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지금껏 알려져 있는 지식과 관념에 의해서는 설명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관찰되면, 사람들은 납득할 만한 원인을 제시할 수 있는 타당한 설명을 모색하게 된다. 가추법(假推法)은 관찰된 사실이 왜 일어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현재 상황과는 다른 상황에서 이미 통용되는 전제를 출발점으로 하여 그 전제 속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결론을 도출하는 개연적 추론이다. 가추법을 정립한 철학자 퍼스는 다음의 논증을 사례로 들어 가추법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책상 위에 한 움큼의 하얀 콩이 놓여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특이하다고 생각하여 그 이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이 그 콩 옆에 놓인 자루를 보고 이 콩들은 이 자루에서 나왔다.’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결과) 이 콩들은 하얗다       …………………………………… ()

[A]   (규칙) 이 자루에 들어 있는 콩은 모두 하얗다          ………… ()

       (사례) 이 콩들은 이 자루에서 나왔다         …………………… ()

 

 위 추론의 출발점인 결과는 관찰된 사실로서, 일반적 규칙에 해당하는 가설이 제시되고 이것이 참임이 전제될 때 수긍할 수 있는 사실이다. 관찰된 사실은 참임이 전제된 규칙과 결합됨으로써 규칙의 한 사례로 귀결된다. 책상 위에 놓인 콩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사람이 그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콩 옆의 자루를 보고 자루 안의 콩이 모두 하얀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게 되며, 이것이 참임이 전제될 때 책상 위의 하얀 콩은 이 자루에 든 콩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1문단 : 가추법의 개념과 사례

 

 퍼스는 연역법 및 귀납법과의 비교를 통해 가추법의 특징을 구체화하였다. 연역법은 규칙을 특정한 사례에 적용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분석 추리이자 추론의 결과가 규칙의 해설이 되는 해설적 추론으로, 이는 새로운 지식의 형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귀납법은 특정한 사례와 결과로부터 규칙을 도출하는 종합 추리이자 전체, 특수 사례에서 일반으로 향하는 확장적 추론으로, 연역법과 달리 결과의 오류 가능성을 포함한다. 퍼스에 의하면 가추법은 한 유형의 사실들로부터 도약하여 전혀 새로운 유형의 사실들을 도출하는 추론 방식이라는 점에서 귀납법과 마찬가지로 확장적 추론에 해당하지만, 귀납법은 주어진 사실들의 집합으로부터 유사한 사실들의 집합을 추론해 낼 뿐임에 반해 가추법이야말로 오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식의 진정한 확장에 기여하는 추론이라고 하였다.

                                                                                                              2문단 : 연역법, 귀납법과 비교한 가추법의 특징

 

 가추법에서 가설의 형태로 제시되는 규칙은 추론의 과정에서 설정되는 것으로, 보편적이고 일반적 진리로서 주어지는 연역법의 규칙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퍼스는 자연법칙’, ‘일반적인 진리와 함께 경험등을 규칙의 자리에 둘 수 있다고 하여 가추법의 규칙범주에는 경험적 근거, 직관, 특수한 상황에서만 인정될 수 있는 진리 등이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그는 또한 관찰된 사실과 설정된 가설의 결합은 이 둘에서 다루는 대상들의 동일성이나 유사성에 기인하며 이는 논증이 다루는 대상들이 또 다른 측면에서도 강도 높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추리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고 하였다. 이로 인해 연역법이나 귀납법과 달리 가추법은 전제로부터 필연적으로 귀결되는 결과 이상의 젓을 제안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러함을 기술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어째서 그러한지를 설명할 수 있는지에 의해 추론의 목적 달성 여부가 판단된다는 것이다.

                                                                                                              3문단 : 연역법, 귀납법과 비교한 가추법의 특징

 

 이상의 비교를 바탕으로 퍼스는 탐구를 의심의 자극에 의해 야기된 것이자 믿음의 상태를 획득하려는 투쟁 과정으로 규정하고 가추법은 이 과정을 관통하는 논리라고 하였다. 가추법은 위대한 과학적 발견으로부터 탐정의 추리에까지 널리 활용되는 추론 방식으로, 이는 그가 직관이나 심리적 판단에 의존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던 추측의 과정에 논리성을 부여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4문단 : 가추법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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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효용성을 기준으로 삼아 다양한 추론 방식 간의 우열을 판단하고 있다.

특정 추론 방식의 역사적 변화를 설명하고 현대적 의의를 언급하고 있다.

다양한 추론 방식의 이론적 배경과 이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를 제시하고 있다.

상반된 두 추론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방식의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다른 추론 방식들과의 비교를 바탕으로 특정 추론 방식의 특징을 구체화 하고 있다.

 

 

2. 윗글을 바탕으로 [A]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의 대상은 동일한 속성을 공유한다.

()이 참임이 전제될 때 ()을 수긍할 수 있다.

()()이 결합되어 도출된 ()()()의 사례로 귀결시킨다.

()()의 이유로 기능할 때 이 추론의 목적은 달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 간의 유사성과는 별개로 도출된 새로운 유형의 사실이다.

 

 

3. <보기>는 윗글에 제시된 추론 방식을 도식화한 것이다. 윗글을 읽고 <보기>를 설명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연역법                          귀납법                            가추법

                                     A : 규칙                        B : 사례                           C : 결과

                                          ↓                                   ↓                                   ↓       

 

                                    B : 사례                        C : 결과                           A : 규칙

                                                                                                             --------------

                                           ↓                                   ↓                                   

                                   C : 결과                         A : 규칙                           B : 사례

                                --------------                      -------------                        --------------

*실선 박스는 이미 증명된 명제를, 점선 박스는 추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명제를 의미함.

----------------------------------------------------------------------------------------------------------------------------------------------------------

연역법의 CAB에 적용하여 도출된 결과이다.

귀납법의 B, C 간에 발견되는 유사성은 A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연역법은 해설적 추론으로, 연역법의 CA가 의미하는 범위 이상의 지식을 도출하지 못한다.

연역법의 A와 달리, 가추법의 A에는 경험적 근거, 직관, 특수 상황에서의 진리 등이 포함된다.

BC를 통해 A를 도출해 내는 귀납법과 C에서 출발하여 B를 도출하는 가출법은 부분에서 전체로 향한다는 점에서 확장적 추론으로 분류된다.

 

 

4. <보기>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정말 우스울 정도로 간단해서 설명하는 게 불필요하게 느껴질 정도라네. 하지만 그건 관찰과 추리의 경계를 명확히 가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어. 나는 자네(왓슨)의 구두에 황토 흙이 묻어 있는 걸 관찰을 통해 알았네. 그런데 윅모어가() 우체국 건너편에는 도로 공사를 하느라 길을 파헤쳐 놓아서 흙이 드러나 있지. 그 흙을 밟지 않고선 우체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워. 그리고 그 유난히 붉은 황토는 내가 알기로는 이 근방에서 거기 말고는 없네. 여기까지가 내가 관찰한 것일세. 나머지는 추리해 낸 것이지.”

 

 코넌 도일의 소설 네 사람의 서명에서 인용된 셜록 홈즈의 위 대사는 이중으로 진행되는 가추법의 추론 과정을 함축한다. 하나는 왓슨의 구두에 흙이 묻어 있다.’라는, 관찰한 사실을 출발점으로 하여 진행되는 추론이며, 다른 하나는 앞의 결과에 포함된 유난히 붉은 색을 띤 황토로 구체화된 관찰 결과에서 출발하는 추론이다. 전자는 비포장도로를 걸어 다니면 구두에 흙이 묻는다.’라는 규칙을, 후자는 ‘( )’라는 규칙을 설정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를 왓슨이라는 사례에 적용한 설명을 도출한다. 후자에서 설정된 규칙은 전자의 그것과 달리 홈스의 경험적 근거에 의지하며, 특수성이 강하다. 전자의 추론에서 결과와 규칙이 지닌 ‘( )’()라는 유사성에 기반하여 나머지에 해당하는 내용의 핵심이 왓슨은 비포장도로를 걸어 다녔다.’로 형성되며, 이 문장은 다시 후자의 추론에 의해 왓슨은 부근의 도로가 비포장 상태인 윅모어가 우체국을 다녀왔다.’라고 구체화되어 왓슨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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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의 황토는 유난히 붉은 색을 띠고 있다. 비포장도로의 흙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의 황토는 유난히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왓슨의 구두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의 황토는 유난히 붉은 색을 띠고 있다. 흙이 묻은 구두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은 도로 공사를 하느라 흙이 드러나 있다. 비포장도로의 흙
윅모어가 우체국 부근은 도로 공사를 하느라 흙이 드러나 있다. 흙이 묻은 구두

 

 

5. ~ 의 사전적 의미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그때그때의 사정과 형편에 따라 일이 처리되다.

② ⓑ : 옳다고 인정하다.

③ ⓒ : 어떤 범위나 조건 따위에 바로 들어맞다.

④ ⓓ : 어떤 것을 미리 간접적으로 표현해 주다.

⑤ ⓔ : 어떤 결말이나 결과에 이르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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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2. 3. 4. 5.

 

 

 

1. 해제

 이 글은 미국의 철학자이자 기호학자인 퍼스가 정립한 가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추법은 관찰된 특정한 사실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설정함으로써 해당 사실이 일어난 이유를 결론으로 도출하는 개연적 추론이다. 퍼스는 가추법을 연역법 및 귀납법과 비교하여 그 특징을 구체화하였다. 가추법은 추론 과정에서 설정하는 가설이 연역법의 대전제와 달리 경험 및 특수성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비약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추론 방식이다.

 

2. 주제 퍼스가 제시한 가추법의 추론 방식과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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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철리(水鐵里)- 김광균

 

 〘산비탈엔 들국화가 환하고(무덤과 대조적인 풍경) 누이동생의 무덤 옆엔 밤나무(누이동생의 표상) 하나가 오뚝 서서 바람이 올 때마다 아득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어 저었다. 갈 길을 못 찾는 영혼(밤나무의 모습) 같애 절로 눈이 감긴다(그리움, 회상). 무덤 옆엔 작은 시내가 은실을 긋고 등 뒤에 서걱이는 떡갈나무 수풀 앞에 차단한 비석(누이동생이 비석)이 하나 노을에 젖어 있었다.(묘지 주변의 풍경) 흰나비처럼 여윈 모습(비석의 작고 초라한 모습) 아울러 어느 무형한 공중에 그 체온이 꺼져 버린 후 밤낮으로 찾아 주는 건 비인 묘지의 물소리와 바람 소리뿐. 동생의 가슴 우엔 비가 나리고 눈이 쌓이고 적막한 황혼이면 별들은 이마 우에서 무엇을 속삭였는지(비석 앞에서 누이동생의 모습을 그림) 한 줌 흙을 헤치고 나즉히 부르면 함박꽃처럼 눈뜰 것만 같애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숨었다.(옷소매에 눈물을 닦음)(누이동생에 대한 그리움)

 

 

 

핵심 정리

 

1. 갈래 산문시, 서정시

2. 성격 애상적, 추모적

3. 주제 - 죽은 누이동생을 그리워하며 슬퍼함.

4. 특징

- 차가운 죽음의 이미지와 대조되는 화사한 자연 풍경이 선명하게 제시됨.

5. 해제

 이 작품은 죽은 누이동생이 묻혀 있는 묘지를 찾아 그리움과 추모의 마음을 노래하는 시이다. 누이동생이 잠든 묘지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묘사함으로써 누이동생에 대한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누이동생의 무덤을 살아 있는 화자와 죽은 누이동생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출처 :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문학 + 꿈을 담는 틀, 낯선 시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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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동새-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아홉오라비 발음의 편의를 위한 변형/ 접동새의 울음소리) 접동.

                                                                                                                                1접동새의 슬픈 울음 소리

 

진두강(서북 지방 강 이름- 구체적인 지명을 사용하여 형통적 정서 환기)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2마을을 떠나지 못하는 누나

 

옛날, 우리나라(설화임을 암시/민족적 보편성)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누나의 비극적 죽음)

                                                                                                                             3의붓어미 시샘에 죽은 누나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평안도 방언으로, ‘몹시 서러워의 뜻)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누나를 보편적 대상으로 확장함.)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누이의 화신 - ‘의 상징)가 되었습니다.

                                                                                                                                  4누나가 접동새로 환생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남동생)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죽어서도 계모의 눈을 피해 다녀야 하는 누이의 ’)

                                                                                                                                           5애절한 혈육의 정

 

 

 

핵심 정리

 

1. 갈래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전통적, 민요적, 애상적

3. 주제 현실의 비극적인 삶을 초월한 애절한 혈육의 정

4. 특징

- 접동새 설화를 차용함.

- 3음보의 민요적 율격이 나타남.

- 음성 상징어를 사용하여 애상적 분위기를 형성함

 

5. 해제

 이 작품은 한()의 정서를 바탕으로 고전 설화에서 모티프를 차용한 시이다. 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함께 살던 가족의 행복이 깨어지고, 의붓어미가 들어와 전처의 자식들을 구박하고 시기를 한다. 결국 의붓어미의 시샘에 시집을 가려던 누나는 죽고, 죽어서도 동생들을 잊지 못해 접동새로 환생한다. 의붓어미는 누나에게 저지른 악행에 대한 처벌을 받고 죽어 까마귀가 되는데, 접동새는 까마귀를 피해 남들이 다 자는 깊은 밤에만 동생들의 주위를 맴돌며 슬피 운다. 이 작품은 고전 설화의 모티프를 차용했다는 점과, 전통적인 주제와 정서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우리 문학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 접동새

 접동새는 그 울음소리가 구슬퍼서 한이나 슬픔의 정서를 표출하는 문학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접동새의 울음소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슬픔의 정서를 강하게 드러내는 한편, 접동새 설화와의 연관성을 청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출처 :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문학 + 좋은책 신사고, 오감도 최다문항 현대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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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김소월, 접동새

 

 

() 산비탈엔 들국화가 환하고 누이동생의 무덤 옆엔 밤나무 하나가 오뚝 서서 바람이 올 때마다 득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어 저었다. 갈길을 못 찾는 영혼 같애 절로 눈이 감긴다. 무덤 옆엔 작은 시내가 은실을 긋고 등 뒤에 서걱이는 떡갈나무 수풀 앞에 차단한 비석이 하나 노을에 젖어 있었다. 흰나비처럼 여윈 모습 아울러 어느 무형(無形)한 공중에 그 체온이 꺼져 버린 후 밤낮으로 찾아 주는 건 비인 묘지의 물소리와 바람 소리뿐. 동생의 가슴 우엔 비가 내리고 눈이 쌓이고 적막한 황혼이면 별들은 이마 우에서 무엇을 속삭였는지. 한 줌 흙을 헤치고 나즉이 부르면 함박꽃처럼 눈뜰 것만 같아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스몄다.

                                                                                                                                           -김광균, 수철리(水鐵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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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와 달리 일정한 음보를 유지하여 운율감을 드러내고 있다.

()()와 달리 감탄사를 활용하여 비극적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는 색채의 대비를 통해, ()는 공감각적 심상을 통해 시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다.

()는 공간의 변화를 중심으로, ()는 시간의 변화를 중심으로 화자의 심리는 나타내고 있다.

()는 행의 길이에 변화를 주어, ()는 이미지를 나열하여 시적 상황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2. 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모두 화자가 시적 대상과의 재회를 기대하게 되는 원인이다.

② ㉠모두 화자와 시적 대상이 이별하게 된 이유를 상징하는 배경이다.

③ ㉠모두 화자의 개별적인 체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일반적인 인식으로 확장된 결과이다.

④ ㉠은 화자가 자신의 상황을 되돌아보는 계기이고, 은 시적 대상이 자신의 처지를 확인하는 계기이다.

⑤ ㉠은 시적 대상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시간이고, 은 화자가 시적 대상의 부재를 실감하는 시간이다.

 

 

3. <보기>를 참고하여 (), ()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문학 작품 중에는 혈육의 죽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에서는 계모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밤마다 오라비들을 찾아와 운다는 누나의 한 맺힌 사연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에서는 누이동생의 무덤가에서 죽음과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인식하며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누이동생의 죽음을 형상화하고 있다.

----------------------------------------------------------------------------------------------------------------------------------------------------------

()의붓엄미 시샘에 죽접동새가 되었습니다에서는 계모에 의한 누나의 억울한 죽음이 드러나고 있군.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에서는 죽어서도 동생들에 대한 걱정을 거두지 못하는 누나의 한이 드러나고 있군.

()득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젓는 밤나무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죽은 누이동생을 떠올리게 하고 있군.

()별들은 이마 우에서 무엇을 속삭였는지에서는 죽은 누이동생과의 간극을 좁힐 수 없음을 인지한 화자의 초월적 태도가 드러나고 있군.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스몄다에서는 누이동생에 대한 그리움에 서러워하는 화자의 정서가 형상화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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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2. 3.

 

접동새 - 김소월    수철리 - 김광균

[01~0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고대 그리스의 회의주의 철학자 아그리파는 회의주의자들의 논변을 대표할 만큼 체계적인 형식성을 갖춘 다섯 가지 논변 형식들을 구성하였다. 아그리파의 다섯 가지 논변 형식들은 절대적 진리를 발견하였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독단주의에 대한 철저한 학문적 의심이라 할 수 있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상호 긴밀한 연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회의주의 이론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그가 이러한 체계를 구축한 이유는 독단주의자들이 취할 수 있는 이론적 대안을 봉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추상적인 개념들의 연관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독단주의자들의 합리화 시도를 무너뜨린다.

                                                                                                      1문단 : 독단주의에 대한 의심인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

 

 먼저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의 상이성의 논변 형식은 철학에는 상이한 여러 의견들이 존재하며, 이런 상이성으로 인해 철학의 단일한 정체성은 확립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어떤 독단주의자가 자신이 내세운 주장이 유일한 진리로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 회의주의자는 얼마나 많은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이 역사적으로 존재해 왔는지 제시할 수 있다. 이 경우 독단주의자는 다양한 의견 중 자신이 동의하는 의견을 채택하기 위한 기준을 필요로 하게 된다. 만약 독단주의자가 자신의 주장이 진리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증명되지 않았거나 증명될 수 없는 기준을 논증의 원리로 설정한다면, 회의주의자는 이와 반대되는 기준을 논증의 원리로 제시할 수 있다. 가령 독단주의자가 합리적 이유에 기초하지 않은 채 무조건 자신의 의견을 진리라고 주장할 경우, 회의주의자는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무조건 그것이 거짓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독단주의자가 증명되지 않은 혹은 증명될 수 없는 기준에 호소할 경우, 회의주의자는 그가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2문단 :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의 상이성의 논변 형식,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

 

 반면 어떤 독단주의자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명 가능한 기준을 제시할 경우, 회의주의자는 그 증명은 다시 어떤 기준에 의해 증명되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 독단주의자가 그 증명 기준이 증명되지 않거나 증명될 수 없다고 말한다면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에 빠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그 증명 기준이 증명되었다고 말한다면, 그는 다시 그 증명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무한한 물음에 답해야 하는 곤경에 처한다. 이러한 무한 소급의 논변 형식은 철학자들이 논증의 최후 지점을 제시할 수 없다는 난점을 드러낼 수 있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 소급의 증명 과정을 전부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철학자들은 논증의 최초 지점에 도달하는 최후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게 된다.

                                                                                                                                             3문단 : 무한 소급의 논변 형식

 

 독단주의자들은 이러한 난점을 피하기 위해 기준을 증명하고 그 증명을 위해 바로 그 증명을 필요로 했던 기준에 호소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단주의자는 자의적인 전제 설정을 범하지 않으면서도 최후의 근거를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사태에 대한 해명이 될 수는 없다. 순환의 논변 형식은 경쟁하는 두 개념 가운데 어떤 것이 우선권을 갖는지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주며, 이러한 미결정성은 증명에 대한 판단 중지를 초래한다.

                                                                                                                                                   4문단 : 순환의 논변 형식

 

 이러한 논변 형식들은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는 상대성의 논변 형식으로 귀착될 수 있다. 감각 기관에서 비롯된 인간의 지각이나 판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특정한 대상이나 주장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길 경우 독단적인 견해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 준다. 독단주의자가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 모든 사상들은 결국 상대적인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의 상대성은 대상의 참된 본성이 무엇인지와 관련하여 필연적으로 판단 중지를 요구한다.

                                                                                                                                               5문단 : 상대성의 논변 형식

 

 회의주의자들은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을 통해 인간은 절대적 진리와 관련하여 어떤 판단과 주장도 유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고대 회의주의자들인 피론주의자들은 이러한 판단 중지를 통해 우리가 절대적 진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고뇌를 벗어나고, ‘마음의 평정(Ataraxia)’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광풍이 몰아치는 배 위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공포에 떨며 울부짖는 승객들에게 갑판 위에서 음식을 계속 먹고 있는 돼지를 가리키며, “돼지의 동요하지 않는 상태야말로 현인들이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한 피론의 일화는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회의주의자들은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을 통해 전통적인 정당화 방식에 의해서는 참다운 근거 제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동시에 절대적 진리에 관한 철학적 지식을 정립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에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6문단 : 절대적 진리의 판단 가능성에 대한 회의주의자들의 의문

피론 :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회의주의의 대표자로 사물의 본래 성질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판단을 멈추어서 마음의 평안을 얻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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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회의주의자들은 철저한 학문적 의심을 활용해 절대적 진리의 존재를 입증했다.

회의주의자들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전통적인 정당화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독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주장에 대한 어떤 증명 기준도 제시하려 하지 않았다.

독단주의자들은 절대적 진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 철학의 단일한 정체성을 확립하려 했다.

피론주의자들은 절대적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2. ~ 과 관련한 회의주의자들의 대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자신이 내세운 주장이 유일한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그 주장이 입증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보편적 진리를 찾아 제시함으로써 대응함.

② ㉡ : 꿈에서 들은 예언을 절대적 진리라 주장하는 사람에게 그 예언이 거짓이라는 예언을 꿈에서 들었다고 주장함으로써 대응함.

③ ㉢ : 사물의 본질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증명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그 증명의 기준을 다시 증명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대응함.

④ ㉣ : 신의 존재는 경전에 기록되어 있어 입증되며, 경전은 신의 말이므로 모두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신과 경전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 결정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대응함.

⑤ ㉤ : 자신이 판단한 대상의 참된 본성을 절대적인 것으로 주장하는 사람에게 그 판단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대응함.

 

 

3. 윗글의 , 가 의미하는 바를 <보기>의 내용과 관련지어 추론한 내용끼리 바르게 짝지은 것은?

<보기>----------------------------------------------------------------------------------------------------------------------------------------------------

회의주의 철학자 아이네시데모스는 모든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지각을 통해 경험하는 세상은 절대적 지식을 제공해 줄 수 없으며 철학적 지식은 절대적 진리로 확정될 수 없다고 보았다. 아이네시데모스의 논변 형식은 다음과 같은 논리적 구조를 갖는다. 물리적 실재 XA에게는 χ, B에게는 Xʹ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χXʹ중 어떤 것이 실재와 근접한 모습인지 알 수 없으며, 따라서 X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유보해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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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실재를 알아내고자 고뇌하는 사람들 χXʹ 중 어느 것이 X와 가까운지 판단을 중지한 상태
X에 대해 판단을 중지한 회의주의 철학자들 χXʹ 중 어느 것이 X와 가까운지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자신의 발견을 참이라 믿는 철학자들 철학적 지식을 절대적 진리로 확정한 상태
지각을 통한 진리 인식 가능성 자체에 근원적 물음을 던지는 사람들 물리적 실재 X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
대상이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보는 사람들 지각을 절대적 지식을 제공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상태

 

 

4. 윗글을 참고할 때, ‘아르리파의 관점에서 <보기>의 생각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귀납적 논증의 경우, 결론은 일부 특수한 사례들의 축적에 의해 정당화된다. 그러나 결론은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니지는 못한다. 사례들이란 무한하므로, 무한한 사례를 인간이 모두 조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연역적 논증 역시 마찬가지이다. 연역적 논증에 의해 결론의 참을 보장할 경우, 결론의 명제는 전제가 참인 경우 도출된다. 결국 결론은 전제를 통해 타당성을 얻는다. 그런데 연역적 논증에서 참으로 가정하고 있는 전제는 어떻게 참으로 설정될 수 있을까? 이는 사실상 결론을 포함한 명제들을 종합해서 귀납적 논증에 의해 확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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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납적 논증의 결론이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니지 못하는 이유로 논증의 근거가 모두 증명되지는 않았음을 들 수 있다.

귀납적 논증에서 특수한 사례들의 축적은 지각 불가능한 사례들의 축적으로, 그 자체가 대상의 참된 본성임을 알 수 있다.

연역적 논증의 전제는 모든 사례를 통해 입증된 전제가 아니기 때문에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에 빠질 수 있다.

연역적 논증은 증명되어야 할 것을 이미 전제 속에 포함시켜 놓고 그것을 도출하게 되는 순환의 논변 형식에 빠질 수 있다.

연역적 논증은 전제가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결론 역시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닐 수 없어 상대성의 논변 형식으로 귀착될 수 있다.

 

 

5.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신앙주의는 신에 대한 신앙에 무조건 매달리기만 하는 입장을 가리키지 않는다. 신앙주의는 절대적 진리와 관련한 판단을 중지해야 한다는 회의주의적 입장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셈이다. 회의주의를 통해 우리가 ( )라는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면, 결국 기존의 이성을 폐기하고 신앙으로 귀의하는 결론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근대 이성의 시대신앙의 시대가 병존하는 것은 회의주의와 신앙주의가 마치 동전의 양면 같다는 것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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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의 참된 본성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존재

신을 통해서만 절대적 진리를 판단할 수 있는 존재

정당한 학문적 의심을 지닐 만큼 이성적이지는 않은 존재

회의주의를 통해서만 절대적 진리와 지식을 찾을 수 있는 존재

신의 존재 외에는 어떠한 것도 증명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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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2. 3. 4. 5.

 

 

해제

이 글은 철하자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독단주의자들의 합리화 시도를 무너뜨릴 수 있는 학문적 의심이다. 그의 논변 형식은 철학적 의견이나 믿음들의 상이성의 논변 형식’, ‘독단적인 전제 설정의 논변 형식’, ‘무한 소급의 논변 형식’, ‘순환의 논변 형식’, ‘상대성의 논변 형식의 다섯 가지인데, 이러한 논변 형식들을 통해 아그리파는 철학적 지식을 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2. 주제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과 진리의 상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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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5세기 이전 유럽에서 만들어진 음악은 대부분 신에게 바치기 위한 종교적 목적을 가진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르네상스 예술이 전개되고 인쇄술의 발달로 악보가 보편화되어 대중이 음악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이 종교적 목적뿐만 아니라 미학적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 데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문단 : 종교 음악 위주의 음악에서 르네상스 음악으로의 변화

 

 르네상스 시기에 음악은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하기 시작하였는데, 우선 현대의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체계의 4성부 짜임새가 이 시대에 확립되었다. 르네상스 이전 중세의 유럽에서는 기본 성부로 대부분 3개가 사용되었는데, 르네상스 시기에 가장 낮은 음역인 베이스가 추가된 4성부의 음악이 유행하여 3성부 음악과 함께 사용되었다. 4개의 성부 중 가장 높은 성부인 소프라노가 선율*적 중요성을 가지고 나머지 성부들은 화음적 배경, 즉 반주만을 제공하는 4성부의 음악을 호모포니라고 하고, 각 성부가 대등한 비중을 갖고 각각의 역할을 하는 4성부 음악을 폴리포니라고 한다. 르네상스 초기에는 호모포니의 짜임새가, 15세기 말에는 폴리포니의 짜임새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성부의 음이 동시에 울리는 화성에서 각 성부의 개별적인 선율로 당시 사람들의 관심이 옮겨 간 것과 관련이 있다. 주선율이 명확하여 일반인도 따라 부르기가 수월했던 호모포니 음악과 달리 폴리포니 음악은 각 성부들의 음악이 동시에 진행되어 상대적으로 부르기 어려웠으므로 전문 성가대가 주로 불렀다. 한편 폴리포니 음악이 유행하면서 한 성부가 선율을 시작하면 다른 성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앞의 선율을 모방하여 연주하는 모방 기법이 발달하였는데, 이는 현대에도 돌림 노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2문단 : 르네상스 음악의 특징 -4성부 확립, 호모포니와 폴리포니

 

 르네상스 음악에서는 각 성부의 음정 관계도 변화하였다. 높이가 다른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을 음정이라 하는데, 음정의 도수는 두 음을 포함한 두 음 사이의 음의 개수이다. 예를 들어 도와 솔은 두 음 사이에 도와 솔을 포함하여 총 다섯 개의 음이 있으므로 5도가 된다. 15세기 중엽 이전까지 유럽 대륙에서는 1, 5, 8도 음정만을 협화 음정*으로 여기고 이를 주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영국과 프랑스 간의 전쟁으로 인한 문화의 교류 속에서 영국의 음악이 대륙에 전파되면서 15세기 중엽 이후에는 유럽 대륙에서도 3, 6도 음정을 협화 음정으로 인정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높은 성부가 미, 낮은 성부가 도이면 3도 음정이므로 15세기 중엽 이전의 대륙에서는 이를 불협화 음정으로 여기고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후에는 이러한 음정을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 한편 15세기 중엽 파버든이라는 3성부 연주 방식이 유행하였는데, 파버든 악보는 가운데 성부만 기보되어 있고 나머지 성부는 기보되어 있지 않았다. 이처럼 기보되지 않은 것을 연주하기 때문에 파버든을 즉흥 연주라고 부른다. 파버든에서 기보되지 않은 성부는 가운데 성부와 일정한 음 간격을 두고 높거나 낮게 연주하였다. 높은 성부는 가운데 성부의 4도 위의 음으로 연주되었다. 높은 성부는 가운데 성부의 4도 위의 음으로 연주되었다. 예를 들어 가운데 성부의 음이 도, , 미라면, 높은 성부의 가운데 성부의 음은 파, , 라로 연주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형식이 유럽 대륙에 전해져 포부르동이라는 연주 방식이 나타났다. 포부르동은 파버든과 달리 악보에 6도 또는 8도 음정인 두 성부만 적혀 있고 가운데 성부는 적혀 있지 않았는데, 가운데 성부는 높은 성부의 4도 아래의 음정으로 연주하였다. 각 성부는 이처럼 긴밀한 음정 관계를 이루며 연주되었기 때문에 세 성부는 함께 연주되는 부분에서 비슷한 음의 길이를 갖게 되었다 가장 높은 성부가 8분음표로 연주되면 아래 두 성부도 같은 길이로 연주하는 것이다.

                                                                           3문단 : 르네상스 음악의 특징 -협화 음정의 확대, 파버든과 포부르동

 

 또한 르네상스 시기에는 무지카 픽타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하여 음들을 변형하여 연주하는 원칙을 지켰는데, 대표적인 것이 4도의 예방이다. 4도 사이에 온음이 둘이고 반음이 하나인 경우를 완전 4, 온음이 셋인 경우를 증 4도라고 하는데,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파와 시 사이는 온음이 셋이므로 증 4도이다. 르네상스 음악가들은 증 4도가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여 파와 시를 함께 연주해야 할 때는, 시를 반음 낮춤으로써 완전 4도로 바꾸어 연주하였다. 르네상스 초기에는 가사의 효과적인 표현이 경시되었지만, 중기에 이르러서는 가사의 표현이 강조되면서 가사의 의미에 맞게 음이나 가락을 표현하는 가사 그리기 기법이 유행하였다. 예를 들어 오르는이라는 가사는 낮은 음에서 점차 높은 음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방식들은 음악을 통해 미학적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당시 사람들의 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4문단 : 르네상스 음악의 특징 -무지카 픽타, 가사 그리기 기법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온음     온음       반음     온음    온음     온음     반음

                                                                                                <그림>

 

선율 : 소리의 높낮이가 길이나 리듬과 어울려 나타나는 음의 흐름.

협화 음정 : 두 개의 음이 함께 울렸을 때 진동수의 비()가 단순하여 잘 어울리는 음 거리.

온음 : 장음계에서, ‘·’, ‘·이외의 장2도 음정. 두 개의 반음을 가진 음의 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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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에서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르네상스 이전 중세 유럽 음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 기본 성부의 수는 3개였다.

인쇄술의 발달로 인한 악보의 대중화가 르네상스 시기 음악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모방 기법은 각 성부가 대등한 지위를 갖는 짜임새가 유행하면서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르네상스 시기에 가장 높은 음역대의 성부가 새롭게 추가되어 성부의 짜임새가 변화하였다.

15세기 이전 유럽에서는 미학적 즐거움을 위한 음악보다 종교적 목적을 위한 음악이 주를 이루었다.

 

 

2.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이 유행하던 시기의 영국에서는 3, 6도 음정을 협화 음정으로 사용하였다.

② ㉠의 형식이 대륙에 전파된 것은 전쟁으로 인한 문화의 교류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③ ㉡으로 만들어진 노래에서 각 성부는 함께 연주되는 부분에서 비슷한 길이의 음을 가졌다.

④ ㉠에서 연주된 높은 성부의 음이 같다면 가운데 성부의 음도 같다.

⑤ ㉠은 기보된 성부의 수는 달랐지만, 기보되지 않은 성부의 수는 같았다.

 

 

3. <보기>는 윗글을 읽은 학생들이 나눈 대화이다. , 에 들어갈 적절한 것은?

<보기>----------------------------------------------------------------------------------------------------------------------------------------------------

학생1 : 이 악보는 포부르동을 연주하기 위해 르네상스 시기에 만들어진 노래를 기록한 악보의 일부야. 아래 악보는 이 노래 중 높은 성부에 해당하는 부분이야. 당시에 통용되던 규칙을 정확히 지키며 연주해 보자.

학생2 : [A]의 가운데 성부는 ( )음으로 연주하고, [B]를 가운데 성부와 함께 연주할 때는 높은 성부인 시는 ( ) 연주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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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①    미           반음 높게

②    미           반음 낮게

③    레           반음 높게

④    레           반음 낮게

⑤    도           반음 높게

 

4. 윗글과 <보기>를 비교하여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17세기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두 가지 양식이 공존하였는데, 몬테베르디는 이를 제1 작법과 제2 작법이라고 불렀다. 1 작법은 각 성부가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 양식으로 음악이 가사에 우선하여 다성부 성악 양식을 엄밀히 지키는 방식으로 연주된 것이고, 2 작법은 주선율을 강조하는 양식으로 가사가 음악을 지배하여 가사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불협화음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또한 제2 작법은 저음부에서 지속적으로 쉬지 않고 베이스 반주를 곁들여 주는 기법인 계속 저음을 주로 활용하였는데, 강조하려는 주된 성부만 성악으로 표현하고 나머지 성부는 저음의 기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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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의 의미 표현은 르네상스 초기보다 중기에, 바로크 시대의 제1 작법보다 제2 작법에서 중시되었겠군.

3성부나 4성부 음악에서의 소프라노 성부는 바로크 시대의 제2 작법에서 기악 성부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았겠군.

바로크 시대의 제2 작법은 15세기 중엽 이전 유럽 대륙의 음악과 마찬가지로 불협화음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군.

바로크 시대의 제1 작법으로 만들어진 음악은 선율적 중요성을 가지는 성부가 명확하여 전문 성가대가 아닌 일반인들도 따라 부르기가 쉬웠겠군.

바로크 시대의 제2 작법의 사용은 여러 성부의 음이 동시에 울리는 화성에서 각 성부의 개별적인 선율로 사람들의 관심이 옮겨 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겠군.

 

 

5. 문맥상 ~ 와 바꿔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두루 퍼져

② ⓑ : 쉬웠던

③ ⓒ : 본떠

④ ⓓ : 전해져 퍼지면서

⑤ ⓔ : 알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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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2. 3. 4. 5.

 

 

1. 해제

 이 글은 르네상스 음악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기에 현대의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체계의 4성부 짜임새가 확립되었다. 르네상스 초기에는 소프라노가 주선율을 담당한 호모포니의 짜임새가, 15세기 말에는 각 성부가 대등하게 진행된 폴리포니의 짜임새가 주를 이루었다. 또한 영국의 영향으로 유럽 대륙에서 더 다양하게 협화 음정을 인정하고 활용하게 되었고, 영국의 파버든에 영향을 받은 즉흥 연주 방식인 포부르동도 나타났다. 또한 르네상스 음악에는 무지카 픽타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하여 음들을 특정 규칙에 맞추어 연주하였고, 중기에 이르러 가사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며 가사 그리기 기법이 유행하였다.

 

2. 주제 르네상스 음악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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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0) 2023.03.28
05 캠벨의 신화 이론  (0) 2023.03.26
04 베르그송과 들뢰즈  (0) 2023.03.24

[01~0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서양에서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발언한 대표적 인물로 고대 그리스의 페리클레스가 있다. 일찍이 그는 아테네 시민들 중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인간은 해를 끼치지 않고 조용히 사는 사람이 아니라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선언에는 공적 영역은 인간적 가치가 실현되는 곳이고 사적 영역은 그러한 가치가 결여된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근대에도 공적 영역의 우위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이어졌지만,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에 승리했다고 볼 만한 것들이 나타났다. 자본주의를 이끌어 가는 부르주아들은 개인적 삶과 감정, 그리고 주관적인 것에 몰입하면서 사적인 것을 우위에 두었다. 이를 사상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사적 이익 추구를 통한 재산 소유 행위를 정당화하는 소유적 개인주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자유주의이다.

         1문단 : 고대 그리스 페리클레스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논의와 자본주의 발달로 인한 사적 영역의 우위

 

 자유주의 입장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에 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인물로 자유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세운 존 로크를 들 수 있다. 로크는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한 자연 상태를 원초적 상태로 설정하고, 이에 기초하여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우위에 있으며 공적 영역이라는 것도 단지 사적 개인들이 원할 때만 구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로크는 사적 영역이 자연권을 소유한 개인들이 자기 소유권과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면서 자신의 행복과 안전을 추구하는 장이라면, 공적 영역은 그것을 더 안전하게 보장받기 위해 개인들이 동의를 통해 인위적으로 구성한 장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적 영역은 공적 영역의 토대가 되며, 공적 영역의 기능은 개인들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것으로 제한된다.

                                                                                               2문단 : 존 로크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구분에 대한 논의

 

 자유주의는 정치나 사회로부터 분리되고 보호받아야 하는 삶의 어떤 영역이 존재한다는 관념을 만들어 내고, 그 영역을 정치나 사회와 같은 공적 세계의 반대편에 놓으려고 한다. 존 스튜어트 밀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사적인 행위는 오직 그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주는 행위인 반면에 공적인 행위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규정한다. 사적인 행위의 주체인 개인은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해서 완전한 주권자로서 자유를 누려야 하는 존재이고,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를 총괄하는 개념으로, 사회는 오직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한해서만 개인의 자유를 간섭할 수 있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밀은 개인이 더 높은 능력들을 개발하기 위해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밀의 자유주의는 합리적 개인을 전제하고 있는데, 합리적 개인이 되기 위한 교육은 필수적이며 이러한 역할에 한정하여 국가의 개입을 정당화하였다.

                                                                                      3문단 : 존 스튜어트 밀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구분에 대한 논의

 

 존 듀이는 자유주의적 입장에서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을 비판한 대표적인 인물로, 자유주의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비판하고 사회의 공공성 회복을 주장하였다. 듀이는 공적인 것의 발생은 인간 사이의 광범위한 교류 활동의 결과를 인지하고 이를 관리 감독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였다고 설명한다. 공적인 것의 발생에 대한 그의 설명은 사회 구성원들의 행위의 결과가 어떻게 공통의 관심과 이해의 대상으로 인식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근거하여 듀이는 개인들 간의 행위의 결과가 당사자들의 범위를 넘어 제삼자들에게까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공적인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제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그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듀이의 관점은 자유주의가 자유를 단지 간섭의 부재로만 규정하면서 사적인 계약의 자유는 철칙으로서 사회나 국가가 그것에 간섭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4문단 : 존 듀이의 공적인 것의 개념

 

 듀이도 사회가 개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이 타인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삶과는 별개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듀이에 따르면 인간은 공동체를 구성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인간이 단순히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얻기 위해 공동체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듀이는 자유를 단순히 자기주장을 펴는 것,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 사이에서 좀 더 수준 높은 통일성을 형성하여 그것을 통해 인격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자유에 대한 그의 개념 규정은 자유를 단지 타인의 직접적인 방해와 간섭에 노출되지 않은 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자유주의의 소극적 자유론을 배격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자유는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의 실현으로서, 타인들과 다층적으로 결사를 맺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는 자유가 공동체의 결실을 맺는 것에 공헌하고 그것을 즐기면서 개인을 개별적 자아로 만들어 나가는 힘이라는 것임을 의미한다. 자유주의에 대한 듀이의 비판은 오늘날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개인이 공적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할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5문단 : 존 듀이의 자유 개념과 자유주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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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여러 사상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인식하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사례를 통해 유형화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바라보는 관점을 차이를 규명하고 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논의를 종합하여 두 영역을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둘러싼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사회 구성원들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2.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자유주의는 사적 이익 추구를 통한 재산 소유 행위를 정당화하였다.

로크는 원초적 상태의 인간은 자유롭거나 평등하지 않다고 보았다.

로크는 공적 영역의 기능은 개인들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것으로 제한된다고 보았다.

듀이는 인간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존재이자 공동체에 의해 형성되는 존재로 보았다.

듀이는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의 실현은 타인들과 다층적으로 결사를 맺을 때 가능하다고 보았다.

 

 

3. 의 견해로 볼 수 없는 것은?

인간이 합리적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개인은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한 주권자로서 사적 행위의 주체이다.

사적 행위의 개념과 범위는 정치적 · 사회적 영역 안에서 규정되어야 한다.

개인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 공적 영역이 사적 영역에 개입할 수 있다.

사회는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 개인의 자유를 간섭할 수 있다.

 

 

4.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활동 영역을 공적 영역인 폴리스와 사적 영역인 가족으로 구분하였다. 전자는 시민들이 공동선을 추구하면서 인간의 목적을 실현해 가는 본질적인 장인 데 반해, 후자는 개인들이 단순히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의 장이다. 전자가 동등한 사람들 사이의 자유의 장이라면, 후자는 가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와 종속의 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가 가족보다 우선한다고 보았다. 그의 이러한 주장의 밑바탕에는 폴리스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서 나온 자연적인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에서 자유는 폴리스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데에 적합한 방식으로 개개인의 시민이 가진 탁월성을 가장 잘 발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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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가 공적 영역을 공동선을 추구하면서 인간의 목적을 실현해 가는 장으로 본 것은 페리클레스가 공적 영역을 인간적 가치가 실현되는 곳으로 본 것과 그 관점이 유사하겠군.

아리스토텔레스가 공적 영역을 본질적인 장으로, 사적 영역을 수단의 장으로 본 것은 자유주의가 사적 영역을 공적 영역보다 우위에 둔 것과는 그 관점이 상반되겠군.

아리스토텔레스가 공적 영역인 폴리스를 인간의 본성에서 나왔다고 전제한 것은 로크가 공적 영역이 인위적으로 구성된 장으로 본 것과 그 관점이 상반되겠군.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적 영역인 가족을 가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와 종속의 장으로 본 것은 듀이가 사적 영역을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한 장으로 본 것과 그 관점이 상반되겠군.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유를 공적 영역인 폴리스의 공동선 추구와 관련되었다고 본 것은 듀이가 자유를 공동체의 결실을 맺는 것에 공헌하는 것과 관련되었다고 본 것과 그 관점이 유사하겠군.

 

 

5. 윗글의 듀이의 관점에서 <보기>에 대해 평가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 18세부터 65세의 성인이라면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는 우무간다(Umuganda)’가 열린다. 정부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우무간다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모이다.’라는 의미인데, 지역 주민들이 함께 다양한 형태의 공동 작업을 하고 이어서 공동체 회의를 진행한다. 공동체 회의에서는 정부 정책이나 새로운 소식을 전달받고, 어느 이웃의 소란 행위와 같은 지역의 구체적인 어려움이나 사회 문제를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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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무간다는 공동체의 목표 달성을 위한 행위라는 점에서 개인들 간의 통일성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우무간다는 공동체의 여러 문제를 공동체 회의에서 공유하고 해결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자유와 갈등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무간다는 성인이라면 참여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개별적 자아 형성을 마친 개인들이 공동의 이상을 위해 협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무간다는 개인의 행위가 공통의 관심과 이해로 인식되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사회가 간섭할 권한이 없는 사적 영역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우무간다는 공동체 회의가 정부 정책을 전달받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국가가 사적인 영역을 간섭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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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2. 3. 4. 5.

 

 

 

1. 해제

  이 글은 서양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사상적 논의를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공적 영역보다 사적 영역이 중시되었는데, 이를 이데올로기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자유주의이다. 대표적 인물인 존 로크는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의 토대가 되며 공적 영역은 개인들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것으로 제한된다고 보았다. 존 스튜어트 밀은 사적 행위의 주체인 개인은 자유를 누려야 하는 존재이고 사회는 이를 억압하는 제도로, 사회는 오직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한해서만 개인의 자유를 간섭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합리적 개인이 되기 위한 교육에 한정하여 국가의 개입을 정당화하였다. 존 듀이는 자유주의적 입장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구분을 비판하였다. 듀이는 공적인 것은 개인들 간의 행위의 결과가 당사자들의 범위를 넘어 제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듀이는 인간이 공동체를 구성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보았으며, 자유주의의 소극적 자유론을 배격하고 자유란 공동체가 결실을 맺는 것에 공헌하고 그것을 즐기면서 자신을 개별적 자아로 만들어 나가는 힘이라고 보았다.

 

2. 주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서양 사상가들의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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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이별 - 한용운

 

당신과 나와 일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 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 가는 두 귀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白雪)이 될까요.

 

머리는 희어 가도 마음은 붉어 갑니다.

피는 식어 가도 눈물은 더워 갑니다.

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

 

이른바 거짓 이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만은 알아요.

그러나 한 손으로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은 또 한 손으로 죽음을 가지고 와요.

 

 

1. 해제

이 작품은 부재하는 당신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임과 재회하고 싶은 바람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자는 임이 부재하는 상황을 거짓 이별로 규정하는데, 이는 객관적인 이별의 상황을 부정함으로써 언젠가 재회할 수 있다는 소망을 나타낸 것이다. 결국 거짓 이별은 한용운의 대표작인 님의 침묵에 나오는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는 시구와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경어체 어조를 활용하여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대비되는 색채 이미지의 시어를 통해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2. 주제 임에 대한 그리움과 재회에 대한 소망

 

3. 구성

1임에 대한 그리움과 이별의 고통

2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3임과 재회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

 

 

출처 : 2024학년도 수능 특강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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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01~0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당신과 나와 이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 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 가는 두 귀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白雪)이 될까요.

 

      머리는 희어 가도 마음은 붉어 갑니다.

     피는 식어 가도 눈물은 더워 갑니다.

     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

 

      이른바 거짓 이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만은 알아요.

      그러나 한 손으로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은 또 한 손으로 죽음을 가지고 와요.

                                                                                                                                                - 한용운, 거짓 이별

 

 

() 만년(萬年)을 싸늘한 바위를 안고도

       뜨거운 가슴을 어찌하리야.

 

       어둠에 창백한 꽃송이마다

       깨물어 피 터진 입을 맞추어

 

       마지막 한 방울 피마저 불어 넣고

       해 돋는 아침에 죽어 가리야.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모든 것 다 잃고라도

      흰 뼈가 되는 먼 훗날까지

      그 뼈가 부활하여 다시 죽을 날까지

 

      거룩한 일월(日月)의 눈부신 모습

      임의 손길 앞에 나는 울어라.

 

      마음 가난하거니 임을 위해서

     내 무슨 자랑과 선물을 지니랴.

 

     의()로운 사람들이 피흘린 곳에

     솟아오른 대나무로 만든 피리뿐

 

    흐느끼는 이 피리의 아픈 가락이

      구천(九天)에 사무침을 임은 듣는가.

 

     미워하는 것 미워하는 모든 것 다 잊고라도

     붉은 마음이 숯이 되는 날까지

     그 숯이 되살아 다시 재 될 때까지

 

     못 잊힐 모습을 어이하리야

     거룩한 이름 부르며 나는 울어라.

                                                                                                                                          -조지훈,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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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는 모두 대상의 변화를 묘사하여 화자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② ⓐ는 모두 계절감이 드러나는 소재를 활용하여 시적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③ ⓐ와 달리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여 화자의 의지적 태도를 부각하고 있다.

④ ⓑ와 달리 대비되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과거와 달라진 현재 상태를 강조하고 있다.

⑤ ⓐ는 독백체 방식으로, 는 대화체 방식으로 화자의 내면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2. (), ()의 시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에서 언제당신에게 현재 화자와 이별한 상황임을 환기하게 하는 데 활용된다.

()에서 언제나당신과의 이별이 곧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드러내는 데 활용된다.

()에서 얼마당신과 이별한 시간이 매우 길게 인식됨을 부각하는 데 활용된다.

()에서 어찌하리야는 오랫동안 임에 대한 사랑을 지녀 왔음을 강조하는 데 활용된다.

()에서 어이하리야는 사랑하는 임에 대한 간절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활용된다.

 

 

3.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도화에서 낙화로의 변화는 젊음을 잃어 가는 화자의 처지를 나타낸다.

② ㉡눈물의 상태 대비는 시간이 흘러도 강해지는 화자의 사랑을 나타낸다.

③ ㉢창백한 꽃송이는 임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화자의 절박한 모습을 나타낸다.

④ ㉣사랑하는 것은 소중하지만 임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희생해야 할 것을 나타낸다.

⑤ ㉤피리의 아픈 가락은 사랑하는 임에게 전달하고 싶은 화자의 지조나 절개를 나타낸다.

 

 

4. <보기>를 참고하여 (), ()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자신의 유한성을 인지하는 인간은 절대적 존재에 의존하게 된다. ()()는 모두 임으로 상징되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에서는 임의 부재를 거짓 이별이라고 표현하며 임과의 재회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하여 임에 대한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이 영원할 것임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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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상황을 거짓 이별이라고 표현한 것은 객관적 이별의 상황을 주관적으로 부정하며 재회에 대한 소망을 드러낸 것이군.

()에서 거짓 이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만은안다는 것은 부재하는 임과의 만만에 대한 화자의 확신을 드러낸 것이군.

()에서 만년을 싸늘한 바위를 안고도그 뼈가 부활하여 다시 죽을 날까지라고 한 것은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임에 대한 열정적 사랑이 영원함을 표현한 것이군.

()에서 또 한 손으로 죽을 가지고온다고 한 것과 ()에서 해 돋는 아침에 죽어 가겠다고 한 것은 자신이 유한한 존재임을 확인한 화자의 절망감을 드러낸 것이군.

()에서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논다는 것은 재회에 대한 희망이 지속되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고, ()에서 거룩한 일월의 눈부신 모습을 보며 운다는 것은 절대적 존재를 마주할 때 느끼는 벅찬 감정을 드러낸 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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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2. 3. 4.

 

 

05 캠벨의 신화 이론

 

[01~0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신화학자인 캠벨은 융의 관점을 도입하여 수많은 신화들에 대해서 연구하였다. 융은 무의식의 영역을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으로 나누었다. 전자는 후천적이며 개인의 체험이 쌓여 있는 곳으로 꿈과 관련된 영역이고, 후자는 생득적으로 주어진 인류의 보편적 지층(地層)으로 신화적인 원형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영역이다. 캠벨은 인간의 일생이 서로 유사한 과정으로 진행되며 이 과정의 오랜 반복에서 이루어진 것을 집단 무의식으로 보고 이것이 신화의 보편 구조로 승화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전제에서 그는 신화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동질적이고 보편적인 기본 구조가 인간의 성장과 발전을 상징하는 통과 의례의 구조에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신화의 핵심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힘을 주는 '재생의 삶'을 가르쳐 주는 데 있으며, "신화는 어느 곳에서 채집된 것이든 그 다양한 의상 아래로는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 "똑같은 얼굴"'원질 신화'라고 하였다.

 

 캠벨은 통과 의례를 '분리-입문-회귀'의 과정으로 보았다. 그가 말한 원질 신화는 이 과정을 모험의 표준 궤도는 대개 이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확대판으로 보았다. 따라서 원질 신화는 바로 신화 속 영웅의 삶에서 나타난다. 영웅은 삶의 세계에서 초자연적인 경이의 세계로 떠나고 여기에서 엄청난 기본 구조로 가지고 있는데, 그는 신화에 따라 이 세 단계 중의 어떤 과정은 생략되기도 하고 또 어떤 과정의 내용들은 보다 복잡하고 세밀하게 서술되기도 하지만, 신화들의 영웅이 겪는 세력과 만나 승리를 거둬서, 동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원질 신화에서 영웅의 삶은 '출발','입문','귀환'의 순차적 흐름을 보이며 이 흐름은 통과 의례의 '분리-입문-회귀'의 과정에 대응된다. 각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이야기의 요소들이 있다. 출발 단계에서 영웅은 어떤 존재를 만나고 그 존재로부터 영웅으로서의 소명을 전해 듣는다. 이를 통해 영웅은 자아를 각성하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거나, 그 소명을 거부하여 가족을 잃는 것과 같은 희생을 치르기도 한다. 어떤 경우이든 영웅은 낯선 세계로 떠나게 된다.

 입문 단계는 낯선 세계에서 귀환하기 전까지의 과정이다. 이 세계에서 영웅이 겪는 첫 번째 시련은 어떤 공간에 갇히는 것이다. 이는 낡은 자기가 죽어야 새로운 자기로 태어날 수 있다는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후 영웅은 혼자 또는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비현실적인 괴물들과 싸우는 시련을 겪게 된다. 여기서 조력자는 대체로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인생에서 일정한 모험을 거친 사람들, 즉 삶을 살아 낸 사람들이야말로 조력자로서의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인류의 보편적 발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영웅이 물리치는 괴물들은 인간 배우의 비합리적인 야만성을 상징한다. 온갖 장애물을 극복한 영웅이 마지막으로 치르는 과정은 여신과의 결혼이다. 여신은 모성성과 악마성을 동시에 포함한 존재로 영웅을 구원하기도 하고 파멸로 이끌기도 하는데, 여신이 숱한 성취와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는 삶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한편 영웅과 여신의 결혼은 영웅이 이제 온전한 삶의 전체성을 이해할 정도로 성숙한 자아로 성장했다는 것으로, 이것을 출발 단계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이롭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존재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지만 영웅이 이와 같은 존재가 되었어도 귀환 단계에서는 입문 단계 이전의 세계로 귀환하는 모험을 치러야 한다. 이때 영웅은 귀환의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영웅은 불로불사 여신의 축복받은 섬에 아예 영원히 눌러앉아 버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영웅은 귀환을 방해하는 적대 세력에 맞서게 된다. 영웅은 이 세력을 물리치거나 따돌려서 출발 단계의 세계로 귀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외부의 조력을 받기도 한다. 외부의 조력은 출발 단계의 세계 자체가 영웅의 귀환을 고대하기 때문에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귀환 관문의 통과는 낯선 세계에서 변화한 영웅이 그 변화를 출발 단계의 세계에 적용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영웅은 처음에 자기가 떠났던 세계와 시련을 주었던 낯선 세계를 통합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고, 출발 단계의 세계를 새로운 질서의 세계로 변화시킨다. 결국 그는 변증법적으로 완벽히 통합된 자아가 되어 하나의 삶의 진리가 되는 것이다.

 

원질 신화의 이와 같은 서사 구조는 '출발 단계의 세계''입문 단계의 세계'의 대립 구조, '출발''귀환'의 대립 구조와 같이 이항 대립 구조 속에서 나타난다. 영웅은 이러한 이항 대립 구조를 갖고 있는 서사 속에서 이 대립을 통일시킨 새로운 자아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항대립 고도의 서사구조는 대중문화 영역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 할리우드를 비롯한 문화 콘텐츠계는 원질 신화의 서사 구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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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은?

원질 신화 구조의 기반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신화에 대한 캠벨의 주장과 관련되는 융의 주장은 무엇인가?

원질 신화의 세 과정 중 어떤 과정이 생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원질 신화에서 영웅이 귀환하지 않은 이후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원질 신화의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이야기 요소는 무엇인가?

 

 

2.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분리-입문-회귀의 통과 의례 구조는 성장하고 발전하는 인간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다.

캠벨은 원질 신화의 출발’, ‘입문’, ‘귀환은 그 순서가 일정하지 않게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이항 대립 구조에서 출발출발 단계의 세계, ‘귀환입문 단계의 세계에 대응된다.

융은 개인 무의식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면서 잠 속에서의 꿈과 관계된 무의식 영역으로 보았다.

캠벨에게 신화 속 여신은 영웅을 파멸시킴으로써 영웅이 변증법적으로 통합된 자아가 되도록 돕는 존재이다.

 

 

3. 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여러 나라의 신화에 나타나는 영웅들의 모험 과정에는 차이가 있지만, 서사 구조의 바탕은 동질적이다.

여러 지역에서 발견된 신화 속 원질 신화의 기본 서사 구조는 다양하지만 이야기의 요소들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신화 속 영웅들의 이야기 구조는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신화 속에는 영웅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삶의 모습이 나타난다.

여러 지역의 신화 속 영웅 이야기의 전체 구조에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전체 구조의 각 단계에서 영웅들의 반응은 모두 동일하다.

여러 나라의 신화에서 보이는, 영웅들의 이야기 구조는 대체로 동일하지만 영웅들의 신화적인 원형 이미지들은 개인의 다양한 체험이 축적되어 다양하게 형성되었다.

 

 

4. 윗글의 원질 신화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통과 의례의 구조에서 재생의 삶이라는 상징성이 분리되었다.

출발 단계에서 영웅은 자신의 소명을 알려 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영웅이 출발 단계에서 살았던 삶의 세계 자체는 영웅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귀환 단계에서의 영웅은 앞 단계의 두 대립적 세계를 통합할 수 있는 존재이다.

영웅이 낯선 세계의 괴물을 처치하는 것은 인간 내면의 비합리적 야만성을 없애는 것이다.

 

5. <보기>는 영화의 기획안 일부이다. 윗글을 읽은 학생들이 <보기>를 읽고 보일 수 있는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2. 작품 설명

1) 작품의 특성화 방안 : 전체 3부작 영화로 캠벨의 이론을 활용함.

2) 인물 소개

A : 주인공, K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일한 인물

B : K에게 앞장서서 대항하여, A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K에게 쫓기는 노인

3) 줄거리

1. 특별한 힘을 가진 물체 X를 탈취한 K는 그 힘으로 전 우주를 지배하려 한다. 한편 K의 힘이 미치지 않았던 행성에서 평범하게 살던 A는 우연히 자신의 잠재된 능력으로 노인인 B를 구한다. A의 능력을 알아본 BA에게 K에 저항하는 군대에 함께하기 위해 떠나야 한다고 말하지만, A는 거부하고 떠나지 않는다. A의 존재를 알아차린 KA를 죽이기 위해 그가 살고 있는 행성에 군대를 보낸다. K의 군인들이 그의 친구들을 죽이고 행성은 K의 지배를 받게 된다. A는 이를 목격하며 B와 함께 저항군의 기지로 간다.

 

2. 저항군에 참여한 AK가 보낸 군인들로 인해 몇 차례 위기에 처하지만 B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다. 하지만 BA를 구하려다 치명상을 입게 되고 M을 찾아가라는 유언을 남긴 채 죽는다. AB의 유언에 따라 M을 찾아간다.

 

3. 물체 X를 지키던 기사단의 스승이었던 MA를 훈련시켜 K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강하게 만들고, 물체 X의 회생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수련을 마친 AK와 마지막 싸움에서 승리하고 물체 X의 회생 능력을 이용하여 여러 행성과 자기의 고향 행성의 재건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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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가 저항군에 참여한 A를 도운 것에서 B를 영웅의 조력자와 같은 존재로 볼 수 있겠군.

A의 친구들이 죽게 된 것은 A가 자신의 소명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따른 희생으로 볼 수 있겠군.

K가 보낸 군인들로 인해 발생한 위기를 A가 극복한 것은 미성숙한 자아에서 벗어나 성숙한 자아로 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AK의 마지막 싸움은 A가 자신이 살았던 행성을 새로운 질서의 세계로 변화시키기 위한 귀환 관문의 통과 과정으로 볼 수 있겠군.

AM과의 수련으로 능력이 강해지고, X의 사용법도 배웠다는 점에서 AM에게 수련을 받는 과정은 영웅이 성숙한 자아가 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겠군.

 

6. 와 문맥상 의미가 가장 가까운 것은?

그는 기부금을 거두는 일에 보람을 느꼈다.

그는 전쟁 중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거두었다.

가을이 오면 농부들은 곡식을 거두느라 분주하다.

시험이 끝나자 감독 선생님들은 거둔 답안지를 확인했다.

새로 개발된 독감 백신이 독감 예방에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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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2. 3. 4. 5. 6.

 

 

1. 해제

 이 글은 캠벨이 주장한 원질 신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화학자인 캠벨은 집단 무의식에 대한 융의 관점을 도입하여 집단 무의식이 신화의 보편 구조로 승화되었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세계 여러 나라의 신화 연구를 통해 동질적이고 보편적인 기본 구조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원질 신화라고 하였다. 원질 신화는 통과 의례의 진행 단계인 분리-입문-회귀와 동일한 구조로 출발-입문-귀환의 순차적인 흐름을 보인다. 입문 단계에서 영웅은 낯선 세례로 들어가게 되며, 여러 가지 시련을 겪은 후에 여신과 결혼하는 과정을 치른다. 마지막 귀환 단계에서 영웅은 귀환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귀환을 방해하는 세력에 맞서 승리하거나 그 세력으로부터 탈출하여 자신의 출발지였던 세계를 새로운 질서의 세계로 만든다. 원질 신화의 이러한 서사 구조는 할리우드를 비롯한 문화 콘텐츠계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2. 주제 캠벨의 원질 신화에 나타난 서사 구조와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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