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별산대(楊州別山臺)놀이 비상() 수록 부분

 

말뚝이 : 내가 다름이 아니라 우리 댁 샌님, 서방님, 도령님 모시고 과거를 보러 가는 산대굿 구경을 하다가 해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의막(依幕)을 못 정했다우.

쇠뚝이 : 염려 마라, 정해 주마.

(삼현을 청하여 까끼걸음으로 장내를 돌다가 의막을 정하여 놓고서 말뚝이의 얼굴을 탁 친다. 삼현 중지.)

! 의막을 정해 놓고 왔다. 혹시 그놈들이 담배질을 하더라도 아래윗간은 분명해야 하 지 않겠느냐.

말뚝이 : 영락없지!

쇠뚝이 : 그래서 말뚝을 뺑뺑 돌려서 박고 띠를 두르고 문은 하늘로 냈다.

말뚝이 : 그것 고래당 같은 기와집이로구나.

쇠뚝이 : 영락없지!

<중략>

 

말뚝이 : 저기들 있으니 들어 모시자.

(타령조. 까끼걸음으로 샌님 일행을 돼지 몰아넣듯 채찍질을 하면서 두두한다. 삼현 중지.)

샌 님 : 말뚝아!

말뚝이 : -!

샌 님 : 이 의막을 누가 정했느냐?

말뚝이 : 아는 친구 쇠뚝이가 정해 주었소. (쇠뚝이 앞에 가서) ! 우리 댁 샌님의 의막을 누가 정했느냐 하기에 네가 정했다고 했다. 그러하니 우리 댁 샌님을 한번 뵈어라.

쇠뚝이 : 내가 그러한 양반을 왜 뵈느냐?

말뚝이 : 너 그렇지 않다. 이 다음 우리 댁 샌님이 벼슬이라도 하면 너 괜찮다! 혹시 청편지(請片紙) 한장 쓰더라도 괜찮다.

쇠뚝이 : 그러면 네 말대로 뵙고 오마. 쳐라!

(양반 일행을 뵈러 간다. 까끼걸음으로 샌님 일행의 앞뒤를 보고서 말뚝이 앞에 와서 얼굴을 탁 친다. 삼현 중지.)

말뚝이 : 보고 왔느냐?

쇠뚝이 : 내가 샌님 일행을 뵈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들이냐. 한량의 자식들이지.

말뚝이 : 그렇지 않다. 분명한 양반이시다.

쇠뚝이 : 내가 뵈니 샌님이란 작자는 도포는 입었으나 전대(戰帶) 띠로 매고 두부 보자기로 쓰고 화선(花扇)을 들었으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이냐? 바닥의 아들놈이지.

말뚝이 : ! 그렇지 않다. 그 댁이 빈난(貧難)해서 세물전(貰物廛)에서 의복을 세를 내 얻어 입고 와서 구색이 맞지 않아 그러하다!

 

 

 

핵심 정리

 

1. 갈래 민속극, 가면극

2. 성격 비판적, 풍자적, 해학적

3. 제재 양반의 의막 정하기

4. 주제 무능력하고 어리석은 양반에 대한 조롱과 비판

5. 특징

- 익살스럽고 과장된 표현이 사용됨.

- 비속한 일상어와 한자 성어 등이 혼재됨.

 

 

 

출처 : 비상() 문학 자습서

 

https://youtu.be/9OpkKW7K2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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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전(비상 문학 수록 부분)

 

"양반이라는게 겨우 요것뿐이란 말이오? 양반은 신선이나 다름없다더니 정말 요것뿐이라면 그 많은 곡식만 축낸 것이 억울하오. 아무쪼록 좋은 쪽으로 잘 좀 고쳐 주시오."

 

군수는 부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미 만들어진 증서를 내버리고 다시 고쳐 쓰기 시작하였다.

 

 

하늘이 백성을 낼 때 네 가지(사농공상士農工商)로 구분하였느니라. 이 가운데 가장 으뜸 가는 것이 선비요 곧 양반이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느니라. 양반은 몸소 농사짓지 않고 장사도 하지 않으며, 조금만 글을 읽으면 크게는 문과에 급제하고 작게는 진사가 되느니라. 문과에 급제하게 되면 홍패(합격증)를 받는데 그 길이는 비록 두 자밖에 안되지만 이것만 받게 되면 백 가지를 두루 갖추게 되니 돈 자루나 다름없는 것이니라. 진사가 나이 서른에 첫 벼슬을 하더라도 오히려 늦은 것이 아니니 이름 높은 음관(과거를 거치지 않고 조상의 덕으로 얻는 벼슬)이 될 수 있느니라. 게다가 남인에게 잘만 보이면 큰 고을 수령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니 귓바퀴가 일산 덕분에 하얘지고, 종놈들의 "예이---" 하는 소리에 먹지 않아도 절로 배가 부르고, 방안에는 어여쁜 기생을 데려다 앉혀놓고, 들에는 학을 길러 날게 할 수 있느니라. 하다못해 시골에서 가난한 선비로 살더라도 자기 멋대로 할 수 있으니 이웃집 소를 빌려 자기 밭을 먼저 갈게 하고, 마을 사람을 불러다가 자기 밭을 먼저 김매게 할 수 있느니라. 만일 어떤 놈이 양반을 업신여기고 말을 듣지 않을 때는 그놈의 코에다 잿물을 들이 붓고 상투 꼬투리를 잡아 휘휘 돌리고 수염을 잡아 뽑는다 하더라도 감히 원망할 수 없으니......”

 

새로 고쳐 쓴 증서가 거의 반쯤 되었을 때, 부자는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귀를 꽉 막고 혀를 설레설레 내둘렀다.

"제발 그만! 그만하시오! 양반이라는 것이 참 맹랑하기도 하오. 나리님네들은 지금 나를 날도둑놈으로 만들 작정이오?"

부자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손으로 머리를 싸매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달아나 버렸다. 그리고 그 뒤로 죽는날까지 다시는 '양반'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핵심 정리

 

1. 갈래: 한문소설, 단편소설, 풍자소설

2. 성격: 풍자적, 고발적, 비판적, 사실적

3. 배경: 시간적-18세기

공간적- 강원도 정선군

4. 사상: 실학사상

5.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6. 제재: 양반 신분의 매매

7. 주제: 1) 양반들의 공허한 관념과 비생산성, 특권의식에 대한 비판과 풍자

2) 양반들의 무능과 위선적인 생활 태도, 허위 의식에 대한 비판과 풍자

8. 출전: <연암집> 8, ‘방경각외전

9. 작가: 박지원

10. ‘양반전의 특징

1) 몰락하는 양반들의 위선적인 생활 모습을 풍자함.

2) 전대(前代)에는 불가능했던, 평민 부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함.

3) 독특한 풍자와 해학으로 근대 의식을 보여줌

4)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학사상을 문학 작품 속에 반영함

5) 사회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에 대해 분석적으로 접근함

 

11. ‘양반전에 나타난 근대적 성격

* 신분제의 동요 : 돈으로 신분을 사고 파는 세태를 보여 줌으로써 조선 후기에 엄격한 신분 제가 점차 붕괴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드러냄.

* 지배층의 허위에 대한 비판 : 관념적이고 허례허식에 찬 양반 계층의 삶을 비판하고 있음.

* 새로운 계층의 등장 : 평민 부자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시민 계급의 대두라는 사회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 줌,

 

12. ‘양반전에 나타나는 실학사상

몰락한 양반층 가운데 일부는 실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에 관심을 보이며 부패한 현실을 개혁하려는 지식인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들이 바로 박지원, 정약용 등으로 대표되는 실학자들이다. 실학자들은 당대의 지배층이 현실과는 유리된 공리공론(空理空論)에 빠져 백성들의 궁핍한 현실을 외면하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실사구시(實事求是)정신을 바탕으로 실제 백성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많은 관심을 두었다. ‘양반전은 이러한 시대적 현실을 반영하여 양반층의 허위의식과 부패상을 풍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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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鳳山)탈춤 김진옥· 민천식 구술, 이두현 채록

 

<비상() 수록 부분>

 

6과장(탈놀이에서 현대극의 에 해당하는 말) 양반춤

 

말뚝이 : (벙거지를 쓰고 채찍(‘말뚝이가 마부임을 나타냄.)을 들었다. 굿거리장단(흥미 유발, 흥취 조성)에 맞추어 양반 3형제를 인도하여 등장)

양반 3형제 : [말뚝이 뒤를 따라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점잔을 피우나, 어색하게 춤을 추며 등장.(양반의 희화화-양반 계급의 위선 풍자) 양반 3형제 중에서 맏이는 샌님[生員-생원님의 준말], 둘째는 서방님[書房], 끝은 도련님[道令]이다. 샌님과 서방님은 흰 창옷(‘소창옷의 준말. 웃옷의 하나로 두루마기와 비슷함.)을 썼다. 도련님은 남색 쾌자(소매가 없고 등솔기가 허리까지 트인 옷)복건(幅巾)을 썼다. 샌님과 서방님은 언청이며(샌님은 언청이 두 줄, 서방님은 한 줄이다.)양반의 희화화- 양반을 신체적 결함이 있는 인물로 묘사 부채와 장죽(長竹)을 가지고 있고, 도련님은 입이 삐뚤어졌고, 부채만 가졌다. 도련님은 일절 대사는 없으며, 형들과 동작을 같이하면서 형들의 면상을 부채로 때리며 방정맞게 군다.양반의 희화화- 체통 없이 방정맞은 인물로 묘사]

인물 소개 - ‘말뚝이양반 삼 형제가 등장함.

 

 

말뚝이 : (가운데쯤에 나와서) 쉬이.(재담의 시작. 관객의 시선 집중 유도, 주의를 환기함. 음악과 춤을 멈춤) (음악과 춤 멈춘다.) 양반 나오신다아!(‘양반들위엄) 양반이라고 하니까 노론(老論), 소론(少論), 호조(戶曹), 병조(兵曹), 옥당(玉堂)을 다 지내고 삼정승(三政丞), 육판서(六判書)를 다 지낸 퇴로 재상(退老宰相)(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보펴넞ㄱ인 양반)으로 계신 양반인 줄 알지 마시오. 걔잘량이라는 ''자에 개다리소반이라는 ''자 쓰는 양반이 나오신단 말이오.(말뚝이의 조롱 언어유희를 통해 양반들조롱함)

양반들 : 야아, 이놈 뭐야아!(‘양반들의 호통)

말뚝이 : , 이 양반들, 어찌 듣는지 모르갔소. 노론, 소론, 호조, 병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 다 지내고 퇴로 재상으로 계신 이 생원네 3형제분이 나오신다고 그리하였소.(말뚝이의 변명)

양반들 : (합창) 이 생원이라네.(‘양반들안심) (굿거리장단으로 모두 춤을 춘다.(갈등의 일시적 해소) 도령은 때때로 형들의 면상을 치며 논다. 끝까지 그런 행동을 한다.- ‘양반들의 우스꽝스러운 행동)

 

재담1 - ‘양반이라는 단어의 뜻풀이에 대한 재담

 

 

말뚝이 : 쉬이. (반주 그친다.) 여보, 구경하시는 양반들, 말씀 좀 들어 보시오.(민속극의 특징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음. 관객을 극 중에 개입시킴.) 짤따란 곰방대로 잡숫지 말고(관객의 신분이 서민임을 알 수 있음) 저 연죽전(煙竹廛-담뱃대를 파는 가게)으로 가서 돈이 없으면 내게 기별이래도 해서 양칠간죽(洋漆竿竹-빨강, 파랑, 노랑의 빛깔로 알록지게 칠한 담배설대.), 자문죽(紫紋竹-아롱진 무늬가 있는 중국산 대나무. 흔히 담뱃대로 쓴다.)을 한 발 가웃(수량을 나타내는 표현에 사용된 단위의 절반 정도 분량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씩 되는 것을 사다가 육모깍지(‘육무깍지의 와전. 육각형 모양의 담뱃대), 희자죽(喜子竹-담뱃대를 만드는 데 쓰는 대나무의 일종), 오동수복(梧桐壽福) 연변죽(담뱃대의 한 종류)을 사다가 이리저리 맞추어 가지고 저 재령(載寧) 나무리 거이 낚시 걸 듯(재령 나무리에서 게를 낚을 때에는 낚시를 줄줄이 걸어 놓는 데서 온 표현인 듯함.) 죽 걸어 놓고 잡수시오.

양반들 : 머야아!

말뚝이 : , 이 양반들, 어찌 듣소. 양반 나오시는데 담배와 훤화(喧譁-시끄럽게 지껄이며 떠듦.)를 금하라고 그리하였소.

양반들 : (합창) 훤화를 금하였다네. (굿거리 장단으로 모두 춤을 춘다.)

 

재담2 담배와 훤화에 대한 재담

 

 

말뚝이 : 쉬이. (춤과 반주 그친다.) 여보, 악공들 말씀 들으시오.(악공을 극 중에 개입시킴) 오음 육률(五音六律-예전에, 중국 음악의 다섯 가지 소리와 여섯 가지 율()) 다 버리고 저 버드나무 홀뚜기(‘호드기의 방언. 봄철에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의 껍질을 고루 빝ㄹ어 뽑은 껍질이나 짤막한 밀집 토막 따위로 만든 피리.) 뽑아다 불고 바가지 장단 좀 쳐 주오.(양반의 권위와 어울리지 않는 음악 - ‘양반들의 권위를 무시하고 조롱함.

양반들 : 야아, 이놈 뭐야!

말뚝이 : , 이 양반들, 어찌 듣소. 용두 해금(奚琴), , 장고, 피리, 젓대(가로 대고 부는 피리) 한 가락도 뽑지 말고 건 건드리지게(아름답게, 멋들어지게) 치라고 그리하였소.

양반들 : (합창) 건 건드러지게 치라네. (굿거리장단으로 춤을 춘다.)

 

재담3 - ‘양반들을 맞이하는 장단에 대한 재담

 

생 원 : 쉬이. (춤과 장단 그친다.) 말뚝아.(앞의 재담과 달리 양반이 재담을 시작함등장 순서의 변화로 독자에게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함)

말뚝이 : 예에.

생 원 : 이놈, 너도 양반을 모시지 않고 어디로 그리 다니느냐?

말뚝이 : 예에, 양반을 찾으려고 찬밥 국 말어(서민의 생활상) 일조식(日早食)하고, 마구간에 들어가 노새 원님(‘노 생원님과의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한 언어유희)을 끌어다가 등에 솔질을 솰솰 하여 말뚝이님 내가 타고(‘말뚝이자신이 노 생원위에 탄다는 의미) 서양(西洋) 영미(英美), 법덕(法德-프랑스와 독일을 아울러 이르는 말), 동양 3무른 메주 밟듯 하고(쉽게 두루 돌아다니고), 동은 여울이요 서는 구월이라, 동여울 서구월 남드리 북향산 방방곡곡(坊坊曲曲) 면면촌촌(面面村村), 바위 틈틈이, 모래 쨈쨈이, 참나무 결결이 (황해도 봉산을 중심으로 안 가 본 데가 없다는 뜻 과장과 익살, 열거, 동음 반복, 대구)다 찾아다녀도 샌님 비뚝한 놈도 없습디다.(격식을 갖추지 않은 표현 양반에 대한 조롱의 의도, 반항심이 담겨 있음)

 

재담4 - ‘말뚝이의 양반 찾기에 대한 재담

 

<중략>

 

생 원 : 네 이놈, 양반을 모시고 나왔으면 새처(‘사처의 방언. 손님이 길을 가다가 묵는 집)를 정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로 이리 돌아다니느냐?

말뚝이 : (채찍을 가지고 원을 그으며 한 바퀴 돌면서)(특별한 무대 장치 없이 극 중 장소를 표현함.) 예에, 이마만큼 터를 잡고 참나무 울장을 드문드문 꽂고, 깃을 푸근푸근히 두고, 문을 하늘로 낸 새처를 잡아놨습니다.(‘양반들이 머물 새처를 마구간 모양으로 표현함으로써 양반들을 가축으로 비하함 양반에 대한 조롱)

생 원 : 이놈 뭐야!

말뚝이 : , 이 양반, 어찌 듣소. 자좌오향(子坐午向-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향함. 정남향.)에 터를 잡고 난간 팔자(八字)로 오련각(五聯閣)과 입 구()자로 집을 짓되, 호박 주초(주춧돌)(琥珀柱礎)에 산호(珊瑚) 기둥에 비취 연목(서까래)(翡翠椽木)에 금파(金波) 도리(서까래를 받치는 나무)를 걸고 입 구자로 풀어 짓고, 쳐다보니 천판자(天板子-위를 막은 널빤지), 내려다보니 장판방(壯版房-장판지로 바닥을 바른 방)이라. 화문석(花紋席-꽃의 모양을 놓아 짠 돗자리) 칫다 펴고 부벽서(付壁書-벽에 붙이는 글)를 바라보니 동편에 붙은 것이 담박영정(澹泊寧靜-욕심이 없어 마음이 깨끗하고 고요함.) 네 글자가 분명하고, 서편을 바라보니 백인당중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백 번 참는 집안에 큰 평화가 있다.)가 완연히 붙어 있고, 남편을 바라보니 인의예지(仁義禮智), 북편을 바라보니 효자 충신(孝子忠臣)이 분명하니, 이는 가위(그런 뜻에서 참으로) 양반의 새처방이 될 만하고, 문방제구(文房諸具) 볼작시면 용장 봉장(용이나 봉을 그린 장.), , 두지(‘뒤주의 방언), 자기 함롱(函籠-옷을 넣는, 큰 함처럼 생긴 농.), 반다지,(궤 모양의 가구) 샛별 같은 놋요강, 놋대야 받쳐 요기 놓고, 양칠간죽 자문죽을 이리저리 맞춰 놓고,(화려한 양반 거처의 전형적인 형태 및 세간) 삼털 같은 칼담배를 저 평양 동푸루(지명) 선창에 돼지 똥물에다 축축 축여 놨습니다.(‘양반들에 대한 조롱

생 원 : 이놈 뭐야!

말뚝이 : , 이 양반, 어찌 듣소, 쇠털 같은 담배(삼털같은 칼 담배)를 꿀물(똥물)에다 축여 놨다 그리 하였소.

양반들 : (합창) 꿀물에다 축여 놨다네. (굿거리장단에 맞춰 일제히 춤춘다. 한참 추다가 춤과 음악이 끝나고 새처방으로 들어간 양을 한다.- 특별한 무대 장치가 없고 장면 전환이 자유로움.)

양반들 : (새처 안에 앉는다.)

 

<중략>

 

재담5 - ‘양반들의 새처를 정하는 것에 대한 재담

 

생 원 : 쉬이. (음악과 춤을 멈춘다.) 여보게, 동생. 우리가 본시(본래부터) 양반이라, 이런데 가만히 있자니 갑갑도 하네. 우리 시조(時調) 한 수씩 불러 보세.(양반 문화의 일종 유식함을 과시하려는 의도임)

서 방 : 형님, 그거 좋은 말씀입니다.

양반들 : (시조를 읊는다.) "……반 남아 늙었으니 다시 젊지는 못하리라……."(시조 탄로가주제 : 인생무상) 하하. (하고 웃는다. 양반 시조 다음에 말뚝이가 자청하여 소리를 한다.)

말뚝이 : "낙양성 십리 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에……."(민요 성주풀이주제 : 인생무상) : ‘양반들의 시조가 말뚝이가 부르는 민요와 크게 다를 바가 없음.

 

글자 놀이1 - ‘양반들의 시조 읊기

 

 

생 원 : 다음은 글이나 한 수씩 지어 보세.(유식함을 과시하려는 의도임.)

서 방 : 그럼, 형님이 먼저 지어 보시오.

생 원 : 그러면 동생이 운자(韻字-한시의 운으로 다는 글자)를 내게.

서 방 : , 제가 한 번 드리겠습니다. '', ''잡니다.

생 원 : , 그것 어렵다. 여보게, 동생. 되고 안 되고 내가 부를 터이니 들어보게. (영시조(詠時調)"울룩줄록 작대산(作大山)하니, 황천풍산(黃川豊山)에 동선령(洞仙嶺)이라."(아무런 의미 없이 지명을 나열한 문장 스스로 무식함을 드러냄.)

서 방 : 하하. (형제, 같이 웃는다.) 거 형님, 잘 지었습니다.(양반들의 학식이 형편없음을 드러냄.)

생 원 : 동생, 한 구 지어 보세.

서 방 : 그럼 형님이 운자를 하나 내십시오.

생 원 : '', ''잘세.

서 방 : , 그 운자 벽자(僻字-흔히 쓰지 아니하는 까다로운 글자.)로군. (한참 낑낑거리다가) 형님, 한 마디 들어 보십시오. (영시조로) "짚세기 앞총은 헝겊총하니, 나막신 뒤축에 거멀못이라.“(평민들의 생활 용어를 나열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음. 무지와 허세를 풍자함.)

 

<중략>

 

글자 놀이2 - ‘양반들의 운자 놀이

 

생 원 : 그러면 이번엔 파자(破字-한자의 자획을 나누거나 합하여 맞히는 수수께끼.)나 하여 보자. 주둥이는 하얗고 몸뚱이는 알락달락한 자(파자놀이가 아니라 단순한 수수께끼임. 피마자의 형상과 색깔에서 착안함.)가 무슨 자냐?

서 방 : (한참 생각하다가) 네에, 거 운고옥편(韻考玉篇-한자의 운자를 분류하여 풀어놓은 사전.)에도 없는 자인데, 그것 참 어렵습니다. 그 피마자(󰜋麻子-아주까리)라고 하는 자가 아닙니까?(양반의 무식과 허세 풍자)

생 원 : , 거 동생 참 용할세.(서로를 칭찬하여 치켜세우는 양반들의 허위의식)

서 방 : 형님, 내가 그럼 한 자 부르라우?

생 원 : 부르게.

서 방 : 논두렁에 살피(‘살포의 방언. 논에 물꼬를 트거나 막을 때 쓰는 농기구.) 짚고 섰는 자가 무슨 잡니까?(논임자의 말뜻에서 착안한 수수께끼.)

생 원 : (한참 생각하다가) , 그것 참 어려운 잘세. 그것은 논임자가 아닌가?(양반의 무식과 허세 풍자)

서 방 : 하하, 그것 형님 잘 맞췄습니다. (이러는 동안에 취발이 살짝 들어와 한편 구석에 서 있다.)

 

글자 놀이3 - ‘양반들의 파자 놀이

 

생 원 : 이놈, 말뚝아.

말뚝이 : 예에.

생 원 : 나랏돈 노랑돈(몹시 아끼는 많지 않은 돈을 낮잡아 이르는 말) 칠 푼 잘라먹은 놈(‘취발이의 죄목 상인들이 부를 축적하려고 부정을 저지름), 상통(‘얼굴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 무르익은 대초[大棗]빛 같고, 울룩줄룩 배미(뱀의) 잔등 같은 놈을 잡아들여라.

말뚝이 : 그놈의 심()이 무량 대각(無量大角)이요, 날램이 비호(飛虎-썩 용맹스럽고 날쌤.) 같은데, 샌님의 전령(傳令- 명령이 적힌 증서 양반의 권위를 상징함.)이나 있으면 잡아 올는지 거저는 잡아 올 수 없습니다.

생 원 : 오오, 그리하여라. 옛다, 여기 전령 가지고 가거라. (종이에 무엇을 써서 준다.)

말뚝이 : (종이를 받아 들고 취발이(경제적 여건을 갖춘 상인 계층 상징)한테로 가서) 당신 잡히었소.

취발이 : 어데, 전령 보자.

말뚝이 : (종이를 취발이에게 보인다.)

취발이 : (종이를 보더니 말뚝이에게 끌려 양반의 앞에 온다.)

말뚝이 : (취발이 엉덩이를 양반 코앞에 내밀게 하며- 양반의 권위를 조롱하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반영됨.) 그놈 잡아 들였소.

생 원 : , 이놈 말뚝아. 이게 무슨 냄새냐?

말뚝이 : , 이놈이 피신(避身)을 하여 다니기 때문에, 양치를 못 하여서 그렇게 냄새가 나는 모양이외다.(말뚝이의 변명 - ‘양반들이 속음으로써 어리석은 양반ㄷㄹ을 풍자하고 조롱함.)

생 원 : 그러면 이놈의 모가지를 뽑아서 밑구녕에다 갖다 박아라. (양반의 횡포)

 

<중략>

 

말뚝이 : 샌님, 말씀 들으시오. 시대(時代)가 금전이면 그만인데(부패와 황금만능주의 확산), 하필 이놈을 잡아다 죽이면 뭣 하오? 돈이나 몇 백 냥 내라고 하야 우리끼리 노나 쓰도록 하면, 샌님도 좋고 나도 돈냥이나 벌어 쓰지 않겠소?(부패한 사회상 반영) 그러니 샌님은 못 본 체하고 가만히 계시면 내 다 잘 처리하고 갈 것이니,(당시 양반의 물욕과 부패상 풍자) 그리 알고 계시오.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일제히 어울려서 한바탕 춤추다가 전원 퇴장한다.- 과장의 마무리)

-6과장 끝-

 

취발이잡아들이기 - ‘양반들취발이를 잡아들이나 금전으로 타협함.

 

 

 

핵심 정리

 

1. 갈래 가면극, 민속극

2. 성격 풍자적, 해학적

3. 배경 신분제가 붕괴되기 시작한 조선 후기 사회

4. 제재 - ‘말뚝이의 양반 조롱

5. 주제 양반에 대한 풍자와 비판

6. 특징

- 일정한 재담 구조가 반복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됨.

- 각 과장이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됨.(옴니버스식 구성)

- 언어유희, 과장과 희화화를 통해 양반을 조롱하고 풍자함.

7. 작품에 나타난 재담의 구조

쉬이 *재담의 시작으로, 음악과 춤을 멈추게 함.
*주의를 환기하고 시선을 집중시킴.
양반들의 위엄
(인물 등장)
양반들과 그들의 하인인 말뚝이가 등장하여 그들의 상하 관계를 정상적으로 보여 줌.
말뚝이의 조롱
(갈등 형성)
말뚝이양반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무능과 허위를 조롱하고 비판하여 양반들의 위엄이 떨어짐.
양반들의 호통
(갈등 고조)
양반들말뚝이의 말을 들은 후, ‘말뚝이에게 호통하면서 그가 한 조롱을 부정함.
말뚝이의 변명
(갈등 하강)
말뚝이가 표면적으로는 자신의 조롱을 부정하면서, ‘양반들의 위엄을 긍정하는 척함.
양반들의 안심
(갈등 해소)
양반들말뚝이의 변명으로 자신들의 위엄이 세워졌다고 생각하나, 관객들은 양반들의 무지를 깨닫게 됨.
*재담의 마무리로, 각 재담의 내용을 구분함.
*흥취와 분위기를 고조함.
*‘말뚝이양반들의 갈등을 일시적으로 해소함.

 

 

 

출처 : 비상() 문학 자습서

 

https://youtu.be/azHF79nw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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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윤오영

 

내가 잠시 낙향해서 있었을 때 일.

어느 날 밤이었다. 달이 몹시 밝았다. 서울서 이사 온 웃마을 김군을 찾아갔다.

대문은 깊이 잠겨 있고 주위는 고요했다. 나는 밖에서 혼자 머뭇거리다 대문을 흔들지 않고

그대로 돌아섰다.

맞은편 집 사랑 툇마루엔 웬 노인이 한 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달을 보고 있었다.

나는 걸음을 그리로 옮겼다. 그는 내가 가까이 가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아니했다.

"좀 쉬어 가겠습니다." 하며 걸터앉았다. 그는 이웃 사람이 아닌 것을 알자.

"아랫마을서 오셨소?" 하고 물었다.

", 달이 하도 밝기에....."

"! 참 밝소."

허연 수염을 쓰다듬었다. 두 사람은 각각 말이 없었다. 푸른 하늘은 먼 마을에 덮여 있고,

뜰은 달빛에 젖어 있었다. 노인은 방에서 상을 들고 나왔다. 소반에는 무청김치 한 그릇,

막걸리 두 사발이 놓여 있었다.

"마침 잘 됐소. 농주 두 사발이 남았더니..." 하고 권하며, 스스로 한 사발을 쭉 들이켰다.

나는 그런 큰 사발의 술을 먹어 본 적은 일찍이 없었지만, 그 노인이 마시는 바람에

따라 마셔버렸다. 이윽고,

"살펴 가우."

하는 노인의 인사를 들으며 내려왔다. 얼마쯤 내려오다 돌아보니 노인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핵심 정리

 

1. 갈래 경수필

2. 성격 회고적, 서정적, 서사적, 함축적

3. 제재 낙향했을 때 겪은 어느 노인과의 만남

4. 주제 달밤의 정취와 시골의 너그러운 인정

5. 특징

- 인물, 사건, 배경의 서사적 요소를 갖추고 있으면서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냄.

- 시골 밤의 분위기 속에서 노인의 짧은 만남을 일화로 제시함.

 

6. 작품 속 의 기능 비교하기

정읍사 달밤
어둠을 물리치는 광명을 상징.
화자가 자신의 소원을 비는 대상임.
노인이 교감하는 매개체가 됨.
달밤의 정취가 서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함.

 

 

 

출처 비상() 문학 자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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