11. 인물 분석 - ‘구보 씨

지식인 구보는 일본 유학을 다녀온 근대적 지식인이다.
인간 관계 형성의 소극성 연인 관계의 발전을 거부하는 등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대한 소극적 태도가 두드러진다.
신경 쇠약증 세속적 삶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있으며, 이는 육체적 고통으로 발전한다.
현실에 대한 부적응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에 대해 경멸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세속적 삶을 거부한다.
세계와 화해 추구하기 한편으로 의식, 무의식으로 세계에 대한 불편한 심리를 거부하며 화해를 꿈꾸게 된다.

 

12.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기법

의식의 흐름은 소설 속 인물의 의식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로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계속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연속되는 것이다. ‘의식의 흐름을 소재로 삼는 작가들은 인간의 실존이 외부로 나타난 것에서보다는, 정신과 정서의 연속적인 전개 과정에서 더 잘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내적 실존은 외부로 나타나는 것처럼 논리적조직적이지 않고 비논리적이며 파편들이 섞여 연속되어 있으며 이 파편들은 일상 체험의 연속성과 자유 연상 작용 때문에 연속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을 심리주의적 기준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자연히 인상, 회상, 기억, 반성, 사색과 같은 심적 경험이 소설의 주요 제재가 된다.

 

13. 이 작품도 함께 읽어 보자

박태원, ‘천변 풍경청계천 변에서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세태 소설로, 사람들의 외면 풍경을 마치 카메라로 찍듯이 묘사해 나간 작품이다.

이상, ‘날개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고뇌와 자의식 세계를 다룬 소설이며, ‘의식의 흐름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과 상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14. 생각해 볼 문제

이 소설의 주인공은 경성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근대 문명을 경험하고 있다. 주인공의 심리와 의식을 분 석해 보자.

(1) 공간의 이동에 따른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정리해 보자.

  종로 거리 백화점 전차 안
심리 변화 번화한 도시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적 피로와 육체적 고통을 느낌. 젊은 부부에 질투를 느끼다가 그들의 행복을 축복해 줌. 과거에 만났던 여자를 발견하고 인사하려고 하다가 결국 하지 못하고 후회함.

 

 

(2) 거리를 배회하는 주인공의 의식이 지닌 특징을 분석해 보고, 이를 그가 처해 있는 현실의 문제적 상황과 연관 지어 해석해 보자.

주인공은 현실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주변부적 존재로 일상적 행복감을 얻지 못한 채 고독감을 느끼고 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구보는 작가 자신의 호를 나타낸 것으로, 이를 통해 볼 때, 이른바예술가 주인공 소설또는 사소설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이처럼 소설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 웠을 때의 효과는 무엇인지 말해 보자.

 

20세기 초반 일본의 자연주의 운동 과정에서 생겨난 사소설은 작가가 작품 속 주인공으로서 자신을 드러내어 서술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작가의 내면 깊은 곳에 있던 생각을 일상의 경험 속에서 드러내며 파헤치는 소설 등을 가리킨다.

 

예술가의 내면 의식의 흐름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형식적 새로움에 대해 분석해 보자.

(1) 구성적 측면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거리를 배회하는 과정에 우연히 만나는 단편적인 사건과 기억, 의식 등을 파편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2) 시점의 측면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인물의 주관적 내면에 의해 제한된 시점이다.

(3) 서술 방식의 측면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의식의 흐름과 과거 회상 중심, 현재적 관찰과 판단 유보의 서술로 되어 있다.

 

 

15.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소설가 구보가 하루 동안 서울 거리를 배회하며 느끼는 내면의 식의 변화를 보여 주고 있는데, 서울 거리의 풍물이나 삶들의 모습이 잘 표현되고 있어서 세태 소설적 성격도 갖고 있다.

인물의 내면 의식이 단편적 사실들에 의해 두서없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사건이나 행위, 갈등은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작품에 사용된 의식의 흐름이나 몽타주 기법 등의 모더니즘 소설 기법들은 연관성 없는 내면 의식을 보여 주기 위한 효과적인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인 소설가 구보의 행동이나 의식의 흐름에는 목적이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들어있지 않은데, 이는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지식인 소설의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하겠다.

 

 

출처 : 2023학년도 수능 특강 문학 + 미래엔 문학 자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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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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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는 다시 밖으로 나오며, 자기는 어디 가 행복을 찾을까 생각한다. 발 가는 대로, 그는 어느 틈엔가 안 전지대에 가서서, 자기의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한 손의 단장과 또 한 손의 공책과 — 물론 구보는 거기에 서 행복을 찾을 수는 없다.
안전지대 위에, 사람들은 서서 전차를 기다린다. 그들에게, 행복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히, 갈 곳만은 가지고 있었다.
 전차가 왔다. 사람들은 내리고 또 탔다. 구보는 잠깐 머엉하니 그곳에 서 있었다. 그러나 자기와 더불어 그곳에 있던 온갖 사람들이 모두 저 차에 오른다 보았을 때, 그는 저 혼자 그곳에 남아 있는 것에, 외로움과 애달픔을 맛본다. 구보는, 움직인 전차에 뛰어올랐다.
㉠전차 안에서
구보는, 우선, 제 자리를 찾지 못한다. 하나 남았던 좌석은 그보다 바로 한 걸음 먼저 차에 오른 젊은 여인 에게 점령당했다. 구보는, 차장대(車掌臺) 가까운 한구석에 가 서서, 자기는 대체, 이 동대문행 차를 어디까 지 타고 가야 할 것인가를, 대체 어느 곳에 행복은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이제 이 차는 동대문을 돌아 경성운동장 앞으로 해서…… 구보는, 차장대, 운전대로 향한, 안으로 파아란 융을 받쳐 댄 창을 본다. 전차과(電車課)에서는 그곳에 뉴스를 게시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요사이 축구도 야구도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장충단으로, 청량리로, 혹은 성북동으로…… 그러나 요사이 구보는 교외를 즐기지 않는다. 그곳에는, 하 여튼 자연이 있었고, 한적이 있었다. 그리고 고독조차 그곳에는, 준비되어 있었다. 요사이, 구보는 고독을 두려워한다.
일찍이 그는 고독을 사랑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고독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심경의 바른 표현이 못 될 게다. 그는 결코 고독을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아니 도리어 그는 그것을 그지없이 무서워하였는지 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고독과 힘을 겨루어, 결코 그것을 이겨 내지 못하였다. 그런 때, 구보는 차라리 고 독에게 몸을 떠맡기어 버리고, 그리고, 스스로 자기는 고독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고 꾸며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표, 찍읍쇼— 차장이 그의 앞으로 왔다. 구보는 단장을 왼팔에 걸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러나 그가 그 속에서 다섯 닢의 동전을 골라내었을 때, 차는 종묘 앞에 서고, 그리고 차장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구보는 눈을 떨어뜨려, 손바닥 위의 다섯 닢 동전을 본다. 그것들은 공교롭게도 모두가 뒤집혀 있었다. 대 정 12년. 11년. 11년. 8년. 12년. 대정 54년— 구보는 그 숫자에서 어떤 한 개의 의미를 찾아내려 들었다. 그 러나 그것은 부질없는 일이었고, 그리고 또 설혹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적어 도 ‘행복’은 아니었을 게다.
(중략)
조그만 한 개의 기쁨을 찾아, 구보는 남대문을 안에서 밖으로 나가 보기로 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불어드는 바람도 없이, 양옆에 웅숭그리고 앉아 있는 서너 명의 지게꾼들의 그 모양이 맥없다.

 구보는 고독을 느끼고, 사람들 있는 곳으로, 약동하는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생각한다. 그는 눈앞의 경성역을 본다. 그곳에는 마땅히 인생이 있을 게다. 이 낡은 서울의 호흡과 또 감정이 있을 게다. 도 회의 소설가는 모름지기 이 도회의 항구(港口)와 친하여야 한다. 그러나 물론 그러한 직업의식은 어떻든 좋 았다. 다만 구보는 고독을 ㉡삼등 대합실 군중 속에 피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오히려 고독은 그곳에 있었다. 구보가 한옆에 끼어 앉을 수도 없게시리 사람들은 그곳에 빽빽하게 모여 있어도, 그들의 누구에게서도 인간 본래의 온정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네들은 거의 옆의 사람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네는 일도 없이, 오직 자기네들 사무에 바빴고, 그리고 간혹 말을 건네도, 그것은 자기네가 타 고 갈 열차의 시각이나 그러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네들의 동료가 아닌 사람에게 그네들은 변소에 다녀 올 동안의 그네들 짐을 부탁하는 일조차 없었다. 남을 결코 믿지 않는 그네들의 눈은 보기에 딱하고 또 가엾 었다.
구보는 한구석에 가 서서, 그의 앞에 앉아 있는 노파를 본다. 그는 뉘 집에 드난을 살다가 이제 늙고 또 쇠 잔한 몸을 이끌어, 결코 넉넉하지 못한 어느 시골, 딸네 집이라도 찾아가는지 모른다. 이미 굳어 버린 그의 안면 근육은 어떠한 다행한 일에도 펴질 턱 없고, 그리고 그의 몽롱한 두 눈은 비록 그의 딸의 그지없는 효 양(孝養)을 가지고도 감동시킬 수 없을지 모른다. 노파 옆에 앉은 중년의 시골 신사는 그의 시골서 조그만 백화점을 경영하고 있을 게다. 그의 점포에는 마땅히 주단포목도 있고, 일용 잡화도 있고, 또 흔히 쓰이는 약품도 갖추어 있을 게다. 그는 이제 그의 옆에 놓인 물품을 들고 자랑스러이 차에 오를 게다. 구보는 그 시 골 신사가 노파와 사이에 되도록 간격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리고 그를 업신여겼다. 만약 그에게 얕은 지혜와 또 약간의 용기를 주면 그는 삼등 승차권을 주머니 속에 간수하고 일, 이등 대합실에 오 만하게 자리 잡고 앉을 게다.
문득 구보는 그의 얼굴에서 부종(浮腫)을 발견하고 그의 앞을 떠났다. 신장염. 그뿐 아니라, 구보는 자기 자신의 만성 위 확장(胃擴張)을 새삼스러이 생각해 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구보가 매점 옆에까지 갔었을 때, 그는 그곳에서도 역시 병자를 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40여 세의 노동자. 전경부(前頸部)의 광범 한 팽륭(澎隆). 돌출한 안구. 또 손의 경미한 진동. 분명한 바세도씨병. 그것은 누구에게든 결코 깨끗한 느 낌을 주지는 못한다. 그의 좌우에는 좌석이 비어 있어도 사람들은 그곳에 앉으려 들지 않는다. 뿐만 아니 라, 그에게서 두 칸통 떨어진 곳에 있던 아이 업은 젊은 아낙네가 그의 바스켓 속에서 꺼내다 잘못하여 시멘 트 바닥에 떨어뜨린 한 개의 복숭아가 굴러 병자의 발 앞에까지 왔을 때, 여인은 그것을 쫓아와 집기를 단념 하기조차 하였다.
구보는 이 조그만 사건에 문득, 흥미를 느끼고, 그리고 그의 ‘대학 노트’를 펴 들었다. 그러나 그가 문 옆 에 기대어 섰는 캡 쓰고 린네르 쓰메에리 양복 입은 사내의, 그 온갖 사람에게 의혹을 갖는 두 눈을 발견하 였을 때, 구보는 또다시 우울 속에 그곳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

 
                                                                                                                                      - 박태원,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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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공간의 이동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② 장면에 따라 서술자를 달리하여 사건을 다각도로 전달하고 있다. 

③ 이야기 외부의 서술자가 전지적 시점으로 갈등 상황을 부각하고 있다. 

④ 객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과거 사건의 비현실적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의 초점을 다양한 인물로 옮겨 가며 사건의 원인을 조명하고 있다.


[22001-0149]
02. ㉠과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과 ㉡ 모두 구보가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다. 

② ㉠과 ㉡ 모두 구보가 고독을 피하기 위하여 찾아든 공간이다. 

③ ㉠과 ㉡ 모두 구보가 목적 없이 방황하는 군중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④ ㉠은 구보가 과거의 잘못을 성찰하게 하는, ㉡은 구보가 미래의 의지를 다지는 공간이다.
⑤ ㉠은 구보가 배회를 시작하게 되는, ㉡은 구보가 배회를 끝마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공 간이다.

 

 

[22001-0150]
03.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근대화되어 가는 도시 속에서 집단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개인의 불안 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보의 거리 산책은 ‘자기는 어디 가 행복을 찾을까?’라 는 생각에서 출발하는데, 구보의 행복 찾기는 외부의 질서와 조화 속으로 편입되려는 노력이자 자 기반성을 통한 자아 찾기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보는 도시의 근대적 삶에서 인간 적인 온정을 찾을 수 없음을 인식하게 되고, 이로 인한 불안 의식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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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저 혼자 그곳에 남아 있’게 되자 ‘움직인 전차에 뛰어’오르는 구보의 행동은 집단으로부터 소외되리라는 불안 의식을 해소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군.
② ‘스스로 자기는 고독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고 꾸며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라는 구보 의 생각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자아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군.
③ ‘거의 옆의 사람에게 한마디 말을 건네는 일도 없이, 오직 자기네들 사무에 바’쁜 군중의 모 습은 근대화되어 가는 도시에서의 삶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겠군.
④ ‘그의 얼굴에서 부종을 발견’한 후 ‘자신의 만성 위 확장’을 떠올리는 구보의 모습은 외부의 질서와 조화 속으로 편입되는 고통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군.
⑤ ‘병자의 발 앞에까지’ 굴러 온 ‘복숭아’를 집기 단념하는 젊은 아낙네의 모습은 인간적인 온 정을 찾을 수 없음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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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의 기능과 원리

(2) 문학의 내용과 형식

 

 작가는 자신의 의도에 따라 문학적 요소를 조화롭게 배열하여 작품을 창작하는데, 이 문학적 요소가 바로 '내용'과 '형식'입니다. 작가는 내용과 형식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어부사시사>는 시조의 규범에 따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흥취를 윤선도가 표현하였지만, 어부의 삶과 사계절의 실감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여음구를 넣고 40수에 이르는 연시조로 구성하여 형식을 변화시켰습니다. 이때 여음구는 어부가 계열 작품의 전통을 이은 것입니다. 이렇게 <어부사시사>의 내용과 형식은 분리된 것이 아니며,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처럼 문학 작품에서 내용과 형식이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면, 각각의 작품에서 내용과 형식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지 따져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품 감상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작가가 자기 생각을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적절한 언어 형식을 선택했는지, 문화적·관습적으로 형성된 갈래의 일반적인 규칙을 적절히 변형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때에 따라서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는 것 자체가 작가의 주제 의식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 관점에서 <소설가 구보 씨의일일>이나 <청노로>를 감상하면 보다 풍부한 작품 해석이 가능해 집니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윤선도)

 

핵심 정리

 

 이 작품은 어부의 생활과 경치를 읊은 연시조로,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흥과 정취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경치 속에서 보여 주는 작품이다.

 

*갈래 : 연시조(춘하추동 각 10수씩 전 40)
*성격 : 풍류적, 전원적, 자연 친화적
*제재 : 자연에서의 어부 생활
*주제 : 자연 속에서 한가롭게 살아가는 어부 생활의 여유와 흥취
*특징
초장과 중장, 중장과 종장 사이에 고려 가요처럼 여음(후렴구)이 있음.
대구법, 반복법, 원근법, 의성어의 사용 등 다양한 표현법을 사용함.
*연대 : 조선 효종
*출전 : “고산유고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고려 때부터 전하여 온 어부사(漁父詞)’를 조선 중종 때 이현보가 9장으로 개작한 후 이를 다시 윤선도가 여음(후렴구)을 넣어 창작한 것으로, 연장체 형식의 연시조이다. 각 수에서 여음(후렴구)을 빼고 보면 각기 초장, 중장, 종장 형태의 36구 평시조 형식을 지니게 된다.
작가가 65세 때 전남 보길도에 은거하며 지은 이 작품은 계절마다 펼쳐지는 어촌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부 생활의 흥취를 담아 한 계절당 10수씩 읊고 마지막에 어부사시사 여음이라고 하여 만흥漫興 ; ‘산중신곡(山中新曲)’ 중 여섯 수1수를 덧붙였다. 각 계절의 10수는 출항에서 귀항까지 어부의 하루 일과를 시간 순서로 읊은 것인데, 세속을 벗어나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삶의 경지를 격조 높고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었으며 대구법, 원근법, 시간의 추이에 따른 시상 전개의 조화 등 표현 기교도 뛰어나서 우리 시조 문학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작품 연구실

 

어부사시사의 여음(餘音)

*초장과 중장 사이의 여음 - 출항에서 귀항까지의 과정
각 계절의 10수마다 출항에서 귀항까지의 과정을 정연하게 보여 주는 여음으로, 작품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중장과 종장 사이의 여음(후렴구)지국총(至菊悤) 지국총(至菊悤) 어사와(於思臥)’어부사시사의 전편(全篇)에 걸쳐 일정하게 나타난다. 이는 노 젓는 소리와 노 저을 때 외치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시상 전개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강호에서 느끼는 흥취를 북돋으며 평시조의 단조로운 흐름에 변화를 준다.

 

고산 윤선도의 자연 친화적인 삶

 

 이 작품의 화자는 고기잡이를 생업으로 하는 어부(漁夫)’가 아니라 취미와 풍류로 한가하게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漁父)’, 가어옹(假漁翁)’으로서 낭만적인 풍류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현실 정치의 혼탁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면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했던 작가의 현실관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 윤선도(尹善道, 1587 ~ 1671)

호는 고산(孤山). 당쟁의 와중에서 여러 차례 유배 생활을 하였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는 작품을 창작하였고 어부사시사등 많은 시조를 써, 조선 시대 3대 가인(三大歌人)의 한 사람으로 불린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윤선도) 함께 읽어보기

병산육곡’, 권구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감회를 노래한 작품

조선 후기의 학자 권구의 연시조로 총 6수로 되어 있다. 권구는 일찍이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전념하였는데, 이 작품은 그가 은거하던 경상북도 안동의 병산(屛山)을 배경으로 하여 지어졌다. ‘백구로 벗을 삼아자연 속에서 안분지족하며 살아가는 모습과 세간 소식을 멀리하는 모습이 주를 이루며, ‘보리밥 파 생채등 소박한 음식을 즐기는 모습이 어부사시사의 화자와 유사하다. 그러나 두견이’, ‘외로운 봉황등에 비추어 현실적인 미련과 집착이 보이는 것은 어부사시사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엔 수록 부분

 

춘사(春詞) 1

<원문>

압개(앞 포구에)예 안개 것고 뒫뫼회 비췬다.

떠라(배를 띄워라) 떠라

밤믈(썰물)은 거의 디고 낟믈(밀물)이 미러온다.

󰀥 어기여차외치는 소리의 의성어로 뱃노래의 여음

至菊悤(지국총) 至菊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 닿을 감을 때 찌그덕나는 소리의 의성어로 뱃노래의 여음

江村(강촌) 온갖 고지 먼 비치 더옥 됴타.

 

<해석>

앞 포구에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 해가 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썰물은 거의 빠지고 밀물이 밀려온다.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강 마을의 온갖 꽃들이 먼 빛으로 바라보니 더욱 좋구나.

강 마을의 봄 풍경

 

 

하사(夏詞) 2

<원문>

년닙희 밥 싸두고(연잎으로 밥을 싸고) 반찬으란 장만 마라.

닫 드러라 닫 드러라(닻 올려라)

靑蒻笠(청약립-푸른 갈대로 만든 삿갓)은 써잇노라 綠蓑衣(녹사의-짚이나 풀 따위로 엮어 만든 재래식 비옷(도롱이)) 가져오냐.

至菊悤(지국총) 至菊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無心(무심)白鷗(백구)내 좃가 제 좃.

<해석>

연잎에 밥을 싸고 반찬은 준비하지 마라.

닻 올려라 닻 올려라.

삿갓은 이미 쓰고 있노라. 도롱이를 가져 오느냐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무심한 갈매기는 내가 저를 좇아가는가, 제가 나를 좇아오는가.

배 위에서 흥취

 

 

추사(秋詞) 2

<원문>

水國(수국-물이 많은 강촌)히 드니 고기마다 져 읻다.

닫 드러라 닫 드러라

萬頃澄波(만경징파-한없이 넓은 바다나 호수의 푸른 물결)의 슬(실컷) 容與(용여-느긋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놀자).

至菊悤(지국총) 至菊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人間(인간)을 도라보니 머도록 더옥 됴타.

 

<해석>

수국에 가을이 되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닻 올려라 닻 올려라.

넓고 맑은 물에서 마음껏 놀아 보자.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인간 세상을 돌아다보니 멀수록 더욱 좋구나.

속세를 떠난 즐거움

 

동사(冬詞) 4

 

<원문>

간밤의 눈갠 ()景物(경물-철을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경치)이 달랃고야.

이어라 이어라(노를 저어라)

 

압히萬頃琉璃(만경 유리-넓고 맑은 바다 ) 뒤희天疊玉山(천첩 옥산-겹겹이 둘어 있는 눈 덮인 산)

至菊悤(지국총) 至菊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仙界(선계-신선이 사는 곳)ㄴ가 佛界(불계)ㄴ가 人間(인간-서방 정토)이 아니로다.

<해석>

지난 밤 눈이 갠 후에 경치가 달라졌구나.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앞에는 맑은 바다, 뒤에는 겹겹이 둘러 있는 흰 산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선계인지 불계인지 속세는 아니로다.

눈 덮인 강촌의 아름다움

 

모의고사 점검하기 

[2016년 고3 10월 모의고사]

 

[43 ~ 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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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자연을 소재로 한 시조 작품들은 조선 시대 사대부들에 의해 창작된 시조 문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대부들은 이 들 시조를 통해 자연과 현실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었 다. 이들에게 있어 자연은 질서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움의 공 간이자 완상의 대상이었다. 또한 자연은 영원불변한 우주 만물 의 보편타당한 이치이자 인간이 지향해야 할 대상으로서의 천 리(天理)가 구현된 관념적 공간이었다. 따라서 자연의 본성을 궁구하는 것은 이를 통해 자연에서 발견한 천리를 인간의 현 실에서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자연을 소재로 한 사대부 들의 시조는 이러한 노력을 형상화한 결과 할 수 있다.
      [A] 청산(靑山) 엇뎨야 만고(萬古)애 프르르며
           유수(流水) 엇뎨야 주야(晝夜)애 긋디 아니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호리라 
                                                                                       -이황, 「 도산십이곡 」 <후 5> -
 위 시조에는 자연에 구현된 천리가 곧 인간이 추구해야 할 보편타당한 이치라고 보는 시각과 함께, 자연을 닮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현실에서도 천리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인 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현실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이러한 긍 정적  인식은  자연을  소재로  한  16세기  사대부들의  시조에서 빈번히 드러나는데, 이는 무수한 좌절을 겪은 끝에 도덕적, 이념적 정당성을 내세워 현실 정치를 주도하게 되었던 당대 사대부들의 낙관적 전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17세기에 들어 사대부들은 당쟁과 외적의 침략으로 혼란스러워진 현실에서 성리학적 이념과 도덕의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다. 이 시기 사대부들의 시조 에서  자연은  여전히  천리가  구현되어  있으며  질서와  조화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간주되었지만,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먼 혼 탁함과 부조리의 공간으로 여겨졌다. 이들 시조에서 화자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에 몰입하고 그 흥취를 즐긴다. 그러는 가 운데 이와는 동떨어진 현실에 대한 거리감과 안타까움을 표현 하기도 한다. 윤선도의 「 어부사시사 」에서도 이러한 양상을 확 인할 수 있다. 

 

(나)
압개예 안 것고 뒫뫼희  비췬다   떠라 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 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 온갓 고지 먼 빗치 더옥 됴타          <춘 1> 

 

우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 두어 집이  속의 나락 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뛰노다             <춘 4> 

 

 

긴 날이 져므 줄 흥(興)에 미쳐 모도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대 두드리고 수조가(水調歌) 블러 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성 중에 만고심(萬古心)*을 긔 뉘 알고        <하 6> 수국(水國)에 히 드니 고기마다 져 읻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만경 징파(萬頃澄波)에 슬지 용여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人間)을 도라보니 머도록 더욱 됴타          <추 2>
                                                                                                    – 윤선도, 「 어부사시사 」 -
* 애내성 중에 만고심 : 주자의 ‘무이구곡가’ 중 한 구절을 인용한 것으 로, ‘사공의 뱃노래에 드러난 세상 만고의 근심’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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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17세기  사대부들의  시조에서  나타나는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들이 당시 경험한 현실의 혼란이 반영된 것이다. 
② 이전 시기의 시조와 달리 17세기 사대부들의 시조에서는 천 리와 자연이 상호 대립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③ 현실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16세기 사대부들의 낙관적 전망 은 이들에 의해 창작된 시조의 내용에 영향을 주었다. 
④ 16세기와 17세기 사대부들의 시조에는 자연을 관념적 공간 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나 있다. 
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시조를 통해 자연과 현실의 관계에 대 한 인식을 드러내었다. 

 

44. (가)의 맥락에서 [A]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청산’, ‘유수’는 모두 인간이 지향해야 할 대상으로서의 천리 를 연상시키는 소재라 할 수 있다. 
② ‘만고에 프르르며’, ‘주야애 긋디 아니고’는 ‘청산’과 ‘유수’ 를 통해 드러난 보편타당한 이치의 속성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초, 중장은 인간의 현실에서 천리를 구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에 대한 한탄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종장에서 ‘청산’과 ‘유수’의 속성을 ‘우리’와 관련된 것으로 재 진술한 것은, 자연에 구현된 천리를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이 치로 보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종장은 자연을 닮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현실 속에서 천리를 구현하고자 하는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45. (가)를 바탕으로 하여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① <춘 1>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교차하는 ‘안’와 ‘’, ‘밤 믈’과 ‘낟믈’은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군. 
② <춘 4>에서 ‘어촌 두어 집’은 ‘벅구기’와 ‘버들숩’이 어우러 진 가운데 ‘온갇 고기 뛰노’는 자연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면 서 현실의 혼탁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군. 
③ <하  6>에서  ‘만고심’이란  어부  생활의  풍류를  즐기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을 떠올리고 안타까워하는 화자의 내면을 가 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군.  
④ <추 2>에서 ‘만경 징파에 슬지 용여쟈’는 화자의 말은  자연에 몰입하여 흥취를 즐기고자 하는 태도를 드러낸 것으 로 볼 수 있군. 
⑤ <추  2>에서  ‘머도록  더욱  됴타’는  것은  ‘인간’으로  제시된 현실의  부조리함에  대한  화자의  거리감을  반영한  표현으로 볼 수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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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하늘과 땅은 어질지가 않다[天地不仁]는 말이 있다. 온갖 생물을 낳고 기르면서도 그 생물들 가운데 어느 것을 편들거나 어느 것을 떼치거나 하지 않고 자연에 그대로 맡긴다는 뜻이다. 서양의 한 자연주의 작가 역시 자연은 인간의 운명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큰 잉어가 어린 붕어를 먹고, 큰 붕어가 어린 피라미를 먹고, 큰 피라미가 어린 송사리를 먹고, 큰 송사리가 어린 생이를 먹고 살더라도 말리지 않으며, 넓고 넓은 바닷가의 오막살이집에서 늙은 아비가 고기잡이를 하며 철모르는 딸과 함께 살다가 배가 뒤집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모르쇠를 댄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연스럽다라는 말처럼 매몰스럽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말도 드물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은 인간의 힘을 더하지 않은 채 우주 사이에 저절로 된 그대로 그냥 있는 것이 제 본성이기 때문이다.

 

 아무 데나 나는 풀도 이름이 없는 풀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농부는 저마다 논밭에 심고 가꾸는 것이 아닌 것은 죄다 잡풀이라고 한다. 자기에게 필요할 때는 나물도 되고 화초도 되고 약초도 되고 목초도 되고 거름도 되고 하는 풀도 필요가 없을 때는 잡풀이 되는 것이다. 잡풀로 그치는 것만도 아니다. 논밭에 나서 서로가 살려고 작물과 경쟁을 할 때는 여지없이 농부으 원수가 되어 낫에 베이거나 호미에 뽑히거나 농약에 마르거나 하여 덧없이 죽어 가기 마련이다. 논밭의 작물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에 자란다는 말을 들을 때 잡풀의 서러움은 그 무엇에 견주어 말한대도 성에 찰 리가 없을 터이다.

 

 나는 장마 전에 시골집에 가서 고추밭과 집터서리에 뒤덮인 잡풀을 이틀에 걸쳐서 뽑고 베고 하였다. 장마가 지면 고추밭이 풀밭이 되고 울안의 빗물도 빠지지 않아서 나간 집이나 다름이 없어질 터이기 때문이었다. 풀을 뽑고 베는 동안에 팔과 다리에 풀독이 올랐다. 뽑히고 베일 때 성이 난 풀잎에 팔과 다리가 긁히더니 이윽고 벌겋게 부르트면서 옻이나 옴이 오른 것처럼 가볍고 따갑고 쓰라려서 안절부절못하게 된 거였다.

 

 약국에서는 접촉성 피부염이라면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주었지만, 열흘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도 가라않지 않았다. 누구는 병원의 주사 한 방이면 직방으로 나을 텐데 미련을 떤다고 흉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도록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한갓 잡풀일망정 뽑히고 베일 때 왜 느낌이 없을 수 있겠는가. 느낌이 있다면 왜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자연스럽다는 것은 본디 인간의 뜻과 무관한 것이 아니었던가. 풀독은 근 달포나 되어서야 자연스럽게 가라앉았다.

 

떼치다 어떤 생각이 정() 따위를 딱 끊어 버리다.

생이 새뱅잇과의 민물 새우.

모르쇠 아는 것이나 모르는 것이나 다 모른다고 잡아 떼는 것

집터서리 집의 바깥 언저리.

울안 울타리를 둘러친 안.

옴진드기가 기생하여 일으키는 전염 피부병.

직방 어떤 결과나 효과가 지체없이 곧바로 나타나는 일.

달포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핵심 정리

 

1. 갈래 - 현대 수필

2. 성격 - 사색적, 교훈적

3. 제재 - 풀독이 오른 경험

4. 주제 -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한 비판과 반성

5. 구성 

    처음 - 자연은 우주 사이에 저절로 된 그대로 그냥 있는 것이 본성임.

    중간 - '나'는 풀독이 올라서 고통스러웠지만 병원을 찾지 않음.

    끝 - 병원에 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의 풀독이 가라앉음. 

6. 특징 

    - 글쓴이의 경험을 통해 인식의 변화를 드러냄

    - 자연의 본성과 관련된 말을 인용하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함. 

7. 작품 감상

 

 이 작품은 풀독이 올라 고생했던 글쓴이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을 담은 수필이다. 글쓴이는 작고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잡풀'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성찰하면서 인간 중심적인 가치관을 비판하고,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글쓴이의 이러한 인식과 태도는, 독자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과 사회에 대해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정립할 수 있다. 

 

8. 이문구(1941-2003)

  소설가. 호는 (명천). 1966년 <현대문학>에 '백결'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충청도 지역어를 기반으로 향토적이고 독특한 문체를 구사하였으며, 주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소외되어 가는 농촌 민중들의 삶을 조명하였다. 연작 소설에서 (傳)의 양식을 차용하면서 전통적이면서도 주체적인 형식을 선보였으며, 무분별한 근대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녹여 낸  작품을 남겼다. 주요 작품으로 「우리 동네」, 「관촌 수필」, 「유자소전」 등이 있다.

           

  출처 : 미래엔 교과서 자습서

 

 

 

문제 맛보기

 

1. 이 작품의 서술상의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식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② '농부'와 '나'의 관점을 대조적으로 제시하여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③ 자연의 본성과 관련된 말을 인용하여 자연에 대한 인식을 제시하고 있다.

④ 기존의 통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연을 바라보는 두 관점을 절충하고 있다.

⑤ 크고 강한 것에서부터 점차 작고 약한 것으로 표현하는 점강법을 활용하여 자연의 본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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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의 기능과 원리

(1) 문학의 본질

 

  대단원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1단원은 문학이란 무엇이고, 문학의 기능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문학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문학을 읽는 것일까?

 

 교과서에서는 문학의 본질은 문학이 우리 삶에서 지니는 다양한 기능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문학 작품이 정서적으로 위안을 주거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거나, 자신과 자신이 속한 세계를 잘 알게 하고 성잘을 하게 하고, 삶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문학의 기능으로 말한다면 문학은 정서적·미적 기능, 인식적 기능, 윤리적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미적 기능은 문학이 우리를 정서적·미적으로 고양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문학 작품에 나타난 아름답고도 탁월한 언어 표현을 보며 우리는 정서적으로나 미적으로 그 이전에 경험하지 못하였던 감동과 즐거움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배를 매며'를 감상하며 미적 기능을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인식적 기능은 문학이 우리 자신과 자신이 속한 세계를 더욱 잘 이해하고 성찰하게 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평소에 잘 생각하지 않았던자신의 문제나 자신이 속한 사회의 상황을 거리를 두고 보며 이해하고성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난 풀잎'을 감상하며 인식적 기능을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윤리적 기능은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삶이 지닌 가치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기능을 말합니다. 문학 작품을 통해서 자신이 왜 사는지, 이렇게 사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인지 등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성난 풀잎'을 감상하며 윤리적 기능을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배를 매며 장석남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등 뒤로 털썩

밧줄(사랑, 인연)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사랑하는 사람과 인연을 맺게 됨(사랑의 시작))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사랑의 대상는 멀리서부터 닿는다사랑하는 사람이 다가오는 과정

 

1: 배를 매어 본 경험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사랑이 시작되는 공간/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공간)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갑작스럽고 우연하게 시작되는 사랑)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운명적임

배를 매게 되는 것[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사랑(사랑의 불가항력성)]

 

2: 갑자기 던져진 밧줄로 배를 매듯 갑자기 찾아오는 사랑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사랑하는 사람)을 둘러싼 세계)함께

떠 있는 배

 

3: 배를 둘러싼 세계의 발견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사라을 둘러싼 세계까지 함께 받아들이게 됨)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둘러싼 환경, 사물, 시간 등을 함께 공유하는 것임.)

4: 배를 통해 깨달은 사랑의 본질

 

(애정, 관심)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설렘, 떨림

온종일을 떠 있다.사랑의 감정으로 들떠 있는 상태(사랑에 빠진 설렘과 행복)

 

5: 배를 통해 확인한 사랑의 모습

 

 

핵심 정리

 

1. 갈래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 서정적, 사색적, 비유적

3. 주제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과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

4. 특징

- 배를 매는 일에 빗대어 사랑의 속성을 표현함.

- 유추를 통해 시상을 전개함

 

5.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밧줄을 잡아다 매를 매는 일에 빗대어 사랑과 인연의 의미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즉 표면적으로는 배를 밧줄로 매는 일을 노래하고 있지만, 이면적으로는 사랑의 본질을 사색하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사랑이란 갑자기 날아든 밧줄을 잡아 배를 매는 것처럼 예기치 못한 순 간에 저항할 수 없이 시작되며, 배를 맬 때 배를 둘러싼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지듯이 사랑 또 한 사랑하는 이를 둘러싼 세계까지 함께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시인은 사랑이라는 추상적 관념을 라는 구체적 사물을 통해 형상화함으로써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에 대한 공감을 불 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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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산그늘 내린 밭 귀퉁이에서 할머니와 참깨를 턴다.      

        보아하니 할머니는 슬슬 막대기질을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젊은 나는      

        한 번을 내리치는 데도 힘을 더한다.
        세상사(世上事)에는 흔히 맛보기가 어려운 쾌감이      

        참깨를 털어 대는 일엔 희한하게 있는 것 같다. 

        한 번을 내리쳐도 셀 수 없이
        솨아솨아 쏟아지는 무수한 흰 알맹이들
        도시(都市)에서 십 년을 가차이 살아 본 나로선      

        기가 막히게 신나는 일인지라
        휘파람을 불어 가며 몇 다발이고 연이어 털어 댄다.      

        사람도 아무 곳에나 한 번만 기분 좋게 내려치면      

        참깨처럼 솨아솨아 쏟아지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정신없이 털다가    

        “아가, 모가지까지 털어져선 안 되느니라.”
        할머니의 가엾어하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
                                                                                               - 김준태, 「참깨를 털면서」

 

(나)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을 떠 있다
                                                                                              - 장석남, 「배를 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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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1-0096]
01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공간의 이동에 따라 변화하는 화자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다. 

②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자기반성적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③ 의인법을 사용하여 현실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④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여 시적 상황을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다. 

⑤ 대조되는 삶의 자세를 지닌 인물을 통해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있다.



[22001-0097]
02<보기>의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선 생 님 : 문학은 생각이나 정서와 같은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형상화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따라서 문학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글로 형상화된 대상의 의미를 파악한 후에 이를 바탕 으로 작가가 표현하려 한 추상적 관념을 유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와 (나)는 모두 인물의 구체적 행위를 통해 주제 의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에서는 할머니와 화자가 참깨를 터는 행위를 통해 바람직한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 표현하려 하였습니다. (나)에서는 배를 매는 행위를 통해 사랑의 본질과 속성을 드러내려 하였습니다. 그러면 각 작품을 통해 작가가 나타내려는 추상적 관념이 무엇인지 말해 볼까요?

--------------------------------------------------------------------------------------------------
① (가)에서 ‘세상사에는 흔히 맛보기가 어려운 쾌감’이 있다며 힘을 주어 참깨를 내려친다는 것 은, 적은 노력으로 큰 성취를 얻었을 때의 기쁨을 느끼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② (가)에서 ‘모가지까지 털어져선 안’ 된다며 할머니가 ‘나’를 꾸중하는 것은, 모든 일을 행할 때에는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깨달음을 전달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③ (나)에서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 등 뒤로’ 날아온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는 것은, 사랑이 예기치 못하게 갑자기 시작된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어요.
④ (나)에서 ‘배가 들어와 / 던져지는 밧줄을 받’아 ‘어찌할 수 없이 / 배를 매게’ 된다는 것은, 사랑은 운명처럼 불가항력적 성격을 지녔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⑤ (나)에서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라는 것은, 사 랑을 하면 상대방을 제외한 다른 존재들은 무의미하게 여겨진다는 점을 보여 주려고 한 것 으로 볼 수 있어요.

 

03(가), (나)의 시어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에서 ‘젊은’은 할머니의 너그러운 사랑을 수용하지 못하는 ‘나’의 처지를 부각한다. 

② (가)에서 ‘연이어’는 ‘한 번’으로 표현되는 화자의 성급한 태도가 변화했음을 나타낸다. 

③ (나)에서 ‘천천히’는 ‘조용히’와 더불어 새로운 만남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감을 표출한다. 

④ (나)에서 ‘호젓한’은 ‘우연히’ 시작된 사랑을 필연으로 만들 수 있다는 낙관적 자세를 나타낸다. 

⑤ (나)에서 ‘온종일’은 ‘울렁이며’로 표현되어 있는 사랑의 감정이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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