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음에 나는 고양이(자유로운 삶을 사는 존재)로 태어나리라.

윤기 잘잘 흐르는 까망 얼룩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사뿐사뿐 뛸 때면 커다란 까치 같고

공처럼 둥굴릴 줄도 아는(유연함을 지닌 존재)

작은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나는 툇마루에서 졸지 않으리라.

사기그릇(인간의 보살핌을 의미)의 우유도 핥지 않으리라.

가시덤불 속을 누벼누벼

너른 벌판(야생적인 삶)으로 나가리라.

거기서 들쥐와 뛰어놀리라.

배가 고프면 살금살금

참새 떼(큰 포부)를 덮치리라.

그들은 놀라 후다닥 달아나겠지.

아하하하

폴짝폴짝 뒤따르리라.

꼬마 참새는 잡지 않으리라.

할딱거리는 고놈을 앞발로 톡 건드려

놀래 주기만 하리라.

그리고 곧장 내달아

제일 큰 참새를 잡으리라.                                           1연: 자유로운 삶에 대한 소망

 

 

이윽고 해는 기울어 

바람(시련)은 스산해지겠지.

들쥐도 참새도 가 버리고(고양이의 먹이가 없는 상황)

어두운 벌판(고독한 공간)에 홀로 남겠지.

나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거부)

어둠을 핥으며 낟가리를 찾으리라.

그 속은 아늑하고 짚단 냄새 훈훈하겠지.

훌쩍 뛰어올라 깊이 웅크리리라.

내 잠자니는 달빛(야생적인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존재)을 받아 

은은히 빛나겠지. 

혹은 거센 바람과 함께 찬비(시련)가 

빈 벌판을 쏘다닐지도 모르지.

그래도 난 털끝 하나 적시지 않을걸.(힘든 상황에서도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다짐)

나는 을 꾸리라.

놓친 참새를 쫓아

밝은 들판을 내닫는 꿈을.                                            2연 : 시련 속에서도 이상을 추구하며 사는 삶에 대한 소망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다시 그 목표를 향해 꿈을 꾸겠다는 의지가 드러남)

 

 

핵심 정리

 

1. 갈래 -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 낭만적, 의지적, 감각적

3. 제재 - 고양이

4. 주제 -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거부하고 자유로의 야생의 삶을 소망함.

5. 구성 

        - 1연 :  자유로운 삶에 대한 소망

        - 2연 : 시련 속에서도 이상을 추구하며 사는 삶에 대한 소망

6. 특징

① 시적 화자의 소망을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냄.

② 특정한 어미('-리라', '-겠지' 등)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운율을 형성함.

③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하여 고양이의 모습과 행동을 생동감 있게 묘사함.

 

* 작품 해제 

 이 작품은 고양이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안락한 삶보다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마음을 드러낸 시이다. 인간이 제공하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이 아니라 야생의 자유로운 삶을 소망하는 고양이의 모습은 결국 새로운 삶을 지향하는 시적 화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쉬운 시어의 사용과 참심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출처 : 미래엔 문학 자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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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수록 부분]

 

앞부분 줄거리

 

 새해 첫 출근 날, 회사에 다니는 주인공 '남자'는 밤새 내린 눈이 허리를 넘어설 만큼 쌓여 출근할 수 없게 된다. 초조함 속에서 하루를 더 보낸 남자는 결국 눈을 파헤치며 회사로 향하지만 금세 지쳐 버린다. 상사의 압박에 불안감을 느끼던 남자는 우수 사원인 유 대리 역시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유 대리에게 전화해 보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빨리 안 오고 뭐 해. 과장의 문자가 도착했다. 어느새 두 시였다. 남자는 삽을 쥐고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눈을 치우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하지만 그만큼 빨리 지쳤다. 눈 속에 앉아서 쉬고 있으면 드러누워서 눈을 붙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 순간에는 눈이 딱딱하고 차갑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공원에 있는 나무 벤치 같았다. 심지어 솜이불처럼 포근하게 느껴져서 안으로 한없이 파고 들어가고 싶어지기까지 했다. 남자는 쭈그리고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한기 때문에 경기하듯 깨어났다.

 

 남자의 삽 끝에 폐지 묶음이 걸렸다. 얼어붙은 종이 뭉치는 돌덩이처럼 무거웠다. 삽으로 떠내는데 그 사이에 들어 있던 중국집 스티커가 남자의 구두 위에 툭 떨어졌다. 손바닥만 한 광고지에는 짜장면과 짬뽕, 볶음밥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하얀 눈 위에서 그 까맣고 빨간 색상은 너무나 선명했다. 남자는 자신이 아침, 점심도 거른 채 삽질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머릿속에서 짜장면과 짬뽕의 냄새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그건 아주 먼 옛날에 먹었던 것처럼 아득하고 그리운 맛이었다. 입 안에 따뜻한 침이 고였다. 짜장면 곱빼기 한 그릇만 먹고 나면 회사까지 갈 힘이 생길 것 같았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아닌가. 남자는 홀린 듯 휴대 전화를 ㄲ냈다. 

 

 배달이 될까 의심하면서도 밑져야 본저이라는 심정으로 번호를 눌렀다. 신호가 가는 소리가 길어지자 절대로 전화를 받을 리가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가 전화하는 건 짜장면을 먹을 수 없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그래서 "여보세요."라는 굵직한 목소리가 튀어나왔을 때 남자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보세요." 상대가 한 번 더 말한 뒤에야 "거기가 중국집 맞습니까?" 하고 물었다. 

 "네, 진성각입니다."

"혹시, 지금 배달이 됩니까?"

 "주소가 어떻게 되세요?"

 중국집 주인은 도시가 눈으로 덮여 버렸다는 걸 모르는 것처럼 태연하게 물었다. 여기 주소가……. 남자는 주변을 둘러봤다. 

 "가정집이 아니라 대로변인데 가능하겠습니까?" 근처에 ○○ 병원하고 부동산이 있습니다." 

 "아, 거기요. 예, 배달됩니다. 짜장 곱빼기 하나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뒤에도 남자는 한동안 멍하게 서 있었다. 배 속에선 나는 꼬르륵 소리가 요란했다. 통화하면서 나눈 말들은 모두 장난이고 배고픔만 진짜인 것 같았다.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흐르지 않고 어깨 위에 차곡차곡 쌓였다. 이대로라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어깨가 뚝 부러져 버릴 것 같았다. 

 

 남잔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차가 사라지고 상가들이 문을 닫은 도시는 고요했다. 어디에서도 짜장면을 싣고 오는 오토바이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짜장면이 정말 올까. 휴대 전화를 꺼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확인했다. 눈 때문에 출근도 못 하는데 배달이 될 리가 없지. 남자는 눈을 한 주먹 떠서 입에 쑤셔 넣었다가 도로 뱉었다.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는 자신이 이상한 사람 같았다. 

 그때 오른 쪽 골목 끝에서 안전모를 쓴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빠른 속도로 눈을 파내면서 걸어왔다. 그 사람이 삽으로 파내는 것은 언 눈이 아니라 가볍고 보드라운 밀가루인 것 같았다. 노를 젓는 것처럼 몸의 움직임이 유연하고 리듬감이 넘쳤다. 덕분에 남자와의 거리는 금세 가까워졌다. 안전모에는 '신속 배달'이라고 쓰여 있었다. 안전모를 쓴 배달원이 남자를 보곤 오른팔을 번쩍 들었다. 거짓말 같은 상황에 남자는 눈만 깜박거렸다. 안전모에 쓰인 문구 그대로 신속하고 정확한 배달이었다. 

 

 철가방을 내려놓고 안전모를 벗은 배달원은 뜻밖에도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이었다. 눈 속을 뚫고 오느라 어깨와 신발이 눈투성이였다. 

 "먹고 그릇은 그냥 버리시면 됩니다."

 "대단하시네요. 이런 날까지 배달을 하시고……"

 "눈이 와도 먹고는 살아야죠." 

 배달원은 그릇을 건네자마자 다시 안전모를 쓰고는 바쁘게 걸어갔다. 짜장면 위에 쿠폰 한 장이 단정하게 놓여 있었다. 

 손이 얼어서 젓가락은 짝짝이로 쪼개졌다. 짜장의 고소한 냄새와 일회용 용기의 따뜻함은 너무 생생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젓가락을 쥐고 짜장면을 비비면서 남자는 코를 훌쩍거렸다. 엉거주춤하게 서서 자장면을 먹는 동안 남자는 세상이 자신을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자신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다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보여 줄 법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즐기 위해서. 정말 그런 거라면 남자는 지금 자신이 그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줄줄 흐르는 콧물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젓가락질을 했고 그릇까지 먹어 치울 기세로 허겁지겁하다 젓가락을 한 짝 떨어뜨리기까지 했으니까. 그걸 찾으려고 눈 속을 파헤쳤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남은 짜장면은 젓가락 한 짝으로 긁어 먹었다. 그래도 양념까지 깨끗하게 비웠다. 부끄러움이나 자괴감 같은 걸 느낄 겨를도 없었다. 

 회사까지의 거리는 이제 삼 분의 일쯤 남아 있었다. 남자는 과장의 문자와 부장의 전화를 한 번씩 받지 않았다.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아내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남자는 그저 파고 걸었다. 쉴 때는 허리를 펴고 목을 좌우로 돌리면서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맞은편에 불 꺼진 편의점이 있었다. 편의점 간판을 보자 온장고에 든 따뜻한 캔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얼마 전까지 일상이었던 것들이 지금은 손이 닿지 않는 저 눈밑에 파묻혀 버렸다.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 편의점 앞에는 남자의 키만 한 눈사람이 서 있었다. 동그란 눈과 웃는 입 모양을 한 눈사람이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 남자는ㄴ 잠시 멈춰 섰다. 눈이 재앙이 되고 눈 대문에 일상이 무너진 곳에 서 있는, 웃는 얼굴의 눈사람은 김새는 농담 같았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입 모양을 흉내냈다. 말라붙어 있던 입술이 툭 터져서 피가 찔끔 새어 나왔다. 

 

 한참 속도를 내고 있는데 삽 끝에 딱딱한 게 또 걸렸다. 시간은 촉박하고 마음은 급한데 발로 눌러도 삽날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남자는 일 미터쯤 떨어진 곳에 다시 삽을 찾았다. 한 삽 떠내고 나자 또 한 삽이 들어가지 않았다. 생활 정보지 함이나 자전가가 쓰러진 게 아니라 공룡이라도 묻혀 있는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방향을 옆으로 틀어서 팠다. 그때 어디선가 메아리처럼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가느다란 목소리의 여자가 부르는 곡인데 멜로디가 익숙했다. 남자는 잠시 손을 멈축추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비록 벨 소리이긴 하지만 그날 처음으로 듣는 음악이었다. 주머니 속에서 휴대 전화의 진동이 울렸지만 남자는 무시해 버렸다. 음악 소리는 멈추었다가 눈을 파내자 다시 시작되었다. 아까와 같은 멜로디였고 눈을 파낼수록 소리가 점점 커졌다. 남자는 길이 아니라 소리를 찾아서 삽을 움직였다. 손으로 눈을 쓸어 낸 뒤에야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눈 속에 파묻힌 누군가의 휴대 전화였고 공교롭게도 빳빳하게 언 양복바지 안에 들어 있었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삽과 손으로 눈을 파냈다. 판박이 스티커를 천천히 벗겨 낼 때처럼 눈 속에서 검은색 구두와 발, 모직으로 된 양복바지가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코를 훌쩍거리면서 언 손으로 조심스럽게 눈을 파헤쳤다. 입에서는 입김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양복 차림의 사람은 눈의 중간쯤에 화석처럼 묻혀 있었다. 양복 웃옷과 와이셔츠는 주름을 그대로 간칙한 채 얼어붙었고 검붉은색의 실크 넥타이는 오래전에 흘린 피처럼 굳어 있었다. 양손 다 눈을 그러쥐고 있어서 손가락은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 모습이지만 상반신 일부는 아직도 눈 속에 묻혀 있었다. 쌓인 눈의 두께로 봐서는 그가 쓰러진 뒤에도 눈이 계속 내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해가 빠르게 기울고 있었다. 몸은 추운데 남자의 얼굴은 땀범벅이 되었다. 흘러 내리는 땀을 닦으며 남자는 조심스럽게 눈을 치웠다. 고대 유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처럼 손이 떨렸다. 눈을 쓸어 내자 어깨와 목, 안경을 쓴 얼굴이 차례로 나타났다. 혹시라도 맥박이 뛰는지 확인하려던 남자가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눈 속에서 화석이 된 사람은 집에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던 유 대리였다. 이봐. 남자는 유 대리의 몸을 흔들었다. 턱에서 땀이 툭 떨어졌다. 일어나. 휴대 전화에서 다시 익숙한 멜로디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봐!" 유 대리를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 대리의 전화기를 주워 귀에 댔지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 눈 속에, 유 대리가 있어요.' 하지만 그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남자의 입안에서 딱딱하게 굳었다.

 해가 기울고 주위는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이대로 한 시간 정도만 파고 가면 회사에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남자는 회사 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파고 온 길을 돌아보았다. 앞으로 나아가기에도 다시 돌아가기에도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게다가 남자는 너무 지쳐 있었다. 그는 유 대리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숨을 골랐다. 졸음이 밀려왔지만 졸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떴다. 눈 더미는 딱딱하거나 차갑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공원에 있는 나무 벤치 같았다. 시야가 구겨진 종이처럼 뭉개지고 있었다. 

 

 

 

핵심 정리 

 

1. 갈래 - 현대 소설, 단편 소설

2. 성격 - 현실 비판적

3. 배경  -  시간 : 현대

             -  공간 : 대도시의 아파트와 거리

4. 주제 -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인의 기계적인 노동과 경쟁 사회에 대한 비판

5. 구성 

    발단 - 새해 첫 출근 날 눈이 너무 많이 쌓인 것을 발견하고 '남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기로 함.

    전개 - '남자'는 출근에 대한 상사의 압박에 불안감을 느끼다 결국 눈을 파헤치며 출근함.

    위기 - 회사를 향해 나아가면서 쌓인 눈을 치우던 '남자'는 배고픔을 느끼게 느끼고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음.

    절정 - '남자'는 계속 눈을 파헤치던 중 휴대 전화 벨 소리를 듣게 되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삽질을 하다가 사람을 발                  견함.

   결말 - 눈에 파묻힌 사람이 '유 대리'임을 알고 놀란 '남자'는 그 옆에서 서서히 잠이 듦.

 

6. 특징

① 과장된 상황을 설정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② 등장인물을 '대리', '과장', '부장' 등 회사의 직급으로 제시하여, 서열 중심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나타       냄

③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작품의 결말을 제시하여 비판적 인식을 극대화함.

 

 

* 작품 해제

 이 작품은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을 설정하여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비극적인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흔히 눈이 내린 풍경을 환상적이거나 순수하게 생각하지만 이 작품에서 '눈'은 회사로 출근해야만 하는 주인공에게 장애물이자 시련이다. 걸음을 걷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출근을 재촉받는 주인공은 어쩔 수 없이 삽질로 눈을 파내며 나아가는데, 이러한 설정은 맹목적인 목ㅍ를 위해 반복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현대인의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출처 : 미래엔 교과서 + 문학 자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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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밤비(시간적 배경 - 암울한 시대현실 상징)가 속살거려
육 첩 방(공간적 배경-)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부정적인 현실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처지)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현실과 동떨어진 지식)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현실적 자아)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무기력한 삶의 모습-하강적 이미지)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일제강점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부정적인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자신의 모습을 상징함)

육 첩 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1연의 시구를 변주하여 반복적으로 제시 -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재인식하여 강조/ 시적 화자의 내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함을 드러냄)

등불(저항의지, 희망)을 밝혀 어둠(부정적 현실)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희망, 적극적이고 확신에 참),

나(현실적 자아)는 나(적극적이고 의지적인 내면적 자아)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분열된 두 자아의 화해와 화합).

 

 

핵심 정리

 

1. 갈래 -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 성찰적, 저항적

3. 제재 -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과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

4. 주제 -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지식인의 자기 성찰과 현실 극복 의지

5. 구성 

       - 1연 : 어두운 시대 현실을 인식함.

       - 2연 : 시인으로서의 슬픈 운명을 자각함.

       - 3~4연 : 일상적이고 무기력한 삶을 보냄.

       - 5~6연 : 현실에서 상실감과 회의을 느낌.

       - 7연 :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삶에 대해 반성함.

       - 8연 : 어두운 시대 현실을 재인식함.

       -9연 : 현실을 극복하려는 희망적 의지를 드러냄.

       -10연 : 두 자아가 화해하고 현실 극복의 의지를 다짐.

6. 특징 

① 밝음과 어둠의 이미지를 대립시켜 부정적 현실과 극복 의지를 드러냄.

② 현실적 자아와 내면적 자아의 대립과 화해를 통해 시상을 전개함.

 

작품 해제

 

 이 작품은 시인 윤동주가 일본 유학 중이던 때에 쓴 시로, 암울한 시대 현실 속에서도 시가 쉽게 써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자기 반성을 하고,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통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는 일제 강점기의 현실 속에서 항일 투쟁에 나서지 못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부끄러움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는데, 나라를 잃은 시기에 일본에서 유학하며 식민지 지식인으로 살아가던 시인의 고뇌를 반영한 것이다. 

 

 

2023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문제로 점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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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내 골방에 커-튼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 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 보렵다

     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 십이상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삼림 속 그윽한 수녀 들에게도

   시멘트 장판우 그많은 수인들에게도

    의지 가지 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고비 시막을 걸어가는 낙타탄 행상대에게나

   아프리카 녹음속 활쏘는 토인들에게라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내 오월의 골방이 아늑도 히오니

   황혼아 내일도 또 저- 푸른 커-튼을 걷게 하겠지

   암암히 사라지긴 시냇물 소리 같아서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보다 

                                                                                 -이육사, 「황혼」

 

 

(나)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 첩 방남의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ㅡ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

   부끄러운 일이다.

 

   육 첩 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희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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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명사형으로 연을 끝내는 방식을 통해 시적 여운을 느끼게 하고 있다.

② 촉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연물에 대한 화자의 인상을 드러내고 있다.

③ 동일한 행을 반복하는 방식을 활용하여 대상이 지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④ 시간적 배경을 활용하여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화자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⑤ 특정한 청자에게 말을 거는 방식을 활용하여 대상에 대한 화자의 애정을 보여 주고 있다.

 

2.  - ㉤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황혼에 기대하는 바를 강조하며, 황혼에 대한 화자의 우호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 : 별들, 수녀들, 수인들의 연약함을 강조하며, 이들에 대한 화자의 연민을 드러낸다.

③ ㉢ : 화자가 현재 골방에서 느끼는 감정을 강조하며, 황혼을 통해 화자가 얻는 가치를 드러낸다.

④ ㉣ : 어릴 때의 동무들이 남아 있지 않음을 강조하며, 과거와 달라진 삶에서 느낀 화자의 상실감을 드러낸다.

⑤ ㉤ : 삶에 대한 소망이 사라진 상태를 부각하며, 타지에서 안정된 삶을 살려는 화자의 소망을 드러낸다.

 

3. <보기>를 참고하여 (가)와 (나)에 대해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이육사와 윤동주는 방(房)의 이미지를 통해 현실이나 자기 내면에 대한 의식을 드러낸다. 이육사는 (가)에서 좁은 '골방'안에 있는 화자가 자신으로부터 외부 세계로 관심을 넓혀가며 타자 지향적 삶을 추구하는 모습과 미래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방에 고립되고 협소한 공간이 아닌 개방성과 확장성을 지닌 공간으로서의 이미지가 부여된다. 윤동주는 (나)에서 어둡고 고립된 방을 암울한 시대 현실과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인식하는 공간으로 묘사한다. 시상 전개에 따라 방은 이전보다 밝아지는데, 이는 자아를 성찰하며 현실을 이겨 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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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에서 '네 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는 것과 (나)에서 '최초의 악수'를 하는 것은 화자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군.
② (가)에서 '골방'에서 '인간'의 삶에 대해  '바다의 흰갈매기들 같'다고 표현한 것과 (나)에서 '육 첩 방'을 '남의 나라'라고 표현한 것은 화자 자신의 처지를 형상화한 것이군.
③ (가)에서 '골방'에서 '지구의 반쪽'을 떠올린 것은 방의 개방적이고 확장적인 이미지를, (나)에서 '나'의 모습을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것으로 표현한 것은 이전보다 밝아진 방의 이미지를 드러낸 것이군.
④ (가)에서 '행상대'와 '토인들'을 떠올린 것은 관심을 외부 세계로 넓혀 가는 화자의 모습을, (나)에서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한 것은 자아를 성찰하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군. 
⑤ (가)에서 '푸른 커-튼을 걷'을 '내일'을 떠올린 것은 미래에 대한 화자의 기대감을, (나)에서 '학비 봉투를 받아'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은 현실을 이겨내겠다는 화자의 결심을 나타낸 것이군.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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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정리

 

1. 작가: 김시습

2. 연대: 세조 때

3. 갈래: 한문 소설, 전기 소설, 단편소설

4. 성격: 전기(傳奇), 명혼소설(冥婚小說)

5. 표현: 직유, 은유, 과장법

6. 구성: 추보식 구성, 3단구성

7.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8. 배경: 시간적(고려 공민왕), 공간적(송도)

9. 제재: 남녀간의 사랑

10. 주제: 죽음을 초월한 남녀간의 사랑

11. 의의: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로 조선시대의 소설, 특히 한문 소설의 발달에 큰 영향을 주었다.

12. 출전: ‘금오신화(金鰲新話)'

13. 기타: 중국 나라 瞿佑(구우)가 쓴 전등신화(剪燈神話)의 영향을 받음

 

* 작품 해제

한문 소설의 효시인 {金鰲新話(금오신화)} 중의 한 작품으로, 삶과 죽음을 초월한 사랑의 성취를 그린 冥婚小說(명혼 소설; 귀신과 결혼하는 내용의 소설) 또는 屍愛小說(시애 소설; 죽은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내용의 소설)이라 불리는 작품이다.

 

전반부는 이승의 현실적 사건을, 후반부는 이승과 저승을 초월한 세계를 그린 2단 구성으로 된 작품이다.

 

작품 전반부에서 이생은 부모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최 낭자와의 결혼에 성공한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 의사에 의한 만남과 혼인을 표현한 점에서 작자의 남녀의 애정에 대한 진보적 시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렵게 성취한 두 사람의 사랑은 홍건적의 난리에 최 낭자가 죽음으로 해서 깨어지고 만다. 작자는 깨어진 두 사람의 사랑을 최 낭자의 幻身(환신)과 이생의 사랑이라는 전설적 구성으로 다시 이어 놓았다. 이 작품에 드러나는 귀신과의 사랑은 최치원의 <수이전(殊異傳)>에 나타나 있어 작자는 이러한 전설을 바탕으로 삼아 작품을 창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설화가 아닌 소설인 까닭은 자신들의 사랑을 좌절시키려는 세계의 횡포에 대해 주인공들이 치열하게 저항하는데 있다. 즉 주인공과 세계 사이의 갈등이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극적 모습이 귀신과의 사랑이다. 현실적으로 좌절된 사랑을 귀신과의 사랑으로 바꾸어 성취시키는 것은 분명히 逆說이지만, 이 점이 이 소설의 전기적 특성을 드러내는 요소이다.

 

이 작품은 전등신화'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플롯이나 테마 면에서 독창성을 발휘하고 있으며, 또한 등장 인물의 개성적인 성격이나 구성, 장면 묘사에 있어서도 소설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사건이 전개되기 때문에 금오신화에 실린 나머지 다른 작품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엔 수록 부분]

 

앞부분 줄거리

 

 개성에 사는 이생은 어느 봄날 우연히 담 너머로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되고, 여인(최 씨) 역시 이생에게 마음이 끌린다. 편지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결국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챈 이생의 아버지는 이생을 지방으로 보내고, 최 씨는 상사병을 얻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최 씨의 부모는 간곡한 딸의 청에 따라 이생의 부모를 설득하고 결국 이생과 최 씨는 혼례를 올린다. 

 

 

신축년(1361)에 홍건적이 서울을 점거하자 임금은 복주(福州)로 피난 갔다. 적들은 집을 불태워 없애버렸으며, 사람을 죽이고 가축을 잡아먹었다. 부부와 친척끼리도 서로 보호하지 못했고 동서로 달아나 숨어서 제각기 살길을 찾았다.

이생은 가족들을 데리고 외진 산골로 숨었는데, 한 도적이 칼을 빼어들고 뒤를 쫓아왔다. 이생은 달아나 목숨을 건졌지만, 최랑은 도적에게 사로잡혔다. 도적이 최랑의 정조를 빼앗으려 하자, 최랑이 크게 꾸짖었다.

창귀(倀鬼) 같은 놈아. 나를 죽여 먹어라. 내 차라리 죽어서 시랑(豺狼)의 밥이 될지언정 어찌 개돼지 같은 놈의 짝이 되겠느냐?"

도적이 노하여 최랑을 죽이고 살을 도려내었다.

 

이생은 거친 들판에 숨어서 겨우 목숨을 보전하다가, 도적이 이미 다 없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이 사시던 옛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 집은 이미 싸움 통에 불타 없어졌다. 또 최랑의 집에도 가보았더니 행랑채는 황량했으며, 쥐와 새들의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이생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작은 누각으로 올라가서 눈물을 거두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날이 저물도록 우두커니 홀로 앉아 지나간 일들을 생각해 보니 완연히 한바탕 꿈만 같았다.

二更(이경)쯤 되자 희미한 달빛이 들보를 비춰 주는데 낭하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멀리서부터 차츰 가까이 다가왔다. 이르고 보니 바로 최랑이었다.

이생은 그가 이미 죽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도 사랑하는 마음에 의심하지도 않고 물어 보았다.

당신은 어디로 피난 가서 목숨을 보전하였소?"

여인이 이생의 손을 잡고 한바탕 통곡하더니, 이내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저는 본디 양가의 딸로서 어릴 때부터 가정의 교훈을 받아 수놓기와 바느질에 힘썼고, 시서(詩書)와 예법을 배웠어요. 그래서 규방의 법도만 알뿐이지, 그 밖의 일이야 어찌 알겠어요? 마침 당신이 붉은 살구꽃이 핀 담 안을 엿보았으므로, 제가 푸른 바다의 구슬을 바친 거지요. 꽃 앞에서 한번 웃고 평생의 가약을 맺었고, 휘장 속에서 다시 만날 때에는 정이 백년을 넘쳤었지요.

여기까지 말하고 보니 슬프고도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군요. 장차 백년을 함께 하자고 하였는데, 뜻밖에 횡액을 만나 구렁에 넘어질 줄이야 어찌 알았겠어요? 늑대 같은 놈들에게 끝까지 정조를 잃지 않았지만, 제 몸은 진흙탕에서 찢겨졌답니다. 천성이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지, 인정으로야 어찌 그럴 수 있었겠어요?

저는 당신과 외딴 산골에서 헤어진 뒤에 짝 잃은 새가 되었었지요. 집도 없어지고 부모님도 돌아가셨으니, 피곤한 혼백을 의지할 곳도 없는 게 한스러웠답니다. 절의(節義)는 중요하고 목숨은 가벼우니, 쇠잔한 몸뚱이일망정 치욕을 면한 것을 다행스럽게 여겼지요. 그러나 마디마디 끊어진 제 마음을 그 누가 불쌍하게 여겨 주겠어요? 한갓 애끊는 썩은 창자에만 맺혀 있을 뿐이지요.

해골은 들판에 내던져졌고 간과 쓸개는 땅바닥에 널려졌으니, 가만히 옛날의 즐거움을 생각해 보면 오늘의 슬픔을 위해 있었던 것 같군요.

이제 봄바람이 깊은 골짜기에 불어오기에, 저도 이승으로 돌아왔지요. 봉래산 십 이년의 약속이 얽혀 있고 삼세(三世)의 향이 향그러우니, 오랫동안 뵙지 못한 정을 이제 되살려서 옛날의 맹세를 저버리지 않겠어요. 당신이 지금도 그 맹세를 잊지 않으셨다면, 저도 끝까지 잘 모시고 싶답니다. 당신도 허락하시겠지요?"

이생이 기쁘고도 고마워하며 말하였다.

그게 애당초 내 소원이오."

그리고는 서로 정답게 심정을 털어놓았다. 재산을 얼마나 도적들에게 빼앗겼는지 이야기가 나오자, 여인이 말하였다.

조금도 잃지 않고 어느 산 어느 골짜기에 묻어 두었답니다."

이생이 또 물었다.

두 집 부모님의 해골을 어디에 모셨소?"

여인이 말하였다.

어느 곳에다 그냥 버려 두었지요."

정겨운 이야기를 끝낸 뒤에 잠자리를 같이 하였는데, 지극한 즐거움이 예전과 같았다.

 

이튿날 여인이 이생과 함께 자기가 묻혀 있던 곳을 찾아갔는데, 과연 금과 은 몇 덩어리가 있었고, 재물도 약간 있었다. 그들은 두 집 부모님의 해골을 거두고 금과 재물을 팔아 각각 오관산 기슭에 합장하였다. 나무를 세우고 제사를 드려 예절을 모두 다 마쳤다.

그 뒤에 이생도 또한 벼슬을 구하지 않고 최씨와 함께 살게 되었다. 목숨을 구하려고 달아났던 종들도 또한 스스로 돌아왔다. 이생은 이때부터 인간세상의 모든 일을 다 잊어버렸으며, 아무리 친척이나 손님들의 길흉사가 있더라도 방문을 닫아걸고 나가지 않았다. 언제나 최씨와 더불어 시를 지어 주고받으며 금실 좋게 지내었다.

 

그럭저럭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저녁에 여인이 이생에게 말하였다.

세 번이나 가약을 맺었지만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즐거움이 다하기도 전에 슬프게 헤어져야만 하겠어요."

여인이 목메어 울자 이생이 놀라면서 물었다.

어찌 이렇게 되었소?"

여인이 대답하였다.

저승길은 피할 수가 없답니다. 하느님께서 저와 당신의 연분이 끊어지지 않았고 또 전생에 아무런 죄도 지지 않았다면서, 이 몸을 환생시켜 당신과 잠시라도 시름을 풀게 해주었었지요. 그러나 제가 오랫동안 인간 세상에 머물면서 산 사람을 미혹시킬 수는 없답니다."

그리고는 몸종 향아를 시켜서 술을 올리게 하고는, 옥루춘곡(玉樓春曲)에 맞추어 노래 한 가락을 지어 부르며 이생에게 술을 권하였다.

 

칼과 창이 어우러져 싸움이 가득한 판에

옥 부서지고 꽃 떨어지니 원앙도 짝을 잃었네.

흩어진 해골을 그 누가 묻어 주랴.

피에 젖어 떠도는 혼이 하소연할 곳도 없었네.

무산의 선녀가 고당에 한번 내려온 뒤에

깨어진 종()이 거듭 갈라지니 마음 더욱 쓰라려라.

이제 한번 작별하면 둘이 서로 아득해질 테니

하늘과 인간세상 사이에 소식마저 막히리라.

 

노래를 한마디 부를 때마다 눈물이 자꾸 내려 거의 곡조를 이루지 못하였다. 이생도 또한 슬픔을 걷잡지 못하며 말하였다.

내 차라리 당신과 함께 황천(荒天)으로 갈지언정 어찌 무료하게 홀로 여생을 보전하겠소? 지난 번 난리를 겪고 난 뒤에 친척과 종들이 저마다 서로 흩어지고 돌아가신 부모님의 해골이 들판에 내버려져 있었는데, 당신이 아니었다면 그 누가 장사를 지내 드렸겠소? 옛 사람 말씀에, ‘어버이가 살아 계실 때에는 예로써 섬기고, 돌아가신 뒤에는 예로써 장사지내라' 하셨는데, 이런 일을 모두 당신이 감당해 주었소. 당신은 정말 천성이 효성스럽고 인정이 두터운 사람이오. 나는 당신에게 고맙기 그지없고,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겠소. 당신도 인간 세상에 더 오래 머물다가 백년 뒤에 나와 함께 티끌이 되었으면 좋겠구려."

여인이 말하였다.

당신의 목숨은 아직 남아 있지만, 저는 이미 귀신의 명부(冥府)에 실려 있답니다. 그래서 더 오래 볼 수가 없지요. 제가 굳이 인간세상을 그리워하며 미련을 가진다면 명부의 법도를 어기게 되니, 저에게만 죄가 미치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도 또한 누가 미치게 된답니다. 저의 유골이 어느 곳에 흩어져 있으니, 만약 은혜를 베풀어주시려면 (그 유골이나 거두어) 비바람을 맞지 않게 해주세요."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며 눈물만 줄줄 흘렸다.

낭군님, 부디 안녕히 계십시오."

말이 끝나자 차츰 사라지더니 마침내 자취가 없어졌다.

 

이생은 (여인의 말대로) 유골을 거두어 부모님의 무덤 곁에다 장사를 지내 주었다. 장사를 지낸 뒤에는 이생도 또한 지나간 일들을 생각하다가 병을 얻어, 몇 달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마다 가슴 아파 탄식하며 그들의 아름다운 절개를 사모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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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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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二更)쯤 되어 달빛이 희미한 빛을 토하며 들보를 비추었다. 그런데 회랑 끝에서 웬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멀리서부터 들려오더니 차츰 가까워졌다. 발걸음 소리가 이생 앞에 이르렀을 때 보니 바로 최 씨였다. 이생은 그녀가 이미 죽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도 사랑하는 나머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물었다.

“당신은 어디로 피난하여 목숨을 부지하였소?”

최 씨는 이생의 손을 잡고 한바탕 통곡하더니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본디 양가의 딸로서 어려서부터 어버이의 가르침을 받들어 수놓기와 바느질에 힘쓰고 시서(詩書)와 인의(仁義)의 방도를 배울 뿐이었습니다. 오로지 규문의 법도만 알았을 뿐 어찌 집 밖의 일을 헤아릴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당신께서 붉은 살구꽃이 핀 담장 안을 한 번 엿보신 후 제가 스스로 푸른 바다의 구슬을 바쳤지요. 꽃 앞에서 한 번 웃고는 평생의 은혜를 맺었고, 휘장 안에서 다시 만났을 때에는 은정이 백 년을 넘칠 것 같았지요.

 

[A]말이 여기에 이르고 보니 슬프고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군요. 장차 평생을 함께하려고 하였는데 뜻밖의 횡액을 만나 구덩이에 뒹굴게 될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끝까지 짐승 같은 놈에게 몸을 내맡기지 않고 스스로 진흙탕에서 육신이 찢기는 길을 택하였지요. 그건 천성이 저절로 그렇게 한 것이지 인정으로야 차마 견딜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답니다.

 

 외진 산골짜기에서 당신과 헤어진 후로 짝을 잃고 홀로 날아가는 새의 신세가 된 것이 너무 한스러웠습니다. 집도 없어지고, 부모님도 돌아가셨으니 고단한 혼백조차 의지할 곳이 없었지만 절의는 귀중하고 목숨은 가벼우니 쇠잔한 몸뚱이일망정 치욕을 면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누가 마디마디 끊어져 재처럼 식어 버린 제 마음을 불쌍히 여겨 주겠습니까? 그저 조각조각 끊어진 썩은 창자만 모아 두었을 뿐, 해골은 들판에 던져졌고 간과 쓸개는 땅바닥에 버려져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지요. 가만히 지난날의 즐거움을 헤아려 보기도 하지만 오늘의 근심과 원한만이 마음에 가득 차 버렸습니다.

이제 추연(鄒衍)이 피리를 불어 적막한 골짜기에 봄바람을 일으켰으니 저도 천녀의 혼이 이승으로 돌아왔듯이 이곳으로 돌아오렵니다. 봉래산에서 십이 년 만에 만나자는 약속을 이미 단단히 맺었고, 취굴(聚窟)에서 삼생(三生)의 향이 그윽이 풍겨 나오니 그동안 오래 떨어져 있던 정을 되살려서 옛 맹세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겠어요. 만약 당신이 아직도 옛 맹세를 잊지 않으셨다면 저는 끝까지 잘해 보고 싶어요. 당신도 허락하시는 거지요?”

 이생은 기쁘고도 감격하여 말하였다. / “그건 바로 내가 바라던 바요.”

두 사람은 다정하게 마주 앉아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 그러다가 이생이 재산을 얼마나 도적에게 약탈당했는가에 대해 묻자 최 씨가 말하였다.

“조금도 잃지 않았어요. 아무 산 아무 골짜기에 묻어 두었답니다.”

이생이 또 물었다. / “양가 부모님의 유해는 어디에 있소?”

최 씨가 대답하였다. / “아무 곳에 그냥 버려져 있는 상태랍니다.”

두 사람은 그간의 정회를 다 나눈 후 나란히 잠자리에 들었다. 지극한 즐거움이 예전과 같았다.

다음 날 최 씨와 이생은 함께 재물이 묻혀 있다는 곳을 찾아갔다. 과연 금은 여러 덩이와 얼마간의 재물을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은 양가 부모님의 유골을 수습한 후 금과 재물을 팔아 각각 오관산 기슭에 합장하였다. 묘소에 나무를 심고 제사를 드려 예를 극진히 갖추었다.

그 뒤 이생은 벼슬을 구하지 않고 최 씨와 함께 살았다. 목숨을 구하고자 달아났던 종들도 다시 스스로 돌아왔다. 이생은 이때부터 인간사에 게을러져서 비록 친척이나 손님들의 길흉사에 하례하고 조문해야 할 일이 있더라도 문을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는 항상 최 씨와 더불어 시를 지어 주고받으며 금실 좋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갔다.

 

 어느 날 저녁 최 씨가 이생에게 말했다.

세 번이나 좋은 시절을 만났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어그러지기만 하네요. 즐거움이 다하기도 전에 갑자기 슬픈 이별이 닥쳐오니 말이에요.”

그러고는 마침내 오열하기 시작하였다. 이생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

“무슨 일로 그러시오?”

최 씨가 대답하였다.

“저승길의 운수는 피할 수가 없답니다. 하느님께서 저와 당신의 연분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 저희가 아무런 죄악도 저지르지 않았음을 아시고 이 몸을 환생시켜 당신과 지내며 잠시 시름을 잊게 해 주신 것이었어요. 그러나 인간 세상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산 사람을 미혹시킬 수는 없답니다.”

 

(중략)

 

 이생도 슬픔을 걷잡지 못하여 말하였다.

“내 차라리 당신과 함께 저세상으로 갈지언정 어찌 무료히 홀로 살아남을 수 있겠소? 지난번 난리를 겪은 후 친척과 종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해가 들판에 버려져 있을 때 당신이 아니었다면 누가 부모님을 묻어 드릴 수 있었겠소? 옛 성현이 말씀하시기를 ‘어버이 살아 계실 때는 예로써 섬기고, 돌아가신 후에는 예로써 장사 지내야 한다.’라고 했는데 당신의 천성이 효성스럽고 인정이 두터웠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다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이오. 당신의 정성에 너무도 감격하지만, 한편으로는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참을 길이 없었소. 부디 그대는 인간 세상에 더 오래 머물다가 백 년 후 나와 함께 흙으로 돌아가시구려.”

 

 최 씨가 대답하였다.

“당신의 목숨은 아직도 한참 더 남아 있지만 저는 이미 귀신의 명부에 이름이 실렸으니 이곳에 더 오래 머물 수가 없답니다. 만약 제가 굳이 인간 세상을 그리워하며 미련을 두어 운명의 법도를 어기게 된다면 단지 저에게만 죄과가 미치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도 누를 끼치게 될 거예요. 다만 제 유해가 아무 곳에 흩어져 있으니 만약 은혜를 베풀어 주시려면 그것이나 거두어 비바람과 햇볕 아래 그냥 나뒹굴지 않게 해 주세요.”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며 눈물만 줄줄 흘렸다. / “서방님, 부디 몸 건강히 지내세요.”

말을 마친 최 씨의 자취가 점차 희미해지더니 마침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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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 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최 씨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고 이생으로 하여금 세상과 단절하게 하였다.

② 최 씨는 이생과 부부의 연을 이어가기 위해 하늘의 뜻을 거역하여 환생하였다.

③ 이생은 최 씨가 죽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최 씨의 귀환을 수상하게 여겼다.

④ 이생은 죽은 부모에게 자신이 해야 할 도리를 극진하게 다할 만큼 효행에 충실하였다.

⑤ 이생은 최 씨가 인간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최 씨와의 재회를 후회하였다.

 

 

2. <보기>의 ⓐ와 ⓑ의 관점에 따라 [A]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우의(寓意)란 다른 대상에 빗대어 비유적인 뜻을 나타내거나 풍자하는 문학적 표현을 말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해석하면 작품 속에 그려진 사건과 인물들은 실제의 사건, 인물들과 서로 대응하게 되며, 역사적인 의의를 획득하게 된다. 「이생규장전」 또한 우의로 읽는 것이 주제에 접근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수양 대군과 그의 일파가, 단종을 섬기며 절의를 지킨 충신들을 죽이고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사건인 '계유정난'을 작가가 우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때 작품의 의미는 '최 씨'를 ⓐ'단종'을 우의한 것으로 보느냐, '충신의 일원'을 우의한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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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의 관점에 따르면 '몸을 내맡기'는 것은 왕위를 지키기 위해 수양 대군에게 저항하던 단종이 자신의 목숨을 내주게 되는 일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겠군.

ⓑ의 관점에 따르면 '평생을 함께 하려고'는 끝까지 단종을 왕으로 섬기며 신하로서의 절의를 지키겠다는 충신으로서의 의지와 다짐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겠군.

③ ⓑ의 관점에 따르면 '육신이 찢기는 길'은 단종을 왕으로 섬기던 충신들이, 수양 대군과 그 일파의 뜻에 따르지 않다가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일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겠군.

④ ⓐ와 ⓑ의 어떤 관점에 따르더라도 '짐승 같은 놈'은 단종을 섬기던 충신들을 죽이고,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수양 대군의 일파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겠군. 

⑤ ⓐ와 ⓑ의 어떤 관점에 따르더라도 '뜻밖의 횡액'은 단종이나 그를 섬기던 충신들에게 예기치않게 일어난 사건인 계유정난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겠군.

 

 

3.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이생규장전」에는 애정 전기 소설의 주요 특징들이 잘 나타난다. 먼저 '전기(傳奇)'는 '기이한 것을 전하다'는 뜻으로, 현실계와 초현실계의 접촉에 의한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환상성'과 '현실성'의 상반된 두 속성을 포함한다. 또한 애정 전기 소설의 남녀 주인공은 고독감을 지닌 인물들로 그려지는 가운데 남주인공은 소극적인 모습으로, 여주인공은 능동적인 모습으로 애정을 추구한다. 그들은 서로에게 독점적 애정을 보여주지만 그 애정은 여러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지속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남녀 주인공은 만남과 헤어짐을 주요 사건으로 겪게 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때 숭고한 사랑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는 청춘 남녀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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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이승의 인물인 이생과 저승에서 '환생'한 인물인 최 씨가 만나 '정회를 다 나눈' 것에서 현실계와 초현실계의 접촉에 의한 사건을 다루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군.

② 최 씨가 '끝까지 잘해보고 싶'다고 먼저 제안하자 이생이 '바로 내가 바라던 바'라고 응하는 장면에서 남주인공보다 더 능동적으로 애정을 추구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군.

③ 이생과 최 씨의 애정이 지속되지 못하고, '세 번'의 '좋은 시절'이 있다가도 '어그러지기만' 하였다는 점에서 주인공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겪게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군.

④ 최 씨가 '짝을 잃고 홀로 날아가는 새'에 빗대어지는 것과 최 씨가 떠난 뒤 결국에는 '홀로 살아남'게 될 이생에게서 주인공들이 고독감을 지닌 모습으로 형상화된 점을 확인할 수 있군.

⑤ 최 씨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인간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는 것에서 주인공이 상대방에게 독점적 애정을 보여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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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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