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지금껏 알려져 있는 지식과 관념에 의해서는 설명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관찰되면, 사람들은 납득할 만한 원인을 제시할 수 있는 타당한 설명을 모색하게 된다. 가추법(假推法)은 관찰된 사실이 왜 일어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현재 상황과는 다른 상황에서 이미 통용되는 전제를 출발점으로 하여 그 전제 속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결론을 도출하는 개연적 추론이다. 가추법을 정립한 철학자 퍼스는 다음의 논증을 사례로 들어 가추법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책상 위에 한 움큼의 하얀 콩이 놓여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특이하다고 생각하여 그 이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이 그 콩 옆에 놓인 자루를 보고 이 콩들은 이 자루에서 나왔다.’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결과) 이 콩들은 하얗다       …………………………………… ()

[A]   (규칙) 이 자루에 들어 있는 콩은 모두 하얗다          ………… ()

       (사례) 이 콩들은 이 자루에서 나왔다         …………………… ()

 

 위 추론의 출발점인 결과는 관찰된 사실로서, 일반적 규칙에 해당하는 가설이 제시되고 이것이 참임이 전제될 때 수긍할 수 있는 사실이다. 관찰된 사실은 참임이 전제된 규칙과 결합됨으로써 규칙의 한 사례로 귀결된다. 책상 위에 놓인 콩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사람이 그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콩 옆의 자루를 보고 자루 안의 콩이 모두 하얀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게 되며, 이것이 참임이 전제될 때 책상 위의 하얀 콩은 이 자루에 든 콩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1문단 : 가추법의 개념과 사례

 

 퍼스는 연역법 및 귀납법과의 비교를 통해 가추법의 특징을 구체화하였다. 연역법은 규칙을 특정한 사례에 적용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분석 추리이자 추론의 결과가 규칙의 해설이 되는 해설적 추론으로, 이는 새로운 지식의 형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귀납법은 특정한 사례와 결과로부터 규칙을 도출하는 종합 추리이자 전체, 특수 사례에서 일반으로 향하는 확장적 추론으로, 연역법과 달리 결과의 오류 가능성을 포함한다. 퍼스에 의하면 가추법은 한 유형의 사실들로부터 도약하여 전혀 새로운 유형의 사실들을 도출하는 추론 방식이라는 점에서 귀납법과 마찬가지로 확장적 추론에 해당하지만, 귀납법은 주어진 사실들의 집합으로부터 유사한 사실들의 집합을 추론해 낼 뿐임에 반해 가추법이야말로 오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식의 진정한 확장에 기여하는 추론이라고 하였다.

                                                                                                              2문단 : 연역법, 귀납법과 비교한 가추법의 특징

 

 가추법에서 가설의 형태로 제시되는 규칙은 추론의 과정에서 설정되는 것으로, 보편적이고 일반적 진리로서 주어지는 연역법의 규칙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퍼스는 자연법칙’, ‘일반적인 진리와 함께 경험등을 규칙의 자리에 둘 수 있다고 하여 가추법의 규칙범주에는 경험적 근거, 직관, 특수한 상황에서만 인정될 수 있는 진리 등이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그는 또한 관찰된 사실과 설정된 가설의 결합은 이 둘에서 다루는 대상들의 동일성이나 유사성에 기인하며 이는 논증이 다루는 대상들이 또 다른 측면에서도 강도 높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추리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고 하였다. 이로 인해 연역법이나 귀납법과 달리 가추법은 전제로부터 필연적으로 귀결되는 결과 이상의 젓을 제안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러함을 기술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어째서 그러한지를 설명할 수 있는지에 의해 추론의 목적 달성 여부가 판단된다는 것이다.

                                                                                                              3문단 : 연역법, 귀납법과 비교한 가추법의 특징

 

 이상의 비교를 바탕으로 퍼스는 탐구를 의심의 자극에 의해 야기된 것이자 믿음의 상태를 획득하려는 투쟁 과정으로 규정하고 가추법은 이 과정을 관통하는 논리라고 하였다. 가추법은 위대한 과학적 발견으로부터 탐정의 추리에까지 널리 활용되는 추론 방식으로, 이는 그가 직관이나 심리적 판단에 의존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던 추측의 과정에 논리성을 부여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4문단 : 가추법의 의의

----------------------------------------------------------------------------------------------------------------------------------------------------------

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효용성을 기준으로 삼아 다양한 추론 방식 간의 우열을 판단하고 있다.

특정 추론 방식의 역사적 변화를 설명하고 현대적 의의를 언급하고 있다.

다양한 추론 방식의 이론적 배경과 이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를 제시하고 있다.

상반된 두 추론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방식의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다른 추론 방식들과의 비교를 바탕으로 특정 추론 방식의 특징을 구체화 하고 있다.

 

 

2. 윗글을 바탕으로 [A]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의 대상은 동일한 속성을 공유한다.

()이 참임이 전제될 때 ()을 수긍할 수 있다.

()()이 결합되어 도출된 ()()()의 사례로 귀결시킨다.

()()의 이유로 기능할 때 이 추론의 목적은 달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 간의 유사성과는 별개로 도출된 새로운 유형의 사실이다.

 

 

3. <보기>는 윗글에 제시된 추론 방식을 도식화한 것이다. 윗글을 읽고 <보기>를 설명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연역법                          귀납법                            가추법

                                     A : 규칙                        B : 사례                           C : 결과

                                          ↓                                   ↓                                   ↓       

 

                                    B : 사례                        C : 결과                           A : 규칙

                                                                                                             --------------

                                           ↓                                   ↓                                   

                                   C : 결과                         A : 규칙                           B : 사례

                                --------------                      -------------                        --------------

*실선 박스는 이미 증명된 명제를, 점선 박스는 추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명제를 의미함.

----------------------------------------------------------------------------------------------------------------------------------------------------------

연역법의 CAB에 적용하여 도출된 결과이다.

귀납법의 B, C 간에 발견되는 유사성은 A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연역법은 해설적 추론으로, 연역법의 CA가 의미하는 범위 이상의 지식을 도출하지 못한다.

연역법의 A와 달리, 가추법의 A에는 경험적 근거, 직관, 특수 상황에서의 진리 등이 포함된다.

BC를 통해 A를 도출해 내는 귀납법과 C에서 출발하여 B를 도출하는 가출법은 부분에서 전체로 향한다는 점에서 확장적 추론으로 분류된다.

 

 

4. <보기>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정말 우스울 정도로 간단해서 설명하는 게 불필요하게 느껴질 정도라네. 하지만 그건 관찰과 추리의 경계를 명확히 가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어. 나는 자네(왓슨)의 구두에 황토 흙이 묻어 있는 걸 관찰을 통해 알았네. 그런데 윅모어가() 우체국 건너편에는 도로 공사를 하느라 길을 파헤쳐 놓아서 흙이 드러나 있지. 그 흙을 밟지 않고선 우체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워. 그리고 그 유난히 붉은 황토는 내가 알기로는 이 근방에서 거기 말고는 없네. 여기까지가 내가 관찰한 것일세. 나머지는 추리해 낸 것이지.”

 

 코넌 도일의 소설 네 사람의 서명에서 인용된 셜록 홈즈의 위 대사는 이중으로 진행되는 가추법의 추론 과정을 함축한다. 하나는 왓슨의 구두에 흙이 묻어 있다.’라는, 관찰한 사실을 출발점으로 하여 진행되는 추론이며, 다른 하나는 앞의 결과에 포함된 유난히 붉은 색을 띤 황토로 구체화된 관찰 결과에서 출발하는 추론이다. 전자는 비포장도로를 걸어 다니면 구두에 흙이 묻는다.’라는 규칙을, 후자는 ‘( )’라는 규칙을 설정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를 왓슨이라는 사례에 적용한 설명을 도출한다. 후자에서 설정된 규칙은 전자의 그것과 달리 홈스의 경험적 근거에 의지하며, 특수성이 강하다. 전자의 추론에서 결과와 규칙이 지닌 ‘( )’()라는 유사성에 기반하여 나머지에 해당하는 내용의 핵심이 왓슨은 비포장도로를 걸어 다녔다.’로 형성되며, 이 문장은 다시 후자의 추론에 의해 왓슨은 부근의 도로가 비포장 상태인 윅모어가 우체국을 다녀왔다.’라고 구체화되어 왓슨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의 황토는 유난히 붉은 색을 띠고 있다. 비포장도로의 흙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의 황토는 유난히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왓슨의 구두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의 황토는 유난히 붉은 색을 띠고 있다. 흙이 묻은 구두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은 도로 공사를 하느라 흙이 드러나 있다. 비포장도로의 흙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은 도로 공사를 하느라 흙이 드러나 있다. 흙이 묻은 구두

 

 

5. ~ 의 사전적 의미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그때그때의 사정과 형편에 따라 일이 처리되다.

② ⓑ : 옳다고 인정하다.

③ ⓒ : 어떤 범위나 조건 따위에 바로 들어맞다.

④ ⓓ : 어떤 것을 미리 간접적으로 표현해 주다.

⑤ ⓔ : 어떤 결말이나 결과에 이르게 되다.

 

 

 

더보기

정답 1. 2. 3. 4. 5.

 

 

 

1. 해제

 이 글은 미국의 철학자이자 기호학자인 퍼스가 정립한 가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추법은 관찰된 특정한 사실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설정함으로써 해당 사실이 일어난 이유를 결론으로 도출하는 개연적 추론이다. 퍼스는 가추법을 연역법 및 귀납법과 비교하여 그 특징을 구체화하였다. 가추법은 추론 과정에서 설정하는 가설이 연역법의 대전제와 달리 경험 및 특수성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비약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추론 방식이다.

 

2. 주제 퍼스가 제시한 가추법의 추론 방식과 특징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드레이의 행위 설명 이론  (0) 2023.04.03
10 사회 계약론  (0) 2023.04.03
08 아그리파의 논변  (0) 2023.03.29
07 르네상스 음악  (0) 2023.03.28
06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0) 2023.03.28

수철리(水鐵里)- 김광균

 

 〘산비탈엔 들국화가 환하고(무덤과 대조적인 풍경) 누이동생의 무덤 옆엔 밤나무(누이동생의 표상) 하나가 오뚝 서서 바람이 올 때마다 아득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어 저었다. 갈 길을 못 찾는 영혼(밤나무의 모습) 같애 절로 눈이 감긴다(그리움, 회상). 무덤 옆엔 작은 시내가 은실을 긋고 등 뒤에 서걱이는 떡갈나무 수풀 앞에 차단한 비석(누이동생이 비석)이 하나 노을에 젖어 있었다.(묘지 주변의 풍경) 흰나비처럼 여윈 모습(비석의 작고 초라한 모습) 아울러 어느 무형한 공중에 그 체온이 꺼져 버린 후 밤낮으로 찾아 주는 건 비인 묘지의 물소리와 바람 소리뿐. 동생의 가슴 우엔 비가 나리고 눈이 쌓이고 적막한 황혼이면 별들은 이마 우에서 무엇을 속삭였는지(비석 앞에서 누이동생의 모습을 그림) 한 줌 흙을 헤치고 나즉히 부르면 함박꽃처럼 눈뜰 것만 같애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숨었다.(옷소매에 눈물을 닦음)(누이동생에 대한 그리움)

 

 

 

핵심 정리

 

1. 갈래 산문시, 서정시

2. 성격 애상적, 추모적

3. 주제 - 죽은 누이동생을 그리워하며 슬퍼함.

4. 특징

- 차가운 죽음의 이미지와 대조되는 화사한 자연 풍경이 선명하게 제시됨.

5. 해제

 이 작품은 죽은 누이동생이 묻혀 있는 묘지를 찾아 그리움과 추모의 마음을 노래하는 시이다. 누이동생이 잠든 묘지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묘사함으로써 누이동생에 대한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누이동생의 무덤을 살아 있는 화자와 죽은 누이동생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출처 :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문학 + 꿈을 담는 틀, 낯선 시의 모든 것

 

'일제 강점기 역사 속 문학 > 1940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야 - 이육사  (4) 2023.03.12
별 헤는 밤 - 윤동주  (0) 2020.07.16

접동새-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아홉오라비 발음의 편의를 위한 변형/ 접동새의 울음소리) 접동.

                                                                                                                                1접동새의 슬픈 울음 소리

 

진두강(서북 지방 강 이름- 구체적인 지명을 사용하여 형통적 정서 환기)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2마을을 떠나지 못하는 누나

 

옛날, 우리나라(설화임을 암시/민족적 보편성)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누나의 비극적 죽음)

                                                                                                                             3의붓어미 시샘에 죽은 누나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평안도 방언으로, ‘몹시 서러워의 뜻)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누나를 보편적 대상으로 확장함.)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누이의 화신 - ‘의 상징)가 되었습니다.

                                                                                                                                  4누나가 접동새로 환생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남동생)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죽어서도 계모의 눈을 피해 다녀야 하는 누이의 ’)

                                                                                                                                           5애절한 혈육의 정

 

 

 

핵심 정리

 

1. 갈래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전통적, 민요적, 애상적

3. 주제 현실의 비극적인 삶을 초월한 애절한 혈육의 정

4. 특징

- 접동새 설화를 차용함.

- 3음보의 민요적 율격이 나타남.

- 음성 상징어를 사용하여 애상적 분위기를 형성함

 

5. 해제

 이 작품은 한()의 정서를 바탕으로 고전 설화에서 모티프를 차용한 시이다. 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함께 살던 가족의 행복이 깨어지고, 의붓어미가 들어와 전처의 자식들을 구박하고 시기를 한다. 결국 의붓어미의 시샘에 시집을 가려던 누나는 죽고, 죽어서도 동생들을 잊지 못해 접동새로 환생한다. 의붓어미는 누나에게 저지른 악행에 대한 처벌을 받고 죽어 까마귀가 되는데, 접동새는 까마귀를 피해 남들이 다 자는 깊은 밤에만 동생들의 주위를 맴돌며 슬피 운다. 이 작품은 고전 설화의 모티프를 차용했다는 점과, 전통적인 주제와 정서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우리 문학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 접동새

 접동새는 그 울음소리가 구슬퍼서 한이나 슬픔의 정서를 표출하는 문학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접동새의 울음소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슬픔의 정서를 강하게 드러내는 한편, 접동새 설화와의 연관성을 청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출처 :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문학 + 좋은책 신사고, 오감도 최다문항 현대시편

 

'일제 강점기 역사 속 문학 > 1920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짓 이별 - 한용운  (0) 2023.03.27
고향 - 현진건  (0) 2020.07.16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김소월, 접동새

 

 

() 산비탈엔 들국화가 환하고 누이동생의 무덤 옆엔 밤나무 하나가 오뚝 서서 바람이 올 때마다 득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어 저었다. 갈길을 못 찾는 영혼 같애 절로 눈이 감긴다. 무덤 옆엔 작은 시내가 은실을 긋고 등 뒤에 서걱이는 떡갈나무 수풀 앞에 차단한 비석이 하나 노을에 젖어 있었다. 흰나비처럼 여윈 모습 아울러 어느 무형(無形)한 공중에 그 체온이 꺼져 버린 후 밤낮으로 찾아 주는 건 비인 묘지의 물소리와 바람 소리뿐. 동생의 가슴 우엔 비가 내리고 눈이 쌓이고 적막한 황혼이면 별들은 이마 우에서 무엇을 속삭였는지. 한 줌 흙을 헤치고 나즉이 부르면 함박꽃처럼 눈뜰 것만 같아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스몄다.

                                                                                                                                           -김광균, 수철리(水鐵里)

----------------------------------------------------------------------------------------------------------------------------------------------------------

1.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와 달리 일정한 음보를 유지하여 운율감을 드러내고 있다.

()()와 달리 감탄사를 활용하여 비극적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는 색채의 대비를 통해, ()는 공감각적 심상을 통해 시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다.

()는 공간의 변화를 중심으로, ()는 시간의 변화를 중심으로 화자의 심리는 나타내고 있다.

()는 행의 길이에 변화를 주어, ()는 이미지를 나열하여 시적 상황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2. 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모두 화자가 시적 대상과의 재회를 기대하게 되는 원인이다.

② ㉠모두 화자와 시적 대상이 이별하게 된 이유를 상징하는 배경이다.

③ ㉠모두 화자의 개별적인 체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일반적인 인식으로 확장된 결과이다.

④ ㉠은 화자가 자신의 상황을 되돌아보는 계기이고, 은 시적 대상이 자신의 처지를 확인하는 계기이다.

⑤ ㉠은 시적 대상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시간이고, 은 화자가 시적 대상의 부재를 실감하는 시간이다.

 

 

3. <보기>를 참고하여 (), ()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문학 작품 중에는 혈육의 죽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에서는 계모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밤마다 오라비들을 찾아와 운다는 누나의 한 맺힌 사연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에서는 누이동생의 무덤가에서 죽음과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인식하며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누이동생의 죽음을 형상화하고 있다.

----------------------------------------------------------------------------------------------------------------------------------------------------------

()의붓엄미 시샘에 죽접동새가 되었습니다에서는 계모에 의한 누나의 억울한 죽음이 드러나고 있군.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에서는 죽어서도 동생들에 대한 걱정을 거두지 못하는 누나의 한이 드러나고 있군.

()득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젓는 밤나무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죽은 누이동생을 떠올리게 하고 있군.

()별들은 이마 우에서 무엇을 속삭였는지에서는 죽은 누이동생과의 간극을 좁힐 수 없음을 인지한 화자의 초월적 태도가 드러나고 있군.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스몄다에서는 누이동생에 대한 그리움에 서러워하는 화자의 정서가 형상화되고 있군.

 

 

더보기

정답 1. 2. 3.

 

접동새 - 김소월    수철리 - 김광균

[01~0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고대 그리스의 회의주의 철학자 아그리파는 회의주의자들의 논변을 대표할 만큼 체계적인 형식성을 갖춘 다섯 가지 논변 형식들을 구성하였다. 아그리파의 다섯 가지 논변 형식들은 절대적 진리를 발견하였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독단주의에 대한 철저한 학문적 의심이라 할 수 있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상호 긴밀한 연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회의주의 이론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그가 이러한 체계를 구축한 이유는 독단주의자들이 취할 수 있는 이론적 대안을 봉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추상적인 개념들의 연관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독단주의자들의 합리화 시도를 무너뜨린다.

                                                                                                      1문단 : 독단주의에 대한 의심인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

 

 먼저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의 상이성의 논변 형식은 철학에는 상이한 여러 의견들이 존재하며, 이런 상이성으로 인해 철학의 단일한 정체성은 확립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어떤 독단주의자가 자신이 내세운 주장이 유일한 진리로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 회의주의자는 얼마나 많은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이 역사적으로 존재해 왔는지 제시할 수 있다. 이 경우 독단주의자는 다양한 의견 중 자신이 동의하는 의견을 채택하기 위한 기준을 필요로 하게 된다. 만약 독단주의자가 자신의 주장이 진리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증명되지 않았거나 증명될 수 없는 기준을 논증의 원리로 설정한다면, 회의주의자는 이와 반대되는 기준을 논증의 원리로 제시할 수 있다. 가령 독단주의자가 합리적 이유에 기초하지 않은 채 무조건 자신의 의견을 진리라고 주장할 경우, 회의주의자는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무조건 그것이 거짓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독단주의자가 증명되지 않은 혹은 증명될 수 없는 기준에 호소할 경우, 회의주의자는 그가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2문단 :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의 상이성의 논변 형식,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

 

 반면 어떤 독단주의자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명 가능한 기준을 제시할 경우, 회의주의자는 그 증명은 다시 어떤 기준에 의해 증명되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 독단주의자가 그 증명 기준이 증명되지 않거나 증명될 수 없다고 말한다면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에 빠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그 증명 기준이 증명되었다고 말한다면, 그는 다시 그 증명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무한한 물음에 답해야 하는 곤경에 처한다. 이러한 무한 소급의 논변 형식은 철학자들이 논증의 최후 지점을 제시할 수 없다는 난점을 드러낼 수 있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 소급의 증명 과정을 전부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철학자들은 논증의 최초 지점에 도달하는 최후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게 된다.

                                                                                                                                             3문단 : 무한 소급의 논변 형식

 

 독단주의자들은 이러한 난점을 피하기 위해 기준을 증명하고 그 증명을 위해 바로 그 증명을 필요로 했던 기준에 호소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단주의자는 자의적인 전제 설정을 범하지 않으면서도 최후의 근거를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사태에 대한 해명이 될 수는 없다. 순환의 논변 형식은 경쟁하는 두 개념 가운데 어떤 것이 우선권을 갖는지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주며, 이러한 미결정성은 증명에 대한 판단 중지를 초래한다.

                                                                                                                                                   4문단 : 순환의 논변 형식

 

 이러한 논변 형식들은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는 상대성의 논변 형식으로 귀착될 수 있다. 감각 기관에서 비롯된 인간의 지각이나 판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특정한 대상이나 주장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길 경우 독단적인 견해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 준다. 독단주의자가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 모든 사상들은 결국 상대적인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의 상대성은 대상의 참된 본성이 무엇인지와 관련하여 필연적으로 판단 중지를 요구한다.

                                                                                                                                               5문단 : 상대성의 논변 형식

 

 회의주의자들은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을 통해 인간은 절대적 진리와 관련하여 어떤 판단과 주장도 유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고대 회의주의자들인 피론주의자들은 이러한 판단 중지를 통해 우리가 절대적 진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고뇌를 벗어나고, ‘마음의 평정(Ataraxia)’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광풍이 몰아치는 배 위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공포에 떨며 울부짖는 승객들에게 갑판 위에서 음식을 계속 먹고 있는 돼지를 가리키며, “돼지의 동요하지 않는 상태야말로 현인들이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한 피론의 일화는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회의주의자들은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을 통해 전통적인 정당화 방식에 의해서는 참다운 근거 제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동시에 절대적 진리에 관한 철학적 지식을 정립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에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6문단 : 절대적 진리의 판단 가능성에 대한 회의주의자들의 의문

피론 :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회의주의의 대표자로 사물의 본래 성질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판단을 멈추어서 마음의 평안을 얻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

1. 윗글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회의주의자들은 철저한 학문적 의심을 활용해 절대적 진리의 존재를 입증했다.

회의주의자들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전통적인 정당화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독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주장에 대한 어떤 증명 기준도 제시하려 하지 않았다.

독단주의자들은 절대적 진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 철학의 단일한 정체성을 확립하려 했다.

피론주의자들은 절대적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2. ~ 과 관련한 회의주의자들의 대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자신이 내세운 주장이 유일한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그 주장이 입증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보편적 진리를 찾아 제시함으로써 대응함.

② ㉡ : 꿈에서 들은 예언을 절대적 진리라 주장하는 사람에게 그 예언이 거짓이라는 예언을 꿈에서 들었다고 주장함으로써 대응함.

③ ㉢ : 사물의 본질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증명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그 증명의 기준을 다시 증명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대응함.

④ ㉣ : 신의 존재는 경전에 기록되어 있어 입증되며, 경전은 신의 말이므로 모두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신과 경전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 결정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대응함.

⑤ ㉤ : 자신이 판단한 대상의 참된 본성을 절대적인 것으로 주장하는 사람에게 그 판단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대응함.

 

 

3. 윗글의 , 가 의미하는 바를 <보기>의 내용과 관련지어 추론한 내용끼리 바르게 짝지은 것은?

<보기>----------------------------------------------------------------------------------------------------------------------------------------------------

회의주의 철학자 아이네시데모스는 모든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지각을 통해 경험하는 세상은 절대적 지식을 제공해 줄 수 없으며 철학적 지식은 절대적 진리로 확정될 수 없다고 보았다. 아이네시데모스의 논변 형식은 다음과 같은 논리적 구조를 갖는다. 물리적 실재 XA에게는 χ, B에게는 Xʹ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χXʹ중 어떤 것이 실재와 근접한 모습인지 알 수 없으며, 따라서 X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유보해야 하다.

----------------------------------------------------------------------------------------------------------------------------------------------------------


X의 실재를 알아내고자 고뇌하는 사람들 χXʹ 중 어느 것이 X와 가까운지 판단을 중지한 상태
X에 대해 판단을 중지한 회의주의 철학자들 χXʹ 중 어느 것이 X와 가까운지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자신의 발견을 참이라 믿는 철학자들 철학적 지식을 절대적 진리로 확정한 상태
지각을 통한 진리 인식 가능성 자체에 근원적 물음을 던지는 사람들 물리적 실재 X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
대상이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보는 사람들 지각을 절대적 지식을 제공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상태

 

 

4. 윗글을 참고할 때, ‘아르리파의 관점에서 <보기>의 생각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귀납적 논증의 경우, 결론은 일부 특수한 사례들의 축적에 의해 정당화된다. 그러나 결론은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니지는 못한다. 사례들이란 무한하므로, 무한한 사례를 인간이 모두 조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연역적 논증 역시 마찬가지이다. 연역적 논증에 의해 결론의 참을 보장할 경우, 결론의 명제는 전제가 참인 경우 도출된다. 결국 결론은 전제를 통해 타당성을 얻는다. 그런데 연역적 논증에서 참으로 가정하고 있는 전제는 어떻게 참으로 설정될 수 있을까? 이는 사실상 결론을 포함한 명제들을 종합해서 귀납적 논증에 의해 확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귀납적 논증의 결론이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니지 못하는 이유로 논증의 근거가 모두 증명되지는 않았음을 들 수 있다.

귀납적 논증에서 특수한 사례들의 축적은 지각 불가능한 사례들의 축적으로, 그 자체가 대상의 참된 본성임을 알 수 있다.

연역적 논증의 전제는 모든 사례를 통해 입증된 전제가 아니기 때문에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에 빠질 수 있다.

연역적 논증은 증명되어야 할 것을 이미 전제 속에 포함시켜 놓고 그것을 도출하게 되는 순환의 논변 형식에 빠질 수 있다.

연역적 논증은 전제가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결론 역시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닐 수 없어 상대성의 논변 형식으로 귀착될 수 있다.

 

 

5.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신앙주의는 신에 대한 신앙에 무조건 매달리기만 하는 입장을 가리키지 않는다. 신앙주의는 절대적 진리와 관련한 판단을 중지해야 한다는 회의주의적 입장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셈이다. 회의주의를 통해 우리가 ( )라는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면, 결국 기존의 이성을 폐기하고 신앙으로 귀의하는 결론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근대 이성의 시대신앙의 시대가 병존하는 것은 회의주의와 신앙주의가 마치 동전의 양면 같다는 것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

대상의 참된 본성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존재

신을 통해서만 절대적 진리를 판단할 수 있는 존재

정당한 학문적 의심을 지닐 만큼 이성적이지는 않은 존재

회의주의를 통해서만 절대적 진리와 지식을 찾을 수 있는 존재

신의 존재 외에는 어떠한 것도 증명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 존재

 

 

더보기

정답 1. 2. 3. 4. 5.

 

 

해제

이 글은 철하자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독단주의자들의 합리화 시도를 무너뜨릴 수 있는 학문적 의심이다. 그의 논변 형식은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의 상이성의 논변 형식’,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 ‘무한 소급의 논변 형식’, ‘순환의 논변 형식’, ‘상대성의 논변 형식의 다섯 가지인데, 이러한 논변 형식들을 통해 아그리파는 철학적 지식을 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2. 주제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과 진리의 상대성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 사회 계약론  (0) 2023.04.03
09 퍼스의 가추법  (0) 2023.04.03
07 르네상스 음악  (0) 2023.03.28
06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0) 2023.03.28
05 캠벨의 신화 이론  (0) 2023.03.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