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가(黃鳥歌)

 

翩翩黃鳥(편편황조)    훨훨 나는 저 꾀고리

雌雄相依(자웅상의)    암수 서로 정다운데

念我之獨(염아지독)    외로울사 이내 몸은

誰其與歸(수기여귀)    뉘와 함께 돌아갈꼬.

 

 

* 핵심 정리

갈래 - 고대 가요

성격 - 서정적, 애상적

제재 - 꾀꼬리

주제 - 사랑하는 임을 잃은 슬픔과 외로움

시상방식 - 선경후정

 

⓵ 배경 설화

 

 유리왕 3년(기원전 19) 겨울 10월에 왕비 송씨(松氏)가 죽었다. 왕은 다시 두 여인에게 장가들어 계실(繼室-두 번째로 얻은 부인)로 삼았다. 한 여자는 화희(禾姬)라 하는데 골천 사람의 딸이고, 또 한 여자는 치희(雉姬)라 하는데 한인(漢人)의 딸이었다. 두 여자가 총애를 다투어 서로 화목하지 못하자 왕은 양곡(涼谷)의 동쪽과 서쪽에 두 궁궐을 지어 각각 따로 머물게 하였다. 그 뒤 왕이 기산(箕山)에 사냥 가서 7일 동안 돌아오지 않자 두 여자가 싸우게 되었다. 화희가 치희를 꾸짖기를 “너는 한인 집안의 종년 주제에 어찌하여 그토록 무례하냐”라고 하니, 치희가 부끄럽고도 한스러워 달아나 돌아가버렸다. 왕이 이를 듣고 말을 달려 뒤쫓았으나 치희는 노여워하며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어느 날 나무 아래에서 쉬다가 꾀꼬리가 날아 모이는 것을 보고 곧 느끼는 바가 있어 노래하기를, “날아드는 저 꾀꼬리도 암수가 서로 의지하거늘, 나의 외로움 생각하니 그 누구와 더불어 돌아갈까”라고 하였다.

* 참고 문헌
김부식, 이강래 옮김, 『삼국사기』, 한길사, 2018.

 

⓶ 이면
- 두 정치세력의 팽팽한 권력 다툼, 곧 한인(漢人)으로 대표되는 수렵민 중심의 외래세력과 골천인으로 대표되는 농경민 중심의 토착세력 간의 정치적 알력으로 해석
- 황조가(黃鳥歌)는 이들 정치 세력의 견제와 조정을 통해 아직 채 다져지지 못한 왕권을 굳혀 나가려다가 벽에 부딪힌, 유리왕의 강한 정치적 좌절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서정적 사랑의 노래

 

⓷ 기원 전후 1세기 – 우리 역사상 실질적 의미의 자생적 민족국가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는 새로운 국면. 한사군의 설치와 철기 문화의 보급으로 출현하기 시작. 이민족의 외압은 토착문화 집단들의 자기 동일성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 소국 단계의 민족국가 형성을 주동한 철기 문화 집단의 유이민 현상을 촉진케 하는 계기.

 

⓸ 서정적 성격 – 특수한 국면
황조가(黃鳥歌)는 단순한 사랑의 노래가 아니므로 개인적 서정시의 전형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정치권력의 암투와 이의 틈바구니에서 안정된 국가기반을 다져야 하는 초기 국왕으로서의 정치적 고뇌가 깔려 있다. 따라서 노래 속에 토로되고 있는 유리왕의 외로움은 개인적이라기보다 정치적이라 할 수 있고, 사적인 것 못지않게 사회적 성격이 짙다.

 

⓹ 의의
개인과 사회의 갈등 토로
비애의 정서 주조
세계와의 화합이 불가능함을 인식하는 동일성 상실의 슬픔 노래
현실적으로 회복할 길 없는 동일성의 꿈을 개인의 주관적 내면 속에서 찾으려는 서정적 내면화의 길을 예비
전형적인 개인적 서정의 길로 나아가는 터전 마련

 

 

 

* 참고문헌

성기옥 외, 「한국문학개론」, 새문사, 1995.

공무도하(公無渡河)        님이여 그 을 건너지 마오

공경도하(公竟渡河)        님은 결국 을 건너셨네

타하이사(墮河而死)        에 빠져 돌아가시니

당내공하(當奈公河)        가신 임을 어이할꼬

 

 

 

1. 배경 설화 - 중국 진(晉)나라 때 최표가 쓴 「고금주(古今注)」에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이 노래와 설화가 조선 정조 때 한치윤이 엮은 「해동역사」 동서 제22 악가(樂歌) 악무(樂舞)조에 기록됨

 

  「공후인(箜篌引)」이란 노래는 조선 땅의 뱃사공 곽리자고의 처 여옥(麗玉)이란 여자가 지은 것이다. 자고가 새벽 일찍이 일어나 나루터에 가서 배를 수리하고 있었다. 그때에 난데없이 머리가 새하얗게 센 미치광이 한 사람이 머리를 풀어헤친 채 술병을 끼고 비틀비틀 강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그 늙은 미치광이의 아내가 쫓아오면서, 목이 찢어지도록 남편을 부르면서, 한사코 남편을 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말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내의 애절한 정성도 보람 없이, 그 늙은이는 깊은 물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 기어이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죽을 힘을 다하여 쫓아오던 아내는 남편의 그런 죽음을 당하자, 들고 오던 공후를 끌어 잡고 튀기면서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지어 불렀다. 그녀의 노랫소리는 말할 수 없이 구슬펐다. 노래를 마치자, 그 아내 또한 스스로 몸을 물에 던져 죽어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뜻밖의 일을 당한 자고라는 그 뱃사공은 제 눈을 의심하는 듯 집으로 돌아가, 여옥이라는 자기 아내에게 처름부터 끝까지 본대로 그 일을 이야기하고, 또한 그 노래의 사설과 소리를 아내에게 들려 주었다. 남편의 이야기와 노랫소리를 다 듣고 난 여옥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을 흘리며, 벽에 걸린 공후를 끌어 안고 남편이 일어주는 대로 그 노래를 다시 한 번 불러 보았다. 그리하여 이 노래를 듣는 사람이면 누구나 눈물을 막을 수 없었고, 울음을 터뜨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옥은 옆집에 살고 있는 친구 여용에게 이 노래를 가르쳐 주고, 또한 노래 이름을 공후인이라 부르기로 했다.

 

 

2 노래가 제의의 거룩한 공간으로부터 벗어나 현실의 경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간적 삶의 문제에까지 내려앉기 시작하는, 생성기 시가의 또 다른 국면

 

3. 기록과 전승이 중국 중심으로 이어지고 자료 또한 중국의 고악부 형태로 중국노래로 의심 받기도 함. 그러나 고조선 말기 대동강 유역에서 발생한 우리 민요가 한사군 때 중국으로 건너가 악부화된 것.

 

4. 핵심 정리

① 갈래 - 고대 가요, 한역시가

② 성격 - 서정적, 애상적, 체념적

③ 제재 - 물을 건너는 임

④ 주제 - 임을 여읜 슬픔

 고조선의 노래로, 문헌상 가장 오래된 서정 가요

 

5. '물'의 이미지 변화

사랑 → 이별 → 죽음

 

더 알아보기

 

 * 위만 조선 후기 철기 문화의 경험과 더불어 세계의 연속성에 대한 믿음의 흔들림이 마침내 죽음의 문제에까지 확산되어 나가는, 노래 형성층의 이중적인 전환기 의식을 단적으로 반영

* 죽음을 철저히 경험적 현실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아내의 비극적 의식을 표출한 극적 독백체 형태의 민요.

* 구지가의 거룩한 제의 공간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면서 한국 서정시의 발생이라는 생성기 시가의 또 따른 국면을 엿볼 수 있음.

* 남편의 죽음과 등식의 관계를 이루고 있는 세계의 상실은 곧 남편과의 화해로운 삶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자아의 동일성을 상실하는 것 그 자체. 그러므로 서정민요로서의 공무도하가에 표출된 동일성의 상실은, 세계의 연속성에 대한 믿음의 상실에서 비롯된 한국 서정시의 출현 문제와 잇닿아 있음.

 

 

참고문헌

 

정병욱, 「증보판 한국고전시가론」, 신구문화사, 2003.

성기옥 외, 「한국문학개론」, 새문사, 1995.

 

4. 한국 문학의 갈래와 흐름

 

(1) 고대 문학

 

주몽 신화(朱蒙神話) - 작자 미상

 

앞부분 줄거리

 부여 왕 해부루(解夫婁-동부여의 시조)는 산천(山川)에 제사하여 곤연(鯤淵-지명)의 돌 아래에서 아들 금와(金蛙)를 얻었다. 부여 왕은 정승 아란불(阿蘭佛)의 꿈에 나타난 천제(天帝)의 말에 따라 도읍을 옮겨 나라 이름을 동부여(東扶餘)’라 하였는데, 예전 도읍에는 신작(神雀-한나라 때의 연호인 신작(神爵)의 오기로 추정됨. 신작 3년은 기원전 59.) 3년에 천제의 아들 해모수(解慕漱)가 내려왔다. 해모수는 하늘과 땅을 오가면서 정사를 돌봤는데, 하백(河伯-물을 다스리는 신)의 세 딸인 유화(柳花), 훤화(萱花), 위화(葦花)를 보고 왕비로 삼으려 했다. 해모수가 궁전을 지어 놓고 세 여자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급히 문을 닫으니, 맏딸인 유화는 미처 달아나지 못하여 해모수에게 붙잡히고 말았다.(천신(天神)과 수신(水神)의 결합)

                                                                                                                   → 해모수와 유화의 만남(주몽의 고귀한 혈통)

 

 

 하백은 크게 노하여 사자를 보내 말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인데 나의 딸을 붙잡아 두었는가?” 하니, (여기에서 왕은 해모수를 가리킴)이 대답하되 나는 천제의 아들인데, 이제 하백에게 구혼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하백이 다시 사자를 보내 말하기를 네가 천제의 아들이고 나에게 구혼하려 한다면 마땅히 중매를 보내야 할 것이다. 이제 갑자기 나의 딸을 붙잡아 두었으니 어찌 예법에 어긋난 것이 아니겠는가?”라 하였다. 왕은 부끄러워하며 장차 하백을 찾아가 만나 보려 하였으나 궁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여자를 놓아 보내고자 하였으나 여자는 이미 왕과 정이 들어서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왕에게 권하기를 만약 용거(龍車-용이 끄는 수레.)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라 했다. 왕이 하늘을 가리키며 고()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오룡거(五龍車)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 해모수가 구혼하기 위해 하백을 찾아감.

 

 왕과 여자가 오룡거에 오르자 갑자기 바람과 구름이 일어나더니 하백의 궁궐에 이르렀다. 하백은 예를 갖추어 맞이하고 자리를 정한 뒤에 말하되 혼인의 예법은 천하에 통용되는 것인데 어찌하여 예를 잃어 나의 가문을 욕되게 하는가? 왕이 천제의 아들이라 하는데, 무슨 신이(神異)한 재주가 있는가?”라고 했다. 왕이 말하되 오직 시험해 보소서.”라 하였다.

이에 하백이 뜰 앞의 물에 들어가 잉어가 되어 물결을 따라 놀자 왕은 수달로 변해서 잉어를 잡았다. 하백이 다시 사슴이 되어 달아나니 왕은 늑대로 변해서 쫓았고, 하백이 꿩이 되니 왕은 매로 변해서 공격했다.

 하백은 이 사람이 진실로 천제의 아들이라 여기고 예법에 따라 혼인을 이루고자 했지만, 그가 자신의 딸을 데려갈 마음이 없을까 두려웠다. 이에 잔치를 베풀고 술을 권하여 크게 취하게 한 뒤에 딸과 함께 작은 혁여(革輿-가죽으로 만든 수레.)에 넣어 용거에 실어 함께 하늘로 올라가게 했다. 그런데 용거가 미처 물에서 나오기도 전에 왕은 술이 깨었다. 그리고 여자의 황금 비녀를 가져다가 혁여를 뚫고 그 구멍으로 빠져나와 홀로 하늘로 올라갔다.

 하백은 크게 노하여 그 딸 유화에게 말하되 너는 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나의 가문을 욕되게 했다.”고 하고, 주위의 신하들에게 명령해서 딸의 입을 잡아 늘여 그 입술의 길이가 삼 척이나 되게 했다. 그리고 노비 두 사람만을 주어 우발수(優渤水- 태백산 남족에 있었다고 전하는 못의 이름.) 가운데로 귀양을 보냈다.

                                                                                           → 해모수가 혼자 하늘로 올라가고 유화는 우발수로 귀양을 감.

 

 어사(漁師-어부를 높여 이르는 말.) 강력부추(强力扶鄒-강한 힘을 가친 부추라는 이름의 어부)가 금와왕에게 고하기를 요즈음 어량(魚梁-물을 막아 물고기를 잡는 장치) 안의 고기를 훔쳐 가는 자가 있는데 어떤 짐승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라 하였다. (여기서 왕은 금와왕을 가리킴.)이 어사를 시켜서 그물로 그 짐승을 끌어내게 하였더니 그물이 찢어졌다. 다시 쇠 그물을 만들어 끌어내니 비로소 한 여자가 돌 위에 앉아서 나왔다. 그 여자는 입술이 길어서 말을 할 수 없었는데, 그 입술을 세 번 자른 뒤에야 말을 했다. 왕이 천제 아들의 비()임을 알고 별궁(別宮)에 두었는데, 그 여자의 품 안에 햇빛이 비치더니 그로 인해 임신했다. 신작(神雀) 4년 계해년(癸亥年) 4월에 주몽(朱蒙)을 낳았는데, 울음소리가 매우 크고 골격과 외모가 영특하고 기이했다.

                                                                                                                                                          → 유화가 주몽을 낳음.

 

 처음 주몽을 낳았을 때 여자는 왼편 겨드랑이로 크기가 닷 되들이쯤 되는 알을 하나 낳았다. 왕이 괴이하게 여겨 말하되 사람이 새알을 낳았으니 상서롭지 못하다.”라 하고, 사람을 시켜서 이 알을 마목(馬牧-말을 기르는 곳.)에 가져다 두었으나 말들이 밟지 않았고, 깊은 산에 버렸으나 온갖 짐승이 모두 보호했다. 또한, 구름이 낀 날에도 그 알 위에는 언제나 햇빛이 있었다. 이에 왕은 알을 그 어미에게 보내 기르도록 했다.

 마침내 알이 갈라지고 사내아이가 나왔는데, 이 아이는 태어난 지 한 달이 못 되어 말을 하였다. 어머니에게 말하되 파리들이 눈을 빨아 잠을 잘 수 없으니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소서.”라 하니, 어머니가 갈대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는 이 활로 물레 위의 파리를 쏘았는데, 화살이 날면 모두 명중했다. 부여에서는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불렀다.

                                                                                                                                               → 주몽의 신이한 출생 과정

 

 주몽은 나이가 들면서 재능도 함께 갖추어졌다. 금와왕에게는 아들 일곱이 있었는데, 항상 주몽과 함께 사냥하였다. 왕자가 사십여 명을 이끌고 겨우 사슴 한 마리를 잡았는데, 주몽은 활을 쏘아 매우 많은 사슴을 잡았다. 왕자가 질투하여 주몽을 붙잡아 나무에 묶어 놓고 사슴을 빼앗아 가 버렸는데, 주몽은 그 나무를 뽑아 버리고 돌아왔다. 태자(太子)인 대소(帶素)가 왕에게 말하되 주몽은 신용(神勇-신과 같은 용맹)이 있는 장사요, 범상치 않은 인물입니다. 만약 일찍 도모(圖謀-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대책과 방법을 세우다)하지 않으면 후환(後患-어떤 일로 말미암아 뒷날 생기는 걱정과 근심.)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주몽에게 말을 기르게 하여 그의 뜻을 시험코자 했다.

 주몽은 속으로 한을 품고 어머니에게 말하되 나는 천제의 손자인데 남을 위해서 말을 기르고 있으니,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합니다. 남쪽 땅으로 가서 나라를 세우고자 하지만, 어머니가 계시니 감히 마음대로 못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 어머니가 말하되 이것은 내가 밤낮으로 고심하던 일이다. 내가 듣건대 먼길을 갈 사람은 모름지기 좋은 말에 의지한다고 했다. 내가 좋은 말을 고를 수 있다.”라고 하고, 드디어 마목으로 가서 긴 말채찍으로 마구 치니 말들이 모두 놀라 달리는데 붉은 말 한 마리가 두 길(길이의 단위. 한 길은 여덟 자 또는 열 자로 약 2.4미터 또는 3미터에 해당함.)이나 되는 난간을 뛰어넘었다. 주몽이 그 말이 잘 달리는 말임을 알아차리고 몰래 혀뿌리에 바늘을 찔러 놓았더니, 그 말은 혀가 아파 물과 풀을 먹지 못하여 매우 야위었다.

                                                                                                       → 주몽은 그를 질투하는 대소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짐.

 

 왕이 마목을 돌아보다가 말들이 모두 건강한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야윈 말을 주몽에게 주니, 주몽은 말을 얻어 그 바늘을 뽑고서 먹을 것을 주었다. 주몽은 오이(烏伊), 마리(摩離), 협보(陜父) 등 세 사람과 함께 남쪽으로 갔는데, 개사수(蓋斯水-압록강 동북쪽에 있다고 전하는 강의 이름.)에 이르니 강을 건널 배는 없고 추격하는 병사들이 곧 이를까 두려웠다. 이에 채찍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탄식하되 나는 천제의 손자요 하백의 외손으로, 지금 난을 피해 여기에 이르렀나이다. 황천후토(皇天后土-하늘의 신과 땅의 신. 천지의 신령.)는 외로운 이 몸을 불쌍히 여기시어 속히 주교(舟橋-배처럼 떠 있는 다리. 또는 배를 늘어놓아 강물을 건너게 만든 다리.)를 보내 주소서.”라 하였다. 말을 마치고 활로 물을 치니 물고기와 자라가 떠올라 다리를 이루어 주몽이 강을 건널 수 있었다. 한참 뒤에 추겨가는 병사들이 강에 이르렀는데, 물고기와 자라가 만든 다리는 곧 사라지고 이미 다리에 올라섰던 자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었다.

 주몽은 어머니와 이별할 때 차마 떠나지 못하였다. 그 어머니가 말하되 너는 어미의 염려는 하지 말라.”라 하고 이에 오곡(五穀-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 , 보리, , , 기장을 말함.)의 씨앗을 싸서 주었는데, 주몽은 생이별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보리 씨앗을 잃고 말았다. 주몽이 큰 나무 아래서 쉬었는데, 비둘기 한 쌍이 날아왔다. 주몽은 말하되 분명히 신모(神母-어머니 신. 지모신(地母神))께서 보리 씨앗을 보내신 것이다.”라 하고, 이에 활을 쏘아 한 화살에 모두 잡았다. 목구멍을 벌려 보리 씨앗을 꺼내고 나서 비둘기에게 물을 뿌리니, 비둘기는 다시 살아나 날아갔다. (여기에서 왕은 주몽을 가리킴.)은 스스로 띠자리(풀을 묶어서 높고 낮은 자리를 표시해 둔 것.) 위에 앉아서 임금과 신하의 위계를 대략 정하였다.

                                                                                                   → 주몽이 위기를 극복하고 고구려를 건국하는 위업을 세움.

 

 

핵심 정리

 

1. 갈래 설화(건국 신화)

2. 성격 신화적, 서사적, 영웅적

3. 제재 주몽의 고구려 건국

4. 주제 고귀한 혈통을 지니고 태어난 주몽의 영웅적 업적

5. 구성

                        [영웅의 일대기 구조]

    *고귀한 혈통 천신과 수신의 만남으로 태어남.

    *기이한 출생 유화의 품 안에 햇빛이 비치더니 임신을 하고 알을 낳음.

    *어렸을 때 버림을 받음 금와왕이 알을 버림.

    *탁월한 능력 한 달이 못 되어 말을 하고, 활 쏘는 능력이 탁월함.

   *시련과 위기 대소를 비롯한 금와왕의 아들로부터 위협을 받음.

   *조력자의 도움 물고기와 자라의 도움으로 시련을 극복함.

    *위대한 업적 고구려를 건국하고 왕이 됨.

 

6. 특징

           - 일대기적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음.

           - 천손 강림, 난생 등의 여러 가지 신화적 요소가 결합되어 있음.

           - 후대 영웅 서사 문학의 구조에 영향을 줌.

7. 해제

이 작품은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건국 신화로, 역사적 사실과 신화적 상상력이 결합되어 있다. <주몽 신화>는 여러 신화에서 발견되는 천손 강림(天孫降臨), 난생(卵生), 동물 양육, 기아(棄兒) 등과 같은 요소들이 나타나 있어 신화의 특징과 전개 과정, 신화 속 인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주몽 신화>가 지닌 특징은 후대의 한국 문학 작품에 여러 가지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한국 문학 전통의 한 줄기를 형성한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출처 : 미래엔 문학 교과서 + 미래엔 문학 자습서

 

 

<참고 사항>

 

삼국사기 권 제13 고구려 본기 제1, 시조 동명성왕

 

삼국사기 권 제13 고구려 본기 제1, 시조 동명성왕

시조 동명성왕(東明聖王)의 성은 고씨이고, 이름은 주몽(朱蒙)[추모(鄒牟)]라고도 하고, 중해(衆解)라고도 한다]이다. 이에 앞서 부여 왕 해부루(解夫婁)가 늙도록 아들이 없자 산천에 제사를 지

marusaem.tistory.com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파블로 네루다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 -꼬리가 재생 능력이 있어 다시 자라나는 것을 표현함.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가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의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을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노래에 비유.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푸른색일까.

                                                                                             1~8: 존재의 근원과 현상에 대한 질문들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 먼지만도 못하고-자연 속의 작은 존재인 인간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존재의 근원과 현상에 대한 궁금증)하다 사라질 뿐.

                                                                                         9자연 속에서 인간이 작은 존재임을 깨달음

 

 

핵심 정리

 

1. 갈래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성찰적, 반성적

3. 제재 자연의 모습

4. 주제 자연(우주)에서 인간의 인식 능력의 한계를 깨달음, 인간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깨달음.

5. 특징

            - 사물을 바라보는 참신한 시각이 드러남.

            - 자연에 대한 궁금증을 다양하게 나열하여 우리는 짐작하는 것만 많고 알고 있는 것이 적다는 것을 보여 줌.

 

6. 해제

 이 작품은 칠레의 작가인 네루다의 시로, 존재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구조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시인은 인간이 존재에 관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지만 결국에는 깨달음에 도달하지 못한 채 죽어 간다고 생각하며 인간의 이성에 대한 한계와 반성을 이야기한다. 한편 존재의 근원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공허한 지식을 쌓고 있는 현대인을 비판한다고 볼 수도 있다. 마지막 연에 나타나는 시적 화자의 깨달음을 통해 작품을 읽는 사람들 역시 인간은 자연 속에서 작은 존재에 불과함을 느끼게 된다.

 

 

 

출처 : 미래엔 문학 교과서 + 미래엔 문학 자습서

 

 

 

 

적벽가(赤壁歌) - 작자 미상

 

중모리-한 장단이 12박으로 되어 있으며, 3박짜리 4각으로 구성된 장단임. 어떤 사연을 담담히 서술하는 대목이나 서정적인 대목에서 흔히 쓰는 장단으로 태연한 맛과 안정감을 줌.

 

 “이내 설움 들어 봐라. 나는 부모 일찍 조실(早失)하고 일가친적 바이(전혀) 없어 혈혈단신(孑孑單身-의지할 곳이 없는 외로운 홀몽) 이내 몸이, 이성지합(二姓之合- 다른 두 성이 합하였다는 말로, 남녀의 혼인을 이르는 말) 우리 아내 얼굴도 어여쁘고 행실도 조촐하여 종가대사(宗家大事) 탁신안정(托身安定-몸을 붙여 편안히 머무름.) 떠날 뜻이 바이 없어 철 가는 줄 모를 적에, 불화병 외는 소리 위국땅 백성들아, 적벽으로 싸움 가자.’ 외는 소리 나를 끌어내니 아니 올 수 있든가. 군복 입고 전립(戰笠-조선 시대, 병자호란 이후로 무관이나 병사들이 쓰는 전투형 모자를 이르던 말.) 쓰고 창을 끌고 나올 적에, 우리 아내 내 거동을 보더니 버선발로 우루루루 달려들어 나를 안고 엎더지며, ‘날 죽이고 가오, 살려두고는 못 가리다. 이팔 홍안 젊은 년을 나 혼자만 떼어놓고 전장을 가랴시오.’ 내 마음이 어지 되것느냐. 우리 마누라 달래랼 제, ‘허허 마누라 우지 마오. 장부가 세상을 태어나서 전장출세(戰場出世)를 못하고 죽으면 장부 절개가 아니라고 ㅎ니 우지 말라면 우지 마오.’ 달래어도 아니 듣고 화를 내도 아니 듣더구나. 잡았던 손길을 에후리쳐 떨치고 전장을 나왔으나, 일부지전장 불식(날이 지나고 지나도 싸움이 그치지 않는구나.)이라. 살아가기 꾀를 낸들 동서남북으로 수직(守直-지키다)을 허니, 함정에 든 범이 되고 그물에 걸리 내가 고기로구나. 어느 때나 고국을 갈지, 무주공산(임자 없는 빈산. 인가도 인기척도 전혀 없는 쓸쓸한 곳) 해골이 될지, 생사가 조석이라. 어서 수이 고향을 가서 그립던 마누라 손길을 부여잡고 만단정회(온갖 정과 회포) 풀어 볼거나. 아이고, 아이고, 내 일이야.”

 

아니리- 판소리에서 창자(唱者)가 소리를 하다가 한 대목에서 다른 대목으로 넘어가기 전에 자유 리듬으로 사설을 엮어 나가는 행위.

 

 이렇듯이 설리 우니, 또 한 군사 나오난디, 그중에 키 작고 머리 크고 작도만 한 칼을 내두르며 만군 중이 송신하게(많은 군중이 들을 만큼 크게) 말을 허것다.

 

중중모리 - 중모리와 마찬가지로 12박으로 한 장단을 이루지만 중모리보다 빠름. 중모리 장단을 12/4박자와 같다고 한다면 중중모리 장단은 12/8 박자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춤추는 대목, 활보하는 대목, 통곡하는 대목에서 흔히 쓰이는 장단으로 흥취를 돋우게 함.

 

 “이놈 저놈, 말 듣거라. 너희 울 제 좀놈(좀스러운 사람)일따. 위국자(爲國者)는 불고가(不顧家)(나라를 위하는 사람은 집안을 돌아보지 않는다)라 옛글에도 일러 있고, 남아하필연처자(男兒何必戀妻子-남자가 하필 처자를 그리워하리오.). 막향향촌노각년(莫向鄕村老却年-시골에서 늙어 가는 사람은 되지 마오.)하소. 우리 몸이 군사 되야 전장 나와 공명도 못 이루고 속절없이 돌아가면 부끄럽지 아니허냐. 이내 심사 평생 한이 요하(腰下-허리춤) 삼척 드는 칼로 오한(吳漢) 양진(兩陣) 장수 머리를 번뜻 뎅기렁 베어 들고 창 끝에 높이 달아 개가성(凱歌聲-이기거나 큰 성과가 있을 때 내는 소리) 부르면서 승전고(勝戰鼓-싸움에 이겼을 때 울리는 북) 쿵쿵 울리면서 본국으로 돌아갈 제, 부모 처자 친구 벗님 펄쩍 뛰어 나오며 다녀온다, 다녀와, 전장 갔던 벗님이 살어를 오니 반갑네. 이리 오소. 이리 오라면 이리와.’ 울며 반겨헐 제, 원근당(遠近黨-멀고 가까운 친척들) 기쁨을 보이면 그 아니 좋더란 말이냐. 우지 말라면 우지 마라.”

                                                                                                                                                           “박봉술 창본”(1998)

 

 

 

핵심 정리

 

1. 갈래 판소리 사설

2. 성격 해학적, 풍자적, 희화적

3. 제재 - <삼국지연의>의 적벽 대전

4. 주제 적벽 대전의 영웅들의 활약상과 전쟁으로 인한 하층민의 고통

5. 특징

            - 영웅보다는 평민을 내세워 전쟁을 부정적으로 평가함.

            - 외래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한 작품임.

            - 기성 권위와 폭력적 권력에 대한 비판 의식을 표출함.

 

6. 해제

 이 작품은 중국의 소설 <삼국지연의>의 적벽 대전 이야기를 재창조한 판소리 사설로, 원작을 새롭게 고치거나 없는 내용을 덧붙이기도 한 점이 특징적이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외국 문학의 유입이 이루어졌음과 함께 외국 문학이 능동적으로 수용된 양상을 살펴보기에 적절한 작품이다. 교과서에 제시된 부분은 적벽가중 군사 설움 대목으로 전쟁에 강제 동원된 병사들의 신세타령을 통해 지배자의 야망 실현의 도구가 되어 희생당하는 백성들의 한()을 드러내고 지배 권력 및 전쟁의 폭력성을 비판하고 있다.

 

 

 

출처 : 미래엔 문학 교과서 + 미래엔 문학 자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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